LG의 멀티 플레이어 김용의가 올 겨울 FA 시장의 2호 계약 선수가 됐다.

LG 트윈스 구단은 3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올 시즌이 끝난 후 FA 자격을 얻어 권리를 행사한 유틸리티 플레이어 김용의와 계약기간 1년 총액 2억 원(계약금 1억+연봉 1억)에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2017 시즌을 앞두고 LG와 4년 계약을 한 '캡틴' 김현수가 권리보류를 선택한 가운데 LG는 김용의와 계약을 마침으로써 팀 내 FA 선수가 좌완투수 차우찬 한 명만 남게 됐다.

김용의는 루키시즌이었던 2008년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이적해 통산 878경기에서 타율 .262 9홈런163타점 303득점 100도루를 기록했다. 작년에는 대주자 및 내외야 대수비 요원으로 활약하며 101경기에서 타율 .271 1홈런 12타점 28득점 7도루를 기록했다. 계약을 마친 김용의는 "FA 자격 자체가 나에게는 큰 의미였고, 내년 시즌 팀이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도록 나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루키 때 LG 이적 후 9년 만에 주전으로 활약
 
 LG 트윈스 김용의(왼쪽)와 차명석 단장.

LG 트윈스 김용의(왼쪽)와 차명석 단장. ⓒ LG트윈스

 
선린인터넷고 시절 윤희상과 함께 팀을 이끌었던 김용의는 2차1라운드(전체 3순위)의 높은 순번으로 프로에 지명된 윤희상과 달리 프로 지명을 받지 못하고 고려대로 진학했다. 대학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김용의는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4라운드(전체29순위)로 두산 베어스에 지명돼 프로에 입성했지만 두산에서 김용의에게 기회는 쉽게 주어지지 않았다. 결국 김용의는 2008년 두산과 LG의 2:2 트레이드를 통해 LG로 팀을 옮겼다.

트레이드 되자마자 1군에서 18경기에 출전했던 김용의는 2009년 1군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김용의는 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찰 야구단에 입대신청을 했지만 미천한 1군 경력 때문에 경찰 야구단에 선발되지 못했고 육군 의장대에서 현역으로 군복무를 마쳤다. 김용의는 2012년 팀에 복귀해 포수를 제외한 전 포지션을 돌아다니며 83경기에 출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LG팬들이 11년 만에 유광점퍼를 꺼내 입은 2013년, 김용의는 109경기에서 타율 .276 5홈런 34타점 21도루로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특히 팀 내에서 1루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하며 주전 도약의 꿈을 이루는 듯 했다. 하지만 2014년 3루수 정성훈(KIA 타이거즈 2군 타격코치)이 1루수로 변신하며 김용의의 입지는 다시 줄어 들었고 2015년까지 내·외야의 빈 곳을 메우는 조연 역할에 만족해야 했다. 

그저 빠른 발이 강점이던 유틸리티 플레이어에 불과했던 김용의가 주전으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시즌은 2016년이었다. 시즌 개막 당시 주전 중견수이자 톱타자로 낙점 받았던 임훈(LG 타격보조코치)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양상문 감독은 백업이던 김용의에게 기회를 줬다. 그리고 프로 입단 후 한 번도 주전 선수로서 마음껏 뛰어보지 못했던 김용의는 데뷔 9년 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6년 105경기에 출전한 김용의는 타율 .318 98안타1홈런 20타점 62득점 19도루를 기록하며 LG의 중견수 겸 1번타자로 맹활약했다. 특히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7월과 8월에 46경기에서 .362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LG가 가을야구에 진출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김용의는 포스트시즌에서도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포함해 준플레이오프에서도 타율 .313를 기록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고참 선수를 향한 구단의 배려, 김용의도 응답할까

2016년의 대활약으로 김용의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억대 연봉을 돌파했지만 2017년 이형종, 안익훈 등 늘어난 경쟁자들 속에 LG 외야의 주전 경쟁은 더욱 심해졌다. 내야수 출신으로 전문 외야수들에 비해 중견수 수비가 익숙하지 않았던 김용의는 언제나 경기 후반 안익훈과 교체되기 일쑤였고 시즌 중반부터는 이형종에게 주전 자리를 내줬다. 결국 김용의는 2017 시즌 단 60경기 출전에 그치며 1년 만에 다시 백업으로 밀려났다.

2018년 LG에 새로 부임한 류중일 감독은 김용의를 백업 1루수로 활용했고 김용의는 1루수로 89경기에 출전해 435.1이닝을 소화하며 수비에서 제 역할을 해냈다. 하지만 공격에서는 타율 .233 13타점 28득점으로 부진했다. 김용의는 작년 시즌에도 외국인 타자가 바뀌는 와중에 1루수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96경기에 출전했지만 타율은 .218로 더욱 하락했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용의의 나이를 고려하면 이제 반등은 힘들어 보였다.

하지만 김용의는 FA를 앞둔 올해 1루수와 3루수, 중견수, 우익수를 오가며 101경기에서 타율 .271 1홈런 12타점 28득점 7도루를 기록했다. 타석에 설 기회는 점점 줄어들고 신민재라는 젊은 대주자 요원이 등장하면서 대주자로서도 순번이 밀렸지만 김용의는 언제나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했다. 시즌이 개막부터 종료까지 한 번도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는 사실이 김용의를 향한 LG 코칭스태프의 강한 신뢰를 증명한다.

사실 김용의는 김현수와 채은성, 이형종, 이천웅에 홍창기까지 버틴 LG 외야에서는 전혀 설 자리가 없다. 내야에서도 그나마 1루 백업이 김용의가 노릴 수 있는 유일한 자리다. 하지만 실제로 LG의 1루는 재계약이 유력한 카를로스 라모스를 비롯해 우타거포 양석환, 신예 김호은, 그리고 경우에 따라 김현수까지 들어올 수 있는 포지션이다. 김용의는 내년에도 신민재의 뒤를 잇는 두 번째 대주자 역할을 맡을 확률이 높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LG구단은 김용의에게 총액 2억 원이 보장되는 FA 계약을 안겨줬다. 슈퍼스타들의 대형계약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코로나 19의 여파로 이름 있는 선수들도 하나둘 방출의 칼날을 피하지 못하는 이번 겨울, 2억 원은 결코 적은 금액이라고 할 수 없다. 그만큼 LG구단이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하고 팀에 애정을 보인 고참선수를 배려해 준 것이다. 이제 김용의가 내년 시즌 활약을 통해 자신에게 좋은 대우를 해준 구단에 보답할 차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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