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는 개막작 <기적> 민병훈 감독(우측에서 세번째)과 배우들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인사하고 있는 개막작 <기적> 민병훈 감독(우측에서 세번째)과 배우들 ⓒ 서울독립영화제

 
"문재인 대통령께 부탁드린다. 세월호는 조사 아닌 수사가 필요하다."
 
2020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개막작 <기적>의 민병훈 감독의 첫마디는 세월호 수사 촉구였다. 개막작 소개를 위해 단상에 오른 민병훈 감독은 "세월호 공소시효 6개월 남았다"며 정부를 향해 "자신의 책임을 다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하면서 수사를 촉구했다.
 
또한 검찰을 향해서도 "지금 압수수색을 해야 한다. 이 수사를 통해 정의가 무엇인지 세워지길 바란다"고 세월호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를 주문했다.
 
세월호는 조사가 아닌 수사 필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전국이 위축된 가운데 '2020 서울독립영화제'가 26일 저녁 CGV 압구정에서 개막했다.

한 해의 영화제를 총정리하는 의미를 지닌 서울독립영화제도 코로나19 위협을 피할 수는 없었다. 지난 4일 개막 기자회견 때까지만 해도 다소 여유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거라 기대했지만 개막 직전 급속히 확산되기 시작한 코로나19는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상향되면서 개막식엔 최소한의 인원만 참석했고, 대신 온라인으로 실시간 중계했다.
 
인사말을 위해 단상에 오른 김동현 서울독립영화제 집행위원장은 갑작스럽게 닥친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감정이 복잡해진 듯 마이크 앞에서 잠시 울먹이며 고개를 돌리기도 했다. 이내 마음을 추스린 김 집행위원장은 "2단계까지는 예상했는데, 그 이상은 생각하지 않았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어 "올해 성공적으로 영화제를 마무리한 다른 영화제 선례에 폐를 끼치지 않도록 가능한 가장 안전하고 신속하게 대응하겠다"는 말로 거리두기 2단계 속 영화제 개최에 대한 불안을 상쇄했다. 또한, 단계별 대응을 통해 방역에 만전을 기할 것을 약속했다.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기적> 민병훈 감독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작 <기적> 민병훈 감독 ⓒ 서울독립영화제

 
개막식에서 서울독립영화제의 특성을 잘 살린 것은 민병훈 감독이었다. 개막작 감독으로서 세월호 수사를 촉구한 소신 발언은, 지난 23일 발표된 세월호 수사 촉구 영화인 선언의 연장선이었다.
 
민병훈 감독은 평소에도 대기업의 독과점과 각종 정치 사회적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발언하고 행동하는 감독 중 하나다. 박근혜 정권이 정치적 탄압을 가했던 지난 2017년 부산영화제 때는 레드카펫에서 부산영화제의 독립성 확보와 당시 서병수 시장을 비판하는 문구를 들고 입장해 크게 주목받기도 했다.
 
특히 이날 오후에는 청와대 앞에서 48일째 단식을 하던 세월호 생존자 김성묵씨가 실신해 병원으로 실려 갔기에, 민병훈 감독의 발언은 의미가 깊었다.
 
전태일 50주기 기리는 프로그램 준비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는 시작에 앞서 고 이강길 감독 추모 영상 상영을 통해 환경문제를 위해 강직하게 카메라를 들었던 감독의 궤적을 주변인들의 눈물 어린 메시지와 함께 기리기도 했다.
 
이강길 감독은 2007년 <살기 위하여>로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하고,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영화제 집행위원으로서 서울독립영화제와 꾸준한 인연을 맺어왔다가 지난 1월 안타깝게 타계했다.
 
개막을 선언한 한국독립영화협회 고영재 이사장은 "적은 인원수라도 독립영화를 응원해주시는 관객들과 함께 큰 사고 없이 무탈하게 안전한 영화제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기원한다"며 영화제의 안전을 기원했다.
 
영화진흥위원회 김영진 부위원장은 축사에서 "독립영화계를 지원할 수 있는 여러 방법을 생각하고 실행에 옮길 것"이라며 연대를 약속하고, "한국 영화계의 가장 강력한 희망은 독립영화"라고 서울독립영화제가 갖는 역할을 강조했다.
  
 20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배우 권해효와 17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배우 류시현에게 김동현 집행위원장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20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배우 권해효와 17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배우 류시현에게 김동현 집행위원장이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 서울독립영화제

 
20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배우 권해효와 17년째 사회를 맡고 있는 배우 류시현을 위한 깜짝 이벤트도 마련됐다. 과거 두 사람이 사회를 보던 모습이 영상으로 상영됐고, 이후 두 사람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배우 권해효는 3년 차를 맞이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배우 프로젝트 - 60초 독백 페스티벌' 프로젝트는 기획자이기도 하다. 올해 '배우 프로젝트'에는 1300여 명이 지원했고, 이 중 24명의 배우가 예심을 통과했다. 이들은 오는 30일 60초 독백 연기를 펼쳐 수상자를 가릴 예정이다. 

2020 서울독립영화제는 '어제와 다른 세계'라는 슬로건과 함께 26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12월 4일까지 9일 동안 108편을 상영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공모 편수는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여성 감독 경쟁부문 진출 비율이 67.5%를 기록한 것도 특징이다.
 
올해 국내 영화제 주요 상영작들이 망라돼 있고, 전태일 열사 50주기 기념해 1980~1990년대 영화운동 초기작을 상영하는 독립영화 아카이브전과 함께 '영화는 어떻게 전태일을 기억하였는가'를 주제로 시네토크도 개최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올해는 CGV 압구정에서만 모든 행사를 개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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