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와 죄수' 시즌3 ①죄수와 특수부 검사의 삼각 사건 거래 보도의 한 장면

'검사와 죄수' 시즌3 ①죄수와 특수부 검사의 삼각 사건 거래 보도의 한 장면 ⓒ 뉴스타파

 
지난해 8월부터 시작한 <뉴스타파>의 '죄수와 검사' 시리즈는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을 재조명해 화제를 모으는 등 보도될 때마다 대중의 공분을 불렀다. 지난 10월부터 5회에 걸쳐 보도된 '죄수와 검사' 시즌3 또한 대중들의 눈길을 끌기 충분했다. 

'죄수와 검사' 시즌3는 ①죄수와 특수부 검사의 삼각 사건 거래, ②특수부 검사와 1조 사기범, 그리고 3억 수표, ③죄수들, 중앙지검 검사실에서 범죄를 기획하다, ④검찰, 1조 사기범 김성훈 은닉자금 수사 덮었나, ⑤죄검 비긴즈: 유착의 뿌리, 나쁜놈들의 전성시대를 통해 검사와 죄수간 사건 거래의 충격적인 실태를 살펴봤다. 

특히 지난 19일 방송된 '죄검 비긴즈: 유착의 뿌리, 나쁜놈들의 전성시대'에선 2016년 세상을 놀라게 한 '고교동창 스폰서 사건'의 김형준 전 검사의 동창 '죄수K'의 제보를 바탕으로 인천지검 특수부 검사들과 죄수들 사이에서 이뤄진 '사건 거래'를 구체적으로 다뤘다.

보도에 따르면, 2009년 3월 영등포구치소에 수감된 죄수K는 이곳에서 만난 한아무개씨와 오아무개씨의 제안에 따라 인천지검 검사에게 과거 '국세청 직원에게 뇌물을 준 사실'을 제보했다. 제보 대가로 오씨로부터 1억2천만 원을 받았다는 죄수K는 이후 자신에 대한 검사의 태도와 대우가 달라졌다고 증언했다. 

국세청 공무원에 대한 제보를 한 후 죄수K가 운영하던 업체에 대한 세무조사가 시작되자, 죄수K는 이에 대해 인천지검 검사들에게 항의를 했다. 세금계산서 조작이 문제가 된 이 사건의 경우 규모가 매우 커 1년 이상 징역형에 처할 수 있는 사안이었음에도 죄수K는 조세범처벌법 위반 혐의로 약식기소된다. 

죄수K는 당초 자신에게 사건 거래를 제안했던 한씨와 오씨가 인천지검 특수부 사무실을 자신들의 개인 용도로 수차례 사용했다고도 증언했다. 죄수K의 입을 통해 나온 검사와 죄수 간 커넥션의 규모와 깊이는 대중에게 충격을 주기 충분했다. 취재 후일담이 궁금해 '죄수와 검사' 시즌을 취재한 심인보 <뉴스타파> 기자를 지난 2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심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 '죄수와 검사' 시즌3를 마친 소회가 궁금합니다.
"이번 '죄수와 검사' 시리즈 보도는 형식적인 면이나 내용에 있어서 굉장히 특이한 보도였다고 생각해요. 형식적으론 마치 드라마처럼 구성하려고 좀 애를 썼다는 점, 또 한 편의 기사나 한 편의 프로그램에 담기 어려운 이야기들을 굉장히 긴 시리즈로 보도를 했다는 점에서 그렇고요. 내용적으로 보면, 그동안 감옥에 있는 죄수들이 검사들에게 정면으로 반박을 하거나 고발, 폭로하는 일이 없었던 건 아니죠. 하지만 그런 폭로를 검증하고 결과물을 내놓는 건 한국 언론에서 없었던 보도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특이한 보도를 시즌3까지 끌어올 수 있었다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무엇보다 제보해 준 죄수들에게 감사드립니다."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시즌 3의 한 장면

