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트 경연의 범람 속에서 새로운 길을 모색하는 경연 프로그램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의 뚝심이 돋보인다. 장르도 한정짓지 않고, 참가에 별다른 제약도 없다. 그저 '무명'이라면 누구라도 환영이다. 재야의 실력자, 잊힌 비운의 가수, 노래(OST)가 삼킨 가수 등 누구보다 기회가 절실했던 이들에게 다시 대중 앞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게 <싱어게인>의 목적이다.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한장면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한장면 ⓒ JTBC

 
통기타 하나를 매고 자신만의 색으로 한영애의 '누구없소'를 부른 63호 가수(이무진)는 스타 탄생을 예고했다. '김창완과 꾸러기들'로 활동했던 최고령 무명 45호 가수(윤설하)는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열창해 먹먹한 감동을 안겼다. 김광석의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를 담담하게 부른 10호 가수와 임재범의 '그대는 어디에'을 부른 29호 가수는 '펌 라인'을 구축하며 화제를 모았다.  

그밖에도 전주만 들어도 알 수 있는 노래를 불렀던 가수들의 등장도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Loveholic'을 부른 2호 가수(지선), '너에게 난, 나에겐 넌'을 부른 24호 가수(자전거 탄 풍경), 드라마 <최고의 사랑>의 주제곡 '두근두근'을 부른 42호 가수(써니힐 주비), <SKY 캐슬>이 주제곡 'We All Lie'를 부른 55호 가수(하진) 등은 자신을 삼켰던 노래 앞으로 나와 감동을 선물했다. 

<싱어게인>은 구색이 갖 갖춰진 경연 프로그램이다. 기존의 익숙했던 경연 방식에 <슈가맨>의 성격을 더해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무대 위에 오른 '00호 가수'가 누구인지 추리하면서 몰입할 수 있게 한 설정은 탁월했고, 심사위원을 '시니어(김이나, 김종진, 이선희, 유희열)'와 '주니어(규현, 송민호, 선미, 이해리)'로 나눠 레트로 감성을 다른 관점에서 해석할 수 있도록 한 것도 흥미로웠다.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다른 경연 프로그램과 달리 실력이 검증된 가수들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피로감을 덜었고,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막강한 심사위원진을 구성함으로써 신뢰도를 높인 것도 가점 포인트이다. 여기에 매 회마다 감탄을 연발케 하는 무대가 속출하니 시청자들이 빠져들지 않을 도리가 있겠는가. 역시나 첫회 3.165%(닐슨코리아 기준)였던 시청률은 3회 7.131%로 껑충 뛰었다. 

"요즘에 느끼는 게 있어. (...) 잘하고 못하고 보다도 얼마만큼 오리지널리티가 있느냐를 제일 중요하게 느끼는구나. 지금 배우고 있어." (유희열)

<싱어게인> 8인의 심사위원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한 장면.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한 장면. ⓒ JTBC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한 장면.

JTBC <싱어게인-무명가수전> 한 장면. ⓒ JTBC

 
한편, <싱어게인>에도 경연 프로그램에 꼭 따라다니는 문제점이 노출됐다. 바로 심사위원에 대한 불만이다. 그동안 숱한 경연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들의 평가와 대중의 평가가 어긋날 때마다 반복됐던 문제이다. 물론 일정 부분 불가피한 일이라고 생각되지만, 어떤 경우에는 제작진이 오히려 논란을 자초했다는 인상을 줄 때가 있다. <싱어게인>의 경우가 바로 그러하다. 

<싱어게인>에는 모두 8명의 심사위원이 있다. 작사가, 프로듀서, 래퍼, 보컬 등 다양한 구성을 위한 선택이었을까.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조금 많다고 느껴진다. 여타의 경연 프로그램과 비교해도 그렇다. 심사위원이 8명이나 되다보니 그들의 평가를 모두 담아내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저 심사위원이 왜 합격(어게인)을 줬는지, 왜 불합격을 줬는지 알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다. 

시니어 그룹과 주니어 그룹을 구분했지만, 그 기준이 무엇인지 정확히 파악하기도 힘들다. 물론 79년생인 김이나와 85년생인 이해리 사이에 선을 그은 것이겠지만, 단지 나이를 기준으로 구분짓는 게 어떤 실익이 있는지 의문이다. 실제 심사에서도 그 차이가 명확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굳이 유희열이 그 부분을 언급해 도드라지긴 했지만, 정작 주니어들은 고개만 끄덕일 뿐 별다른 코멘트가 없었다.

또, 발언권이 일부 심사위원에게 집중되는 점도 아쉽다. 가령, 선미나 이해리의 경우에는 분량이 현격히 적다. 애시당초 발언이 적은 것인지 편집이 된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나마 있는 평가도 전문적인 내용이라기보다 인상평에 그쳤다. 사실 경연 프로그램에서 무대를 감상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심사위원들의 평가를 듣는 맛도 쏠쏠하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싱어게인>은 조금 아쉽다.

판정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도 시청자들을 혼란스럽게 한다. 가령,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너무 완벽해서) 참가 이유를 파악하기 힘들어서 불합격을 줬다는 이유들은 지나치게 주관적이다. 단 한 번의 기회를 잡기 위해 몇 달 동안 죽어라 연습했을 참가자들과 그 무대를 진심을 다해 지켜본 시청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심사위원들이 좀더 신중하게 판단해주길 바란다.

심사위원마다 갖고 있는 저마다의 기준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만들고, 합격과 불합격의 명확한 이유들을 균형감 있게 다루는 건 결국 제작진의 역할이다. 부디 <싱어게인>에 출연한 무명 가수들이 그려내고 있는 이 진한 감동이 파괴되지 않도록 세밀하게 접근해 주면 좋겠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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