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넷이 인기리에 방영했던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엠넷이 인기리에 방영했던 '프로듀스48', '프로듀스X101' ⓒ CJ ENM

 
Mnet <프로듀스101> 시리즈 순위 조작 사건을 주도한 담당 제작진이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지난 18일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재판장 정준영)는 안준영 PD와 김용범 CP에게 1심과 마찬가지로 각각 징역 2년과 징역 1년 8개월형을 선고했다. 또한 이들에게 거액의 청탁과 접대를 한 기획사 관계자들에겐 원심을 깨고 징역 8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와 함께 재판부는 투표 조작 피해를 입은 참가 연습생들의 실명을 공개해 눈길을 모았다. 이에 대해 법원 측은 "피고인들이 투표조작으로 탈락시킨 연습생이 누군지 밝혀져야 피해 보상이 가능하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프듀> 시리즈를 제작한 Mnet 측은 항소심 선고 후 사과문을 발표하고 재판을 통해 공개된 모든 피해 연습생들에게는 끝까지 책임지고 피해 보상이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제작진에 대한 항소심 결과가 나온 뒤 시선은 12월 컴백을 발표한 그룹 아이즈원에게 쏠리고 있다. 아이즈원은 2018년 방송된 <프로듀스48>을 통해 탄생한 프로젝트 그룹이지만, 수사 과정에서 데뷔 멤버 12명이 최종 투표 이전부터 예정돼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같은 혐의가 드러나 팀 조기 해체를 택한 <프로듀스X101>의 엑스원과 달리 아이즈원은 정면 돌파를 택했다. 엑스원은 프로그램 방영 종료 직후 데뷔 준비단계였던 데 반해 아이즈원은 데뷔 후 1년여간 활동을 지속해 온 시점이었다. 아이즈원은 당초 준비했던 음반 발매를 연기하고 사태 추이를 살펴보다 올해 2월 컴백을 단행했다.

그러나 피해 연습생 명단이 법원에 의해 공개되면서, 아이즈원에 대한 여론은 더욱 악화된 상황이다. '연말 대형 시상식과 각종 음악 방송 등 화려한 무대에 아이즈원이 등장하는 게 과연 타당한 일이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쏟아진다. 

피해보상 한다지만 명예 회복은
 
 지난 2019년 방영된 엠넷 '프로듀스X101'의 한 장면

지난 2019년 방영된 엠넷 '프로듀스X101'의 한 장면 ⓒ CJ ENM

 
또한 재판부는 시청자 A씨가 신청한 배상청구도 인용했다. A씨는 "사전에 임의로 순위를 결정하고, 투표 결과를 반영할 의사가 없는데도 생방송 문자투표 비용을 받았다"며 "투표로 지출한 100원을 배상해달라"고 요구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시청자를 속인 기만행위다. 비록 100원이지만 시청자를 속인 사기 범행에 해당한다는 것을 인정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날 법원 판결 소식은 <프로듀스> 시리즈들을 열심히 시청해 온 팬들을 허탈하게 만들었다. 특히 사전 조작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참가 연습생들의 명단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정상적으로 데뷔했다면 오랜 기간 꿈꿨던 목표를 달성했다는 성취감은 물론, 부와 명예까지 함께 얻을 수 있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조작에 의해 합격과 탈락이라는 경계가 나눠지면서 그들의 운명은 180도 뒤바뀌고 말았다. 다행히 방송 이후 재기에 성공하거나 솔로가수 및 배우로 승승장구하는 참가자가 없진 않지만 대다수 조작 피해 연습생의 현실은 그렇지 못한 실정이다.

Mnet은 적극적으로 피해보상을 하겠다고 했지만 과연 금전적인 것만으로 해결이 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이미 Mnet 측은 지난해 12월30일 CJ ENM 대표이사의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통해 보상 및 향후 활동 지원 등을 언급하기도 했지만 아직 미흡해 보인다. 일부는 합의했지만 일부 아직 진행 중이라고 18일자 사과문에서도 밝혔듯이 보상 문제는 여전히 매듭짓지 못한 실정이다. 게다가 돈 이상으로 중요한 것도 많다. 정당하지 못한 방식으로 기회를 잃은 젊은이들이 입은 마음의 상처는 과연 어떻게 치료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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