뉴스타파 '죄수와 검사' 시즌 3의 한 장면 ⓒ 뉴스타파

 
- 죄수와 특수 검사의 거래를 담고 있잖아요. 죄수K의 제보로 시작한 건가요?
"저희가 시즌1에서 여러 죄수의 제보로 보도했는데 그 가운데 비중이 컸던 분 중 하나가 김형준 전 검사의 고교 스폰서였던 죄수K예요. 이 분은 성격이 꼼꼼하고 제보할 때 허투루 하지 않는 스타일이에요. '죄수와 검사' 시즌1이 끝나고 '본인이 연관된, 지금까지 제보하지 않았던 새로운 사건이 있다. 그게 검사와 죄수들 간의 사건 거래'라는 얘기를 저희에게 해 주셨어요. 저희는 그것을 시즌1에서는 다루지 못하더라도 다루긴 다뤄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었어요. 그 뒤에 저희가 시즌2 끝나고 본격적으로 취재해서 이번에 내놓은 거죠."

- 어디서부터 취재하신 건가요?
"시즌3 1, 2편에서 다룬 건 김성훈 대표('1조 사기범', IDS 홀딩스 사건)와 관련된 내용이에요. 그러나 그 내용은 사실 나중에 취재했어요. 마지막 5편에서 다룬 과거 인천지검에서 있었던 일들을 제일 먼저 취재했어요. 제일 처음엔 저희 손에 쥔 게 그거밖에 없었어요. 워낙 오래된 얘기여서 증언이 필요했어요. 기사에는 포함시키지 못했는데, 예를 들어 검찰의 강요로 죄수K가 허위 진술을 해서 표적 수사를 당하게 된 경찰이 있었어요. 저희가 여러 경로로 그 분을 인터뷰 하려고 했는데 그분이 아직 현직이다 보니까 인터뷰를 거절했어요. 그때 갑자기 경찰의 수사가 시작되면서 IDS 사건의 김성훈 대표와 관련된 형 집행 정지 거래 얘기가 급물살을 타게 됐어요."

- 김성훈 사건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설명 부탁드려요.
"김영일 검사와 오랫동안 거래를 해오던 브로커 죄수 이아무개씨와 한아무개씨가 있고요. 이 사람들이 김영일 검사가 방위사업수사부에 갔을 때 김 검사를 돕기 위해서 계속 출정을 다니던 중에 김성훈이라는 1조 원의 사기를 친 데다 은닉한 범죄수익도 천 억 원이 넘어갈 것으로 추정이 되는 거물 죄수가 감방에 들어온 거죠. 그러니 브로커 죄수 이씨와 한씨는 김성훈이라는 사람을 이용해서 돈도 뜯어내고 김영일 검사에게 상납할 사건도 만들어 내야겠다고 생각하고 김성훈 대표와 그의 돈을 가지고 여러 일들이 벌어진 거예요.

그러면서 (1편에서 보도한 것처럼) 김영일 검사에게 상납할 사건을 김성훈의 돈으로 사고 또 (2편에서 보도한 것처럼) 김성훈의 형집행정지를 위해서 그의 돈을 뜯어내서 죄수K에게 주고요. 죄수K는 어떻게 보면 그 거래의 한 자락 끄트머리를 본 셈인데 그걸 가지고 저희한테 제보하고 경찰에 자수하면서 사건의 전모가 드러난 거죠.

이 얘기를 저희가 추가 취재 하다 보니까 김성훈의 범죄수익은닉 사건을 검경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는 얘기까지 나온 거고요. 여기까지가 1~4편 내용으로 한 축이고요. 다른 한 축은 5편에서 다뤘는데, 이런 모든 일들이 도대체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관한 얘기죠. 아까 말씀드린 브로커 죄수 이씨와 한씨가 김영일 검사랑 처음에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해서 브로커 짓을 시작했는가예요"

- 김성훈이 브로커 죄수 이씨와 한씨를 이용한 게 아니라 그 반대인가요?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거죠. 하지만 결과를 놓고 보면 김성훈은 브로커 죄수들을 이용해서 본인이 달성하려고 했던 목적들을 이뤄내지 못했어요. 그런데 브로커 죄수 이씨와 한씨는 김성훈 대표를 이용해서 자기를 원하는 걸 이뤘잖아요. 그러니까 결과적으로 성공한 것은 브로커 죄수 이씨와 한씨 그리고 김영일 검사로 보이죠."

