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뉴 감독과 손흥민

모리뉴 감독과 손흥민 ⓒ 로이터/연합뉴스

 
A매치 기간이 끝나고 주력 선수들이 복귀한 토트넘 홋스퍼가 본격적인 '우승 레이스'에 돌입한다. 토트넘 홋스퍼는 22일 맨체스터 시티와의 경기를 시작으로 올해 연말까지 총 12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스케줄 자체가 평균 3~4일에 한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인데다 상대팀들의 면면도 화려하다. 강력한 우승후보이자 조제 모리뉴 감독의 천적으로 꼽히는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시티는 물론, 첼시, 리버풀, 레스터 시티 등 상위권 팀과 대결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에 리그 일정 중간에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원정 일정도 포함되어 있다.

토트넘은 올시즌 우승후보로까지 평가받고 있다. 지난 시즌 초반 슬럼프와 주축 선수들의 부상 속에 6위에 그치며 실망스러운 시즌을 보냈지만, 올시즌에는 5승 2무 1패(승점 17)로 2위에 올라 선두 레스터를 불과 1점차로 추격하고 있다. 토트넘이 올시즌 레길론-베일-호이비에르-비니시우스 등 각 포지션에 걸쳐 충실한 보강에 성공하며 전력을 크게 끌어올린 반면, 리버풀-맨시티-맨유 등 전통의 강호로 꼽히는 '빅6'들이 번갈아 부진에 빠지며 현재 리그가 뚜렷한 독주팀없는 대혼전 양상이 되었다는 것도 변수다.

토트넘을 이끌고 있는 모리뉴 감독은 지난 시즌 중반 성적부진으로 경질된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뒤를 이어 팀의 지휘봉을 잡은지 어느덧 1년이 됐다. 모리뉴 감독은 토트넘에서 현재까지 총 50경기를 치러서 26승 12무 12패를 기록했으며, 프리미어리그 성적만 두고 보면 18승 8무 8패다. 올시즌 리그에서는 에버턴과의 개막전 패배 이후로는 7경기 무패행진이다.

우승트로피는 아직 없지만 이전 소속팀들과는 달리 시즌 중반에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고 부상선수들같은 악재도 많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준수한 성적표라고 할수 있다. 최근 이전 소속팀에서의 거듭된 경질, 수비적인 전술과 시대에 뒤떨어진 리더십, 선수 혹사 문제 등으로 우려를 자아낸 부분도 많았지만, 적어도 현재까지 모리뉴 감독의 영입은 토트넘에 성공적인 측면이 더 높다는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토트넘은 리그 우승은 1960-1961 시즌, 토너먼트 대회는 2007-2008 시즌 리그컵 우승이 마지막이다. 올시즌 토트넘의 우승 가능성이 기대를 모으는데는 '우승청부사' 모리뉴 감독의 존재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 토트넘 2년차 시즌을 맞이한 모리뉴 감독이 포르투-인터밀란-첼시-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항상 2번째 시즌에 반드시 한 개 이상의 메이저대회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는 기분좋은 징크스도 재조명받고 있다.

토트넘의 최대 강점은 역시 화려한 공격진이다. 해리 케인(7골 8도움)과 손흥민(8골 2도움)이 벌써 15골을 합작하며 최고의 호흡을 자랑하는 가운데, 가레스 베일까지 데뷔골을 신고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19골은 첼시(20골)에 이어 리그 최다득점 2위다.

하지만 수비는 아직 의문부호가 붙는다. 표면적으로 보면 9실점으로 레스터시티-울버햄튼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적은 골을 허용했지만 여기에는 다소 거품이 있다. 수비와 실리축구를 강조하는 모리뉴의 팀답지 않게 클린시트는 단 2회에 불과하다. 막강한 공격력으로 맨유(6-1)와 사우샘프턴(5-2)을 대파하기도 했지만, 뉴캐슬과 웨스트햄전에서는 경기 막판에 동점골을 허용하면서 뼈아픈 무승부에 그친 바 있다.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시즌이 늦게 끝났고 새 시즌 준비 기간이 부족하여 리버풀이나 맨시티같은 우승 후보들도 초반 대량 실점을 허용한 경기가 속출하는 등, 시즌 초반 득-실점같은 1차적인 데이터만으로 각팀의 100% 전력을 가늠하기는 조금 무리가 있다. 더구나 토트넘이 시즌 초반 상위 7위권 이내에 있는 강팀과 상대한 것은 에버턴과 사우샘프턴 정도다. 결국 우승후보급 팀들과 맞대결이 이어지는 11~12월 일정이 토트넘이 진정한 우승후보인지 확인할 수 있는 분수령인 셈이다.

10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Player of the Month)을 수상한 손흥민의 활약도 토트넘의 우승 레이스를 좌우할 중요한 상수다. 손흥민은 2016년 9월과 2017년 4월에 이어 세 번째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선수상을 수상했다. 현재 리그 8골로 제이미 바디(레스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 등과 당당히 프리미어리그 득점 선두에 올라있기도 하다.

손흥민은 아직까지 프로무대에서 우승트로피와 득점왕 타이틀을 따내보지 못했다. 손흥민을 둘러싼 '월드클래스 논쟁'에 쐐기를 박으며 커리어의 위상을 한단계 끌어올릴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변수는 오로지 건강이다. 손흥민은 지난 시즌 팔 부상으로 한창 상승세를 타던 시점에 개점휴업해야했다. 올시즌 초반에는 빡빡한 일정 속에 햄스트링 부상을 당하여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으나 다행히 빠르게 회복했다. 최근에는 A매치 기간에 대표팀에 차출되어 멕시코와 카타르전에서 연달아 풀타임을 소화했다. 심지어 대표팀에서 확진자가 대거 속출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손흥민의 건강에 대해서도 심각한 우려가 쏟아졌으나, 다행히 검사 결과 손흥민은 음성 판정을 받으며 정상적으로 소속팀 일정을 소화하는데는 무리가 없음이 밝혀졌다.

과거 1990-2000년대에 IMF 시절에 박찬호와 박세리의 활약이 고단한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었듯이, 지금의 손흥민은 코로나 19 시대의 한국 사회에서 누구보다 큰 자부심을 주는 스포츠 영웅의 반열에 올랐다. 오늘도 축구 팬들이 밤잠을 설쳐가며 손흥민의 맹활약과 첫 우승 도전을 지켜보기 위하여 기다리고 응원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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