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단 첫 외국인 감독을 영입한 한화가 외국인 투수 구성을 일찌감치 마쳤다.

한화 이글스 구단은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2021시즌을 함께 할 외국인 투수로 우완 닉 킹엄, 좌완 라이언 카펜터와 각각 총액 55만 달러(계약금 10만+연봉25만+옵션20만)와 총액 50만 달러(계약금10만+연봉30만+옵션10만)에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한화는 외국인 투수 2명과 합계 105만 달러라는 합리적인(?) 금액에 계약을 마치는데 성공했다.

빅리그 43경기에 출전해 통산 9승을 올렸던 킹엄은 올해 SK 와이번스와 계약해 2경기에 등판했지만 2패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한 채 팔꿈치 통증으로 조기 퇴출됐던 선수다. 빅리그 15경기 출전 경험이 있는 카펜터는 올해 대만 프로야구의 라쿠텐 몽키스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3.96을 기록한 바 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외국인 투수의 몸값을 절반 이상으로 줄인 한화의 외국인 투수들은 과연 내년 시즌 어떤 활약을 하게 될까.

실패로 막을 내린 서폴드-벨 외국인 원투펀치 재신임

2018년 11년 만에 가을야구에 진출했던 한화는 작년 시즌 9위로 떨어지며 1년 만에 다시 하위권으로 추락했다. 하지만 우울했던 한화에게 유일한 위안이 있었으니 바로 외국인 원투펀치의 맹활약이었다. 호주 출신의 우완 워윅 서폴드와 미국 출신의 좌완 채드 벨로 구성된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작년 시즌 각각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과 함께 23승을 합작하며 제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흔히 하위권으로 떨어진 팀들은 팀의 핵심 전력인 외국인 선수를 교체하면서 분위기 쇄신을 노리곤 한다. 하지만 3점대 중반의 평균자책점과 두 자리 승수, 그리고 170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외국인 투수 2명을 한꺼번에 새로 영입한다는 것은 한화는 물론이고 어느 팀에게나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결국 한화는 작년 팀의 한 줄기 희망이었던 두 외국인 선수 서폴드와 벨을 다시 한 번 믿어 보기로 했다.

한화는 옵션을 합쳐 총액 85만 달러에 영입했던 벨에게 옵션을 포함해 110만 달러를 안겨줬다. 192.1이닝을 책임졌던 에이스 서폴드에게도 30만 달러가 인상된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KBO리그에서 2년째를 맞는 투수들이 한국 타자들의 스타일과 주심의 성향을 파악하면서 더 좋은 성적을 내는 경우가 적지 않았던 만큼 서폴드와 벨 역시 한국야구 2년 차를 맞아 더욱 좋은 투구를 해줄 거라고 기대한 것이다.

하지만 총액을 기준으로 240만 달러를 투자하며 재신임을 보낸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는 결과적으로 구단과 팬들에게 실망만 안겨줬다.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로 활약해 주리라 기대했던 서폴드는 시즌 내내 심한 기복을 보인 끝에 10승13패4.9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작년과 비교해 평균자책점과 피안타, 피홈런, 실점은 높아지고 다승, 이닝, 탈삼진은 떨어진 부진한 활약이었다.

그래도 꾸역꾸역 두 자리 승수를 채운 서폴드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었다. 개막 직전 팔꿈치 염좌로 시즌을 늦게 시작한 벨은 8월 21일에야 시즌 첫 승을 챙길 정도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화는 벨에게 꾸준히 기회를 주면서 작년의 위력을 되찾기를 기다렸지만 벨은 끝내 2승 8패 5.96의 성적을 기록한 채 9월 중순 어깨 통증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다. 외국인 원투펀치의 부진 속에 한화도 6년 만에 다시 최하위로 떨어졌다.

부상전력 킹엄과 실적 부족한 카펜터의 2021 시즌은?

서폴드와 벨에게 240만 달러를 투자한 한화의 선택은 결국 실패로 돌아갔다. 한화는 서폴드, 벨과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새 외국인 투수를 구하기로 했다. 그리고 그 고민의 결과가 바로 SK에서 조기 퇴출됐던 킹엄, 그리고 대만 프로야구 출신의 카펜터였다. 두 선수를 영입하는데 투자한 금액은 총 105만 달러. 서폴드-벨의 원투펀치(240만 달러)에 비하면 135만 달러나 적은 금액으로 구축한 새 원투펀치다.

킹엄은 올해 SK와 90만 달러에 계약했던 투수로 SK에서도 개막전에 선발로 내세울 만큼 기대가 컸던 선수다(올해 SK의 개막전 상대가 다름 아닌 한화였는데 당시 킹엄과 맞대결을 펼친 한화의 선발투수가 바로 서폴드였다). 하지만 킹엄은 2경기에서 10.2이닝11실점으로 난타를 당한 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하며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으면서 SK를 떠났다.

물론 킹엄이 팔꿈치 부상을 완전히 떨쳐 버렸다면 내년 시즌 한화에서 좋은 성적을 올릴 수도 있다. 하지만 킹엄은 마이너리그 시절부터 팔꿈치 인대접합수술과 왼쪽 복사근 부상 등으로 고전한 바 있다. 잦은 부상으로 상품 가치가 떨어진 선수를 총액 55만 달러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영입한 것은 한화 입장에서도 모험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카를로스 수베로 신임 감독을 위한 첫 번째 선물로 킹엄은 다소 초라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현재 대만 프로야구에는 라이언 피어밴드와 브록 다익손(이상 퉁이 라이온스), 헨리 소사(푸방 가디언즈), 에스밀 로저스(중신 브라더스), 리살베르토 보니야(라쿠텐) 등 KBO리그 출신 외국인 선수들이 대거 활약하고 있다. 반면에 대만 프로야구 출신으로 KBO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는 2007년 SK에서 17승을 올렸던 케니 레이번이 유일하다. 대만 프로야구 출신 카펜터 영입이 한국 야구팬들에게 미덥지 못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카펜터는 빅리그 경력도 15경기(2승8패8.57)에 불과하고 그렇다고 강속구를 던지는 투수도 아니며 KBO리그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지는 대만 프로야구에서 돋보이는 성적을 올리지도 못했다. 결과적으로 킹엄과 카펜터 모두 리스크가 크거나 내세울 만한 실적이 많지 않은 투수로 시장가치가 떨어진 투수들인 셈이다. 야구팬들을 조금은 갸우뚱하게 만든 한화의 외국인 원투펀치 영입이 내년 시즌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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