- 그럼 김영일 검사의 의도가 뭐였을까 궁금한데요. 
"당시 김영일 검사가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부에 있었고 수사할 거리가 필요했어요. 그래서 브로커 죄수 이씨와 한씨를 자기 방에 계속 불렀는데, 이씨와 한씨가 '우리 방에 김성훈이라는 애가 들어왔다. 얘를 이용하면 분명히 뭔가 사건이 나올 것'이라고 흘린 거죠. 김영일 검사는 '한번 불러서 털어보자'며 김성훈 대표를 불렀겠죠. 실제로 김성훈 대표가 김영일 검사한테 몇 가지 사건 제보를 했어요."

- 검사에게 죄수가 사건을 주는 게 흔한 일인가요?
"검찰 조직에 속한 대부분의 검사는 형사부 검사들이에요. 형사부 검사들은 인지수사나 기획 수사를 거의 안 합니다. 누군가 검찰에 고소·고발하면 수사를 하는 거예요. 이런 형사부 검사들은 사건에 대한 갈증이 없죠. 그런데 방위사업수사부나 특수부 혹은 과거 금조부에서는 인지 수사나 기획 수사를 해야 합니다. 그런 부서에 가야 검사로서 출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검사들이 '여기 언제까지 있을지도 모르는데 어디서 사건이 떨어지기를 기다릴 게 아니라 적극적으로 찾아 나서야 된다'는 마음을 먹게 돼요. 범죄자들에게 사건 정보가 많고요. 그래서 감옥에서 범죄 정보를 가장 잘 물어오는 죄수들을 자기 브로커로 삼는 거죠."

- L변호사가 죄수K에게 검찰 특수부에 제보할 사건을 얘기해주면 1억 원을 주겠다는 브로커 죄수 이아무개씨의 제안을 전달했어요. 그런데 이 돈은 IDS홀딩스 김성훈 대표의 돈이죠. 김 대표의 형 집행정지 때문인 건데 어떻게 연결되나요?
"김성훈 대표 입장에서는 두 가지 목적이 있었을 거예요. 하나는 우선 김영일 검사실에 자주 가는 거예요. 감옥에 계속 있는 것보다 검사실에 자주 가서 편의를 제공받는 거죠.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이 김영일 검사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입증해야 되잖아요. 사건을 갖다주는 데는 한계가 있고요. 그래서 브로커 죄수 이아무개씨를 통해 다른 죄수인 죄수K의 사건을 사는 거죠. 그러면 본인도 이 사건에 기여를 한 셈이니까 그 기여에 따라서 김영일 검사실에서 편의를 제공 받을 만한 명분이 생기는 거죠.

김성훈 대표의 두 번째 목적은, 어떻게든 본인이 교도소 밖에 단 며칠이라도 나갔다 왔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본인이 나가기만 하면 해외에 은닉해둔 재산이나 여기저기 숨겨놓은 자금들을 정리하고 움직이기 용이해지는 거죠. 그래서 어떻게든 나가고 싶은데 나갈 방법을 백방으로 찼다가 죄수K라는 사람이 대검에 출정을 다닌다고 하니 역시 이아무개씨를 통해서 죄수K가 혹시 자기를 위해서 그런 로비를 해 줄 수 있지 않을까 해서 돈을 쓴 거죠."
 
 '검사와 죄수' 시즌3 ①죄수와 특수부 검사의 삼각 사건 거래 보도의 한 장면

'검사와 죄수' 시즌3 ①죄수와 특수부 검사의 삼각 사건 거래 보도의 한 장면 ⓒ 뉴스타파

 
- 죄수K는 왜 대검에 출정을 다닌 건가요?
"죄수K는 저희가 시즌1에서 보도한 것처럼 김형준 전 부장검사의 스폰서였잖아요. 김형준 부장검사의 스폰서로서 조사를 받은 거예요. 왜냐면 2016년 김형준 검사 사건 당시에 이 사건을 대검에서 감찰했거든요. 그러면서 죄수K가 다른 검사들의 비위도 얘기하니까 대검에서는 이 사람을 그때까지도 계속 출정을 시키면서 관리를 했던 거죠. 전혀 다른 건으로 출정을 나가고 있었는데 죄수K가 그런 얘기를 하지 않으니까 다른 죄수들은 그걸 보고 '아 뭔가 있구나 쟤가 대검 검사와 가깝구나'로 보고 형 집행정지 로비를 부탁한 거죠."

