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의 모습.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의 모습. ⓒ 박장식


 
마지막 승부는 뜨거웠다. 현직 국가대표와 라이징 스타의 싸움이었던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이 27일 열렸다. 결승전에서 맞붙은 선수들은 현 국가대표인 경북체육회A 장혜지-성유진 조와 코리아컬링리그에서 라이징스타로 떠오른 경북체육회B 송유진-전재익 조.

B조에게 예선에서 패배했던 것을 제외하면 비교적 수월하게 결승 자리에 안착했던 A팀과 달리 B팀은 여러 고난 끝에 결승에 올랐다. 고등부 선수들에게 일격을 당하는가 하면, 승점이 같은 상황에서 드로우 샷 챌린지에 밀려 3위로 내려가 고등부와 두 게임을 치르고 올라와야만 했다. 

그런 상황에서 경기가 열렸다. 선수들은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 특히 B팀은 초반의 열세를 딛고 국가대표 자리를 가져오려 애썼다. 하지만 후반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던 장혜지-성유진 듀오가 결국 국가대표 자리를 사수하게 되었다. 경기 현장의 모습을 담았다.

현 국가대표, 전반전 우세 챙겨... 국대 사수까지 이끌었다
 
 경북체육회A 장혜지, 성유진 선수가 27일 열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스톤을 밀어넣고 있다.

경북체육회A 장혜지, 성유진 선수가 27일 열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스톤을 밀어넣고 있다. ⓒ 박장식

 
1엔드부터 장혜지 - 성유진 조의 우세로 경기가 시작되었다. 1엔드부터 후공을 가져간 장혜지 - 성유진 조는 하우스 안쪽에 석 개의 스톤을 밀어넣으며 초반부터 빅 엔드를 가져갔다. 여세를 몰아 선수들은 2엔드에서 한 점의 스틸까지 가져간 데 이어, 3엔드에서도 한 점의 추가점을 가져가 상대를 5-0으로 몰았다.

4엔드 송유진 - 전재익 조의 선택은 파워플레이(믹스더블에서 미리 설치된 가드 및 센터 스톤을 옮기는 것)였다. 파워플레이를 신청한 선수들은 마지막 두 개의 스톤 투구를 앞두고 타임아웃을 하는 장고까지 가져갔다. 결국 B팀은 티라인 가까이에 스톤 두 개를 배치하는 데 성공하며 5-2까지 따라갔다.

5엔드에서는 성유진 선수의 허슬 플레이가 나왔다. 성유진 선수가 쳐낸 상대의 가드스톤이 하우스 안에 1번 스톤으로 있던 B팀의 스톤을 쳐내고, 가드스톤 역시 하우스 밖으로 나가게 만든 것. 하지만 A팀은 라스트 스톤 샷에서 범실이 나와 도리어 1점 스틸을 내주고 말았다. 샷의 웨이트가 약해 하우스 안에 들어오지 못했다. 

6엔드에는 경북체육회A가 한 점을 챙기며 지난 엔드 한 점의 스틸을 만회했다. 하지만 7엔드에는 송유진 - 전재익 조도 한 점을 따라가며 두 점 차이를 지켜냈다. 마지막 8엔드에는 A팀이 후공을 가져가 불리했지만, 믹스더블의 특성 상 언제 스틸을 따낼 지 모르기 때문.
 
  27일 열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경북체육회B 전재익 - 송유진 선수가 스톤을 호그라인 너머로 밀어넣고 있다.

