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럭키 몬스터>에서 리아 역을 맡은 배우 장진희.

영화 <럭키 몬스터>에서 리아 역을 맡은 배우 장진희. ⓒ 영화사그램

 
녹즙기 판매 사원인 남편이 무기력하게 집으로 들어오면 초점 잃은 눈으로 맞이하는 아내가 있다. 그녀의 유일한 취미는 액션 히어로 영화 감상. 그러다 어느 날 집을 나간다. 무기력한 나날을 보내던 남편은 로또 1등에 당첨되고, 아내를 찾아다니기 시작한다. 이름은 맹수지만 세상 순진하고 바보 같은 남자와 성모 마리아를 연상시키는 이름의 리아, 두 사람의 이야기다.

영화 <럭키 몬스터> 속 아내 성리아를 배우 장진희가 연기했다. 단발머리로 자르긴 했지만, 그간 영화 <극한직업>에서 신하균의 보디가드로 등장하는 등 유독 몸을 주로 써온 배우다. 일찌감치 스타 모델로 정점을 찍은 뒤 영화와 드라마 곳곳에서 활약 중인 그는 <럭키 몬스터>로 영화 첫 주연을 경험하게 됐다.

"남들은 욕할 수 있어도, 난 아니었다"

"사실 처음엔 첫 주연이다 보니 그 타이틀에 신이 나 있었는데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이게 마냥 좋아할 게 아니구나 싶었다(웃음). 뭔가 겉으로 보면 맹수(김도윤)를 이용한 것처럼 보이는데 그런 것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대사로도 나오지만 지긋지긋한 관계랄까. 리아는 맹수가 절대 자신을 떠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었고, 리아 자신 또한 맹수를 떨칠 수 없는 관계임을 잘 알고 있다." 

환청에 시달리며 망상 장애를 보이는 맹수는 영화에서 코믹하게 표현된다. 무표정한 리아는 빚 독촉하며 맹수를 괴롭히는 사채업자를 스스로 찾아가 연인관계가 된다. 상식이라 볼 수 없는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있는 단서는 두 사람 모두 보육원 출신이라는 점이다. 

"아무래도 어릴 때 정서적으로나 여러 면에서 학습하는 게 중요한데 교육이 좀 부족했던 캐릭터가 아닐까 싶었다. 리아 입장에선 어쩔 수 없는 선택일 것이다. 연기하다 보니 마음이 많이 쓰이는 지점이 생기더라. 모르는 사람들이 보면 욕할 수도 있지만 그 내면은 욕먹을 건 아니거든. 누군가가 제 겉모습만 보고 이럴 것이다 하다가도 시간이 지나 '아 잘못봤네' 이러는 경우도 있었다. 그런 점을 떠올렸지.

개인적으로 <럭키 몬스터>를 본능에 충실한 영화라고 생각한다. 등장인물 모두 갖고 싶은 걸 갖고 싶다고 하고, 난 괜찮아 네가 해 이런 류의 대사 없잖나. 저도 이 영화 찍고 로또도 사봤다. 안 되긴 했다. 복권에 운을 다 쓰기에 아깝지. 제 운은 <럭키 몬스터> 1만 관객에 쓰고 싶다(웃음)."


 
 영화 <럭키 몬스터> 관련 사진.

영화 <럭키 몬스터> 관련 사진. ⓒ KAFA

 
지금까지 맡은 역할과 달리 몸을 거의 안 썼다는 점은 좋았지만 정서적으로 리아에 몰입해 한동안 빠져나오기 어려웠다고 한다. 작년 부산국제영화제 초청 당시까지도 장진희는 심리적으로 다소 힘들었던 사실을 고백했다.

"제가 좀 리아에게 질척거렸다. 부산 가서 알았다. 아직 못 놓고 있구나. 누구나 마음에 돌덩이를 가지고 있잖나. 리아에게 너도 힘들지? 나도 사실 힘들어 이렇게 말하는 기분이었다. 제가 리아와 같은 경험을 한 적은 없지만 고통과 어떤 괴리감은 살면서 느꼈기에 리아에게 좀 의지한 부분도 있는 것 같다. 적어도 리아가 느낀 건 제가 느꼈던 삶의 무게 이상일 거라고 생각한다."

근성으로 밀고 나가는 힘
 
2002년 모델계에 데뷔했으니 햇수로 벌써 18년째 연예계 생활이다. 16세 나이에 일을 시작한 이후 나름 유명세도 탔다. 장진희는 "이젠 모델로서는 갈증이 없다"며 솔직한 생각을 말했다.  

"모델 일 할 때도 뮤직비디오나 이엔지 촬영을 많이 했다. 관계자분들이 연기를 배워보라고 하셨다. 관심은 있었는데 배우 연기와 모델 연기는 방향이 매우 다르기에 그땐 모델에 맞춰서 연습했다. 그러다 자연스럽게 넘어온 것 같다. 호기심도 있었고. 본격적으로 연기를 한 게 2017년도다. 그전까지 제 이름 앞에 모델이라는 수식어가 있었다면, 이젠 배우라는 타이틀이 너무 갖고 싶더라. 근데 원한다고 가질 순 없더라. 더 열심히 노력해야지.

매일매일 자신과 싸우고 있다. 근데 연기하는 게 너무 좋다. 매 순간 배울 게 많고 재밌다. 제가 스트레스를 스스로 많이 받는 타입인데 그래도 재밌다. 다른 누군가가 된다는 경험이 좋고 제가 표현하려 했던 캐릭터가 잘 보일 때 느끼는 성취감이 크다. 예전에 제가 신스틸러가 되고 싶다고 겁없이 얘기했더라(웃음). 그게 쉬운 게 아님을 잘 알고 있다. 그때와 지금은 신스틸러가 주는 무게감이 다르게 느껴진다." 


 
 영화 <럭키 몬스터>에서 리아 역을 맡은 배우 장진희.

영화 <럭키 몬스터>에서 리아 역을 맡은 배우 장진희. ⓒ 영화사그램

 
모델로선 갈증이 없지만 배우로서 장진희는 큰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시원한 액션 말고 또다른 장점을 소개하라는 말에 그는 주저없이 근성을 꼽았다. 맞는 말이다. <극한직업> 보디가드 역할을 소화하기 위해 3개월간 매일 7시간 훈련을 소화한 일화가 있다. 몸에 무리가 올 정도의 훈련이었다. 그만큼 잘해내고 싶은 마음이었을 것이다.

함께 살고있는 어린 딸도 엄마의 연기자 생활을 응원하고 있단다. 장진희는 "뭘 배우겠다고 마음먹으면 빨리 해내는 편"이라며 강한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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