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찐경규' 이경규와 '자이언트 펭 TV' 펭수가 서로의 프로그램을 맞바꿔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찐경규' 이경규와 '자이언트 펭 TV' 펭수가 서로의 프로그램을 맞바꿔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 카카오TV, EBS

 
200만 구독자를 자랑하는 <자이언트 펭 TV> 펭수와 카카오TV의 모바일 예능 <찐경규> 이경규가 깜짝 컬래버레이션 방송을 성사시켰다. 유튜브 공간에서 만큼은 남부럽잖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펭수, 모바일 신인으로 고군분투 중인 '백전노장' 이경규가 상대방 프로그램에 등장해 시청자들에게 예측불허 웃음을 선사한 것이다.

지난 25일 카카오 TV와 27일 유튜브를 통해 각각 공개된 이들의 이야기는 제작진의 눈높이와 특징에 맞춰 각기 다른 영상물로 탈바꿈했다.

​<자이언트 펭TV>와 <찐경규> 담당 PD는 각자의 프로그램 시작과 동시에 극비 회동에 나섰다. EBS 송준섭 PD는 "펭수의 기가 너무 쎄다보니 제작진이 감당 못한다. 이경규 선배라면 펭수를 잡아줄 수 있지 않겠는가"라고 하소연하며 카카오TV 권해봄 PD(일명 '모트 PD')에게 도움을 요청한다.

이에 그간 <찐경규>를 제작하면서 이경규에게 숱한 고난(?)을 겪었던 모트PD는 '웹예능 톱스타'와 'TV 예능 대부'를 맞교환하는 데 동의하고 급기야는 합의서까지 작성하기에 이른다.

펭수와 이경규는 왜 자리를 맞바꿨나?​
 
 '찐경규' 이경규와 '자이언트 펭 TV' 펭수가 서로의 프로그램을 맞바꿔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찐경규' 이경규와 '자이언트 펭 TV' 펭수가 서로의 프로그램을 맞바꿔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 카카오TV, EBS

 
이러한 방송사 제작진들의 음모(?)에도 아랑곳없이 펭수는 평소와 다름없이 신나게 카카오 사옥으로 출근하며 특유의 흥을 뽐내기 시작했다. 카카오의 대표 캐릭터 라이언 옆자리에 본인의 동상을 세우라는 요구를 하는가 하면 <내 꿈은 라이언> 출연자인 한화 이글스 마스코트 위니를 만나 쉴 새 없는 수다와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직접 토크쇼 MC가 되어 이경규를 인터뷰하는 등 펭수는 카카오TV에서도 특유의 뻔뻔함을 내세워 맹활약을 펼쳤다. 

반면 일산 EBS 사옥으로 건너간 이경규는 연륜에 걸맞게 김명중 EBS 사장을 직접 만나 신규 프로그램에 대한 야심을 드러냈다. 펭수 전용 연습실에 들어가서 부장님 분위기로 나훈아의 '테스형'을 부르는가 하면 "이 나이에 개인기 하면 욕 먹어"라면서도 특유의 눈알 굴리기 부터 강아지 흉내내기 등 '언행 불일치(?)'식 행동으로 웃음을 유발했다.

이후 15세 방송 기준에 도저히 자신을 맞출 수 없었던 10살 펭수의 방송 중단 선언으로 카카오TV에서의 짧은 인연은 그대로 끝이 났고, 다시 일산 스튜디오로 돌아와 연습생이 되어 이경규로부터 각종 조언을 듣는 내용으로 <자이언트 펭 TV> 버전 합동 방송은 마무리 되었다.  

​방송국 간의 경계를 넘는 컬래버 진행은 앞서 MBC <놀면 뭐하니?>를 통해서도 가능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트로트 가수 유산슬로 변신한 유재석이 캐릭터를 그대로 가져가 KBS <아침마당>에 출연했고 이때의  다양한 화면은 MBC 제작진들에 의해 색다른 영상물로 탈바꿈했다.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선 코미디TV <맛있는 녀석들>과 손잡고 동일한 촬영분이 양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방식대로 방송되기도 했다. <자이언트 펭TV>와 <찐경규>는 후자에 해당되는 방식으로 합동 방송을 끌어갔다. 

같은 공간, 다른 관점의 방송 편집... 환영할 만한 시도
 
 지난 25일 공개된 카카오 TV '찐경규의 한 장면'

지난 25일 공개된 카카오 TV '찐경규의 한 장면' ⓒ 카카오TV

 
​비록 "BTS 출연시켜달라. 나를 주인공으로 한 영화를 제작하자"는 펭수의 무리한 요구 속에 그들의 합작 방송은 하루 만에 막을 내렸지만 각기 다른 영역에서 제작되는 두 프로그램의 결합은 제법 큰 여운을 남겼다. 특히 유튜브와 신규 OTT 프로가 손을 잡은 뒤 각자의 특징에 맞춰 상대방 주인공을 쥐락펴락 하는 모습은 양쪽 시청자들에게 재미뿐만 아니라 신선함도 동시에 선사했다.

​그런데 여기서 흥미로운 점이 목격된다. <자이언트 펭 TV>가 12분짜리 단편 에피소드로 정리한 것과 다르게 <찐경규>는 25분짜리 방송 2주분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각자 프로그램 특성에 맞춰 편집에 차별성을 띤 것이다. 이경규의 EBS 사장님 면담과 펭수의 토크쇼 장면이 카카오에선 등장하지 않는다. 반면 이경규의 <보니하니> 출연, 펭수의 이글스 마스코트 깜짝 만남 등은 반대로 유튜브에선 볼 수 없다. 

​교육방송(EBS) 기준과 유튜브 화법을 동시에 맞춰주는 <자이언트 펭 TV>, 기존 지상파 TV 제작진의 손을 거친 <찐경규>라는 특징은 자막 활용, 편집 등에서도 고스란히 차이를 드러낸다.  이는 욕설, 비속어 사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10살 연습생 펭수는 회식, 음주 등을 자주 언급하거나 연신 불같은 성격을 드러내던 이경규와는 전혀 다른 출연자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다.

이렇다보니 <찐경규>에는 기존 방송과 비교해 독한 맛이 상대적으로 걸러진 내용물이 담겼다. 반대로 <자이언트 펭 TV> 역시 교육방송의 눈높이에 맞춰야 하는 상황이 전개되면서 이경규를 당황하게 만든다.

​물론 아쉬움도 뒤따랐다. 12세와 15세로 나눠진 방영 연령 등급 및 10살 vs. 60살 주인공이 지닌 180도 판이한 성격은 단시간에 상대방 프로그램과 섞이는 데 방해 요소로 작용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이언트 펭 TV>와 <찐경규>의 합작은 기존 지상파 및 케이블TV에선 여전히 꺼려하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길을 모은다. 상호간의 벽을 큰 어려움 없이 허물면서 기발한 상상력을 동원하는 건 재미를 원하는 시청자들이 바라는 일이기 때문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바쁘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제작진들의 고민 속에 탄생된 '방송 컬래버'는 양질의 프로그램 만들기라는 측면에서도 환영할 만하다. 
 
 지난 27일 공개된 EBS '자이언트 펭 TV'의 한 장면

지난 27일 공개된 EBS '자이언트 펭 TV'의 한 장면 ⓒ EBS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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