27일 열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경북체육회B 전재익 - 송유진 선수가 스톤을 호그라인 너머로 밀어넣고 있다. ⓒ 박장식

 
그러자 장혜지 - 성유진 조가 마지막 선택을 했다. 바로 파워플레이였다. 경북A는 파워플레이로 B팀의 혹여나 있을 두 점, 아니면 그 이상의 스틸을 막으려 시도했다. 하지만 B팀이 막판에 스톤 두 개를 하우스에 1번, 2번으로 자리잡으며 자칫 실수라도 한다면 연장전까지 넘어갈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그 때 성유진 선수가 라스트 스톤을 던졌다. 스톤은 강한 웨이트로 하우스 안에 들어가 한 개의 스톤을 쳐냈다. 한 점을 내줬지만 승리를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경북체육회A 장혜지 - 성유진 팀 선수들은 팀 내외에서 어려운 상황에서도 국가대표를 2년 연속 사수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우리가 따온 세계선수권... 올림픽 티켓으로 바꿔야죠"

평창 동계올림픽 때를 포함해 벌써 다섯 번째 태극마크를 단 장혜지 선수는 "긴장하지 않으려고 많이 노력했다. 매 엔드마다 첫 엔드라는 마음으로 임했는데, 우리가 먼저 감을 잡아 이길 수 있었다"며 소감을 말했다. 장혜지 선수는 "토요일에 안재성 코치님 결혼식이 있어서, 가서 축하 드린 다음에 집에서 당분간 쉬려고 한다"고 계획도 말했다.

성유진 선수도 "태극마크 지켰다는 것이 기분 좋은데, 과정이 힘들었다. 대회도 밀리다보니 진이 빠졌다"면서, "당분간은 아무 생각 없이 쉬려고 한다. 휴식 이후에는 우리가 따온 세계선수권 티켓을 올림픽 티켓으로 바꾸어오려고 한다"고 전했다.

성유진 선수는 경북A팀과 B팀을 모두 지도한 안재성 코치에 대해서도 "많이 고생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두 팀을 모두 케어하는 것이 힘들고 애매한 부분이 많은데, 잘 돌봐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성유진 선수는 "재개될 코리아 컬링 리그에서도 B팀 선수들과 정정당당하게 잘 붙어보겠다"며 웃었다.
 
  27일 열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패배한 B팀 송유진 선수가 승리한 A팀 장혜지 선수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27일 열린 2020 KB금융 한국컬링선수권대회의 믹스더블 결승전에서 패배한 B팀 송유진 선수가 승리한 A팀 장혜지 선수에게 악수를 청하고 있다. ⓒ 박장식

 
하지만 부담도 있다. 어려운 상황에서 올림픽 출전권을 사수해야 한다는 것. 장혜지 선수는 "코로나19 때문에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부담이 된다"면서도, "상황 연습 등을 하면서 컨디션을 챙기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대회에 포커스를 맞췄다. 세계선수권에 맞추어 훈련을 이어 가겠다"고 세계선수권 결심을 밝혔다.

아쉬움이 남을 송유진 선수와 전재익 선수에게 대회 소감을 물었다. 송유진 선수는 "초반에 점수차가 벌어지니 어려운 점이 많았다. 초반에 선배들도 너무 잘했고, 우리도 헛점이 많았다"며, "A팀이 우리보다 훨씬 대표에 어울렸던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송유진 선수는 "연습 잘 해서, 다음에 붙었을 때 이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재익 선수는 "잡음이 이것저것 많다보니 준비 기간동안 신경쓸 것이 많았다. 우리에게 있었던 잡음이 아름답게 마무리되어서, 불안 없이 운동에만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작은 소망을 전했다.

국가대표에 선발된 장혜지, 성유진 선수는 2019-2020 시즌 이후 두 번째 국가대표 자리를 가져가게 되었다. 선수들은 내년 4월부터 5월까지 열릴 믹스더블 세계선수권에 출전해 올림픽 티켓을 가져와야만 한다. 많지 않은 국가에게 허락된 자리이기에, 두 선수가 중압감을 이겨내 베이징 올림픽 티켓을 가져올 수 있을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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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교통 기사를 쓰는 '자칭 교통 칼럼니스트', 그러면서 스포츠 기사도 쓰고, 내가 쓰고 싶은 이야기도 쓰는 사람. 그리고 '라디오 고정 게스트'로 나서고 싶은 시민기자. - 부동산 개발을 위해 글 쓰는 사람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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