- 출정이라는 게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가는 거 맞죠? 그러나 실제는 검사 조사가 아니라 사건 거래 용도로 쓰이는 게 많다는 건가요?
"수사를 위해서 출정이 필요한 경우도 있죠. 어떤 사람이 핵심적인 증인인데 감방에 있으면 불러 얘기를 들어야죠. 그럴 때는 조서를 남겨야 되거든요. 근데 (한명숙 사건의 핵심 증인) 한만호씨의 경우도 그랬지만 수십 번씩 출정 다녔는데 조서는 몇 개 없어요. 이게 문제가 돼서 법무부에서도 이제 그런 것 하지 말라고 지난 9월에 제도적인 개선안을 내놓은 거예요."

- 죄수K 등은 출정 나가서 하는 게 전화를 쓰거나 외부 음식을 먹고 심한 경우 검사 방에서 성관계를 하는 경우도 봤다고 했어요. 
"외부 음식을 먹거나 전화 통화를 하거나 외부 사람을 부르는 건 물증이 있으니 저희가 다 100% 확실하게 얘기할 수 있죠. 그러나 성관계 부분은 저희도 100% 확신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특성상 물증이라는 게 남아있을 수가 없고 진술만 있는 거니까요. 다만 저희가 한 사람 얘기만 듣고 쓴 건 아니고요. 죄수K도 그렇게 얘기했고 브로커 죄수 한씨의 지인도 그렇게 얘기하더라고요. 그 두 사람은 서로 전혀 모르는 사이인데도요. 그래서 저희는 개연성은 있다고 생각을 하고 취재를 했습니다.

결국 그 성관계를 했다고 지목된 여성을 저희가 접촉했는데 그 여성분은 성관계 했다는 사실을 부인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이거를 '이런 증언이 있다'라고 쓴 이유는 저희한테 그 진술을 한 사람들 죄수K나 브로커 한씨 지인 이 두 사람은 그 일에 대해 거짓말을 할 동기가 없기 때문이에요. 반면 그 여성 같은 경우에는 본인이 당사자였기 때문에 거짓말할 동기가 있다고 봤거든요."

- 출정 관련 방송에 담지 못한 내용이 있나요?
"출정을 나오는 죄수들 중엔 금융 범죄 사기범들이 많잖아요. 이 금융 범죄 사기범들은 감옥에 있어도 바깥의 네트워크를 통해서 주식 시세조종 같은 정보들을 듣는대요. 그러면 이 죄수들이 검사나 수사관들에게 그 주식 정보를 알려 주고, 검사나 수사관들이 그 정보에 따라 주식매매를 했다는 진술과 주장은 있었어요. 그런데 도저히 그건 취재가 안 되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그건 기사에 못 썼습니다."

- 시즌3 취재하며 느낀 점은 뭔가요?
"저희가 '죄수와 검사'를 통해 작년부터 죄수들의 불법 출정 문제를 다뤄왔잖습니까. 그래서 그런지 제도가 바뀐 부분이 있어요. 예를 들어서 검사들이 죄수들을 부를 때는 반드시 진술조서를 남겨야 된다든지 혹은 반복해서 부를 때는 위에다가 보고하도록 한다든지 아니면 죄수가 그것을 거부할 때는 부르지 못하게 한다든지 이런 여러 가지 제도적 개선책이 나왔는데요.

그런데 저희가 묻고 싶은 건 '뒤늦게 제도만 바꾸면 다냐'란 거죠. 지난 수십 년 동안 이런 불법적인 출정과 그로부터 파생된 죄수와 검사의 부적절한 관계, 사건 거래를 통해서 왜곡되거나 조작되거나 은폐됐던 사건들이 있을 거고 그 사건들에는 반드시 피해자들 있을 거란 말이에요. 그러면 제도를 고치는 게 다가 아니고 과거의 잘못을 가려내서 처벌해야 되는 거잖아요. 그래야만 앞으로 검사들이 이런 짓을 안 할 거잖아요. 그런 면에서 저희가 시즌3를 통해서 주고 싶었던 메시지는 '이런 일들을 절대로 그냥 덮고 넘어가면 안 된다, 사건을 조작하고 은폐하고 왜곡한 검사들은 반드시 책임을 지도록 만들어야 한다'였어요."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