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유정주 의원 주최로 열린 영화인 릴레이 간담회

지난 16일 유정주 의원 주최로 열린 영화인 릴레이 간담회 ⓒ 유정주 의원실

 
영화산업의 고질적인 병폐인 대기업 수직계열화 해소를 위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주목받고 있다.
 
18대부터 꾸준히 제기돼 온 스크린독과점 규제 등 대기업 수직계열화 제한 관련 법안은 12년 넘게 국회의 벽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의원들이 겉으로는 관심을 나타내는 것 같지만 법안 통과에 대한 의지가 약한 데다 관련 기업들의 반대도 만만치 않으면서 논의로만 끝나고 있기 때문이다(관련기사 : "국회만 오면 블랙홀처럼..." 21대 국회엔 기대해도 될까).
 
긴 시간 논의를 이어오며 규제 방향은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했지만, 최근 코로나19로 영화산업 전체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대기업 수직계열화 제한에 대한 목소리가 약해져 있다. 코로나19가 영화산업 독과점 문제 해소를 막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다.
 
이런 안팎의 상황 속에 초선인 유정주 의원이 꾸준한 관심을 기울이면서 반독과점을 외치는 영화인들의 움직임도 조금씩 활기를 띠고 있다. 영화계의 한 관계자는 "유정주 의원이 대학에서 영화를 전공했기에 영화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철학과 개념이 명확하다"라며 "창작자들의 권익을 위한 제도 개선 의지도 확고해서 기대감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유정주 의원은 지난 16일 국회의원회관 제2간담회실에서 '대기업 투자·배급-상영 겸업 제한에 관한 영화인 릴레이 간담회'를 열어 영화인들의 목소리를 들었다. 이날 간담회에는 '영화다양성확보와 독과점해소를 위한 영화인대책위원회(이하 반독과점 영대위)' 관계자들이 참석해 영화산업 대기업 규제 방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유 의원은 "대기업의 투자‧제작‧배급‧상영의 겸업을 제한하기 위한 방법과 그 시기에 대해 논의했다"라며 "구체적인 방법과 시기도 논의되었지만,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정리해볼 생각"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한에 동의하지만 방법과 시기에 대해서는 여러 의견들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간담회에 참석한 반독과점 영대위 관계자는 "상영과 배급의 겸업을 금지하는 것이 아닌 점유율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라며 "2시간 30분 정도 풍부한 이야기를 나눴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경우 10대 극장 체인의 점유율이 40%, 프랑스는 60% 정도인데, 우리는 3대 극장 체인이 97%를 차지하고 있어 심각성이 크다"라고 강조하면서 "배급과 상영을 분리하기 어려운 만큼 일정 비율 아래로 제한하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유정주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대기업을 제외한 배급사들과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독립영화인들의 의견을 듣기 위한 간담회를 준비하고 있다"라며 "여러 의견들을 수렴해 관련 법안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체부 장관 퇴진 성명 나오게 만든 질의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유정주 의원이 12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열린 문화재청·한국전통문화대·문화재연구소 등 국정감사에서 질의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유정주 의원은 지난 국정감사에서도 대기업 독과점 문제를 지적해 주목받았다. 10월 27일 국정감사에서는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게 "(영화의 상영과 배급의) 수직계열화가 한국영화산업의 확장과 다양성을 가로막고 획일화된 장르, 중소제작사들의 발전, 국민의 댜앙한 볼거리 수요를 침해하고 있는 것 아닙니까"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이 "기본적으로 상영배급 겸업 문제는 다양성에 관한 문제도 있지만 자본투자를 통해서 국제경쟁력을 진흥시킨다는 측면도 있어서 굉장히 논란이 많습니다"라고 답변하면서 영화계의 반발을 불러왔다.
 
박 장관이 밝힌 입장은 대기업이 불공정 행위를 통해 중소기업의 권익과 소비자 복리후생을 침해했다는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내세우는 방어 논리(국제경쟁력 진흥)와 같다는 점에서 파장이 컸다.
 
이와 관련 영화산업 구조개선 법제화 준비모임은 즉각 성명을 내고 "문체부 장관직과 CJ 사외이사직을 구분 못 하는 박양우씨는 장관직을 사퇴하라"고 비판했다. 영화인들은 CJ 사외이사직을 역임했던 박양우 장관의 임명을 반대해왔다.
 
이에 대해 10월 29일 유정주 의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저의 질의가 더 깊이 있고 세심했더라면, 더하여 이 산업이 그동안 정말 아팠구나 싶었다"며 "상처의 고름이 터진 거라면 이젠 흉터가 남지 않게 새살이 올라오도록, 산업이 제 자리를 찾고 공생의 길로 들어서도록 함께 힘써야 할 때라는 생각을 해본다"고 올렸다. 

이어 "누구 탓도 아닌, 그저 (제가) 원하는 건 산업의 중추가 살아나고 다양한 창작물과 제작사, 기획자들이 살아나고 몫을 당당히 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더이상 자본의 아전인수가 아닌"이라며 "영화인들에게 응원과 공감을 보내고 소중한 목소리 안에 저를 껴주어 고맙다"라고 인사했다.
 
블랙리스트에 사죄하지 않는 국민의 힘
 
 지난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의 망언 규탄 기자회견‘에 배석한 유정주 의원(오른쪽)

지난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의 망언 규탄 기자회견‘에 배석한 유정주 의원(오른쪽) ⓒ 유정주 의원실

 
한편 유정주 의원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자행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문제에도 관심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유 의원은 17일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한 '국민의힘'의 망언 규탄 기자회견'에 참석해 문화예술인들의 항의에 연대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지난 11월 13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 힘' 국회의원들이 블랙리스트 사건의 '사회적 기억'을 위한 예산을 전액 삭감하면서 비롯됐다.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 범죄에 책임이 있는 국민의 힘 의원들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많은 공직자가 힘들어했는데, 이것으로 사회적 기억 사업을 한다는 것은 정쟁을 유발하는 것이라 절대 수용할 수 없다"거나 "검찰이나 법원이 할 일을 문화계가 기념한다? 절대 안 되는 사업"이라는 입장을 쏟아낸 데 대한 반발이었다.

이날 문화예술계 65개 단체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힘은 블랙리스트 사건에 대하여 공개 사과하고 망언을 내뱉은 국회의원들을 즉각 제명하고, 정부와 국회는 블랙리스트 국가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제대로 된 입법과 문화예술지원기관 혁신 책임을 즉각 이행하라"고 촉구했다.

유정주 의원은 "국민의 힘은 당시 국정 농단의 한 사건인 블랙리스트에 대하여 단 한 차례도 사죄하지 않았다"라며 "그들의 기억 속에는 블랙리스트였던 수많은 예술인들이 짊어졌던 가혹한 주홍 글씨가 지워졌나보다"라고 비판했다.
 
또한 "당시 블랙리스트였던 봉준호 감독이 <기생충>으로 전 세계인의 주목을 받자 국민의 힘은 대구 신청사 옆 두류공원에 봉준호 영화 박물관을 건립하자고 했다"라며 "때린 친구가 잘되고 나니 사과 한마디 없이 생색내고 싶어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유 의원은 국민의 힘을 향해 "기억이란 선별 취합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좋은 기억만 취하고 상처받은 자들을 외면할 수 있는 '기억 날치기 장소'는 청소하길 바란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블랙리스트 진상조사와 재발방지는 문재인 정부가 잡은 국정과제 1호로 현재 문체위 위원장인 도종환 의원이 장관으로 있을 때 권고한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진상조사 및 제도 개선 위원회'가 있었음을 망각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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