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kt wiz가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베테랑 우완 투수 안영명을 영입했다고 20일 밝혔다.

프로야구 kt wiz가 한화 이글스에서 뛰었던 베테랑 우완 투수 안영명을 영입했다고 20일 밝혔다. ⓒ kt 위즈

 
올해 첫 포스트시즌을 경험한 kt가 투수진의 두께를 더욱 강화했다.

kt 위즈 구단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시즌까지 한화 이글스에서 활약했다가 방출된 프로 18년 차의 베테랑 우완 투수 안영명을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2003년 1차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안영명은 한화와 KIA 타이거즈, 그리고 다시 한화를 거치며 통산 536경기에 등판해 62승56패16세이브58홀드 평균자책점4.94를 기록한 경험이 풍부한 투수다.

안영명은 2009년과 2015년 선발 투수로 활약하며 두 자리 승수를 올리기도 했고 작년에는 한화 불펜의 핵심으로 활약하며 13홀드를 기록했다. kt의 이숭용 단장은 "프로 18년간 선발 및 중간계투 등 다양한 보직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진 성실한 베테랑 투수"라며 "내년 시즌 불펜 뎁스(depth)를 강화하고 투수진을 안정화하기 위해 영입을 결정했다"고 안영명을 데려 온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 kt를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베테랑 불펜투수들

2015년부터 1군 무대에 참여한 '제10구단' kt는 손민한(NC 다이노스 투수코치), 이혜천 등 베테랑들을 영입했던 NC와 달리 젊은 투수들을 위주로 불펜진을 꾸리려 했다. 물론 김재윤이 2016년부터 마무리 투수로 자리 잡으면서 올해까지 통산 72세이브를 기록했고 선발 유망주로 성장하던 주권은 불펜 투수로 변신해 올 시즌 홀드왕에 등극하며 리그 정상급 불펜 투수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kt가 기대했던 젊은 필승조는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엄상백(상무)은 '리틀 임창용'이 될 거라는 입단 당시의 기대와 달리 결정구 부재와 불안정한 제구 때문에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하지 못했다. 물론 여전히 1996년생의 젊은 유망주라 전역 후 발전의 여지는 얼마든지 남아 있지만 선발이든 불펜이든 kt 마운드의 중심이 될 거란 팬들의 기대에는 한참 미치지 못한 게 사실이다.

입단 당시 신생구단 우선지명으로 전체 2순위로 입단했던 좌완 심재민은 프로 4년 차 시즌이었던 2017년 팀 내 최다인 13홀드를 기록하며 불펜의 핵심으로 자리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이듬해 4승3홀드에 그친 후 군에 입대했다. 작년 마무리로 변신해 17세이브를 올리며 팀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했던 이대은도 올 시즌 5월 한 달 동안 3패1세이브 평균자책점10.13으로 무너지고 말았다.

이처럼 젊은 불펜투수들이 대부분 기대에 미치지 못한 와중에도 kt가 올 시즌 1군 진입 6년 만에 창단 첫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을 수 있었던 비결은 역시 베테랑 불펜 투수들의 활약 덕분이었다. 한화와 LG 트윈스, NC를 거쳐 서른을 훌쩍 넘긴 낭니에 kt에서 마지막 기회를 얻은 '만년 유망주' 유원상은 올해 62경기에 등판해 2승1패2세이브9홀드3.80으로 불펜의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작년 19경기에서 2패3홀드9.72로 최악의 시즌을 보낸 후 쫓기듯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 유니폼을 입었던 이보근의 반전드라마는 더욱 극적이었다. 6월부터 본격적으로 1군에 합류한 이보근은 49경기에서 3승1패6세이브9홀드2.51로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7월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김재윤의 부재를 틈 타 kt의 임시 마무리로 활약하며 안정된 투구내용을 뽐냈다.

'정면승부 장인' 안영명은 수원에서도 통할까

이처럼 kt는 올 시즌 유원상과 이보근을 통해 베테랑 투수의 경험이 불펜에 얼마나 큰 힘이 될 수 있는지 절실하게 깨달았다. 올 시즌 성적이 1승1패1홀드5.91에 불과하고 내년이면 한국 나이로 38세가 되는 노장 안영명을 영입한 이유다. 당장 좋은 성적을 올리지 못한다 해도 경험이 풍부한 안영명의 노하우가 kt의 젊은 후배 투수들에게 잘 전달되기만 해도 kt의 전력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많은 야구팬들이 안영명의 커리어를 이야기할 때 선발 투수로 두 자리 승수를 따냈던 2009년과 2015년을 떠올린다. 하지만 안영명이 정말 좋은 공을 던졌던 시기는 한화의 암흑기가 시작되기 직전이었던 2006~2007 시즌, 그리고 뜬금없이 시속 148km의 강속구를 뿌리며 이태양(SK 와이번스), 송은범(LG)과 함께 '불펜 트로이카'를 형성하며 8승을 따냈던 2018년이었다.

안영명은 프로에서만 무려 18년의 시간을 보낸 30대 후반을 향해 가는 노장 투수지만 안영명의 투구는 타자들과 수싸움을 하는 두뇌피칭과는 거리가 멀다. 안영명은 유인구를 통해 상대의 헛스윙이나 범타를 유도하기 보다는 언제나 자신의 구위를 믿고 자신 있게 정면 승부한다. 이는 안영명의 최대 장점이자 단점으로 데뷔 후 최다승을 따냈던 2009년 안영명은 34개의 홈런을 얻어 맞으며 한 시즌 최다 피홈런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kt에서도 18년을 이어온 안영명의 투구패턴이 갑자기 바뀔 확률은 그리 높지 않다. 물론 전성기 때도 많은 홈런을 맞았던 안영명이 30대 후반에도 같은 패턴을 고집한다면 난타를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안영명 같은 고참 선수가 좋은 구위를 가진 후배 선수들에게 '정면 승부의 중요성'을 마운드에서 몸소 보여준다면 후배들에게는 아주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다. 이는 감독이나 코치가 가르칠 수 없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유원상이나 홍상삼(KIA) 같은 성공사례도 있었지만 사실 방출 선수 영입은 성공확률이 높지 않다. 올해도 장원삼(롯데)과 정상호(두산 베어스) 같은 선수들이 방출 후 새 팀에서 기회를 얻었지만 만족할 만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안영명 역시 내년 시즌 kt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부활하리란 보장은 없다. 하지만 많은 선수들이 새 팀을 구하지 못해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시기에 안영명처럼 재취업에 성공한 선수가 나온 것은 대단히 고무적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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