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빨간사춘기' 믿듣음원강자의 귀환 싱어송라이터 볼빨간사춘기(안지영)가 13일 오후 온라인으로 진행된 새 미니앨범 <사춘기집Ⅱ 꽃 본 나비> 발매 기념 쇼케이스에서 질문에 답하며 웃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기뻐하는 모습을 '꽃 본 나비'로 비유한  '사춘기집Ⅱ 꽃 본 나비'는 사춘기의 성장통을 그려냈던 '사춘기집Ⅰ'에 이어, 성장하는 과정에서의 감정을 담은 사춘기의 두 번째 이야기 앨범이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 ⓒ 쇼파르뮤직

 
지난 8일 방송한 tvN 예능 <바닷길 선발대>에서 배우 박성웅이 공황장애를 고백하는 장면이 나왔다. 예컨대 차를 타고 가면 내가 이 차에서 뛰어내릴 것 같은 불안감을 느끼는 식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지난 2015년 불안장애로 활동을 중단한 바 있는 개그맨 정형돈도 최근 불안증세가 다시 악화돼 얼마 전 다시금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배우도, 개그맨도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최근 들어 부쩍 늘었다. 가요계 또한 마찬가지인데, 특히 아이돌 가수들이 불안장애를 호소하는 경우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 

볼빨간사춘기 안지영은 올해 상반기부터 불안증세로 심리치료와 약물처방을 받아왔으나 최근 불안 증세가 심해지면서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한다고 알렸다. 

트와이스 정연도 불안증상으로 이번 컴백 활동에서 빠졌고, 그 전에 트와이스 미나가 같은 증세로 팀 활동을 쉰 바 있다. 그 외에도 오마이걸 지호, 몬스타엑스 주헌, 세븐틴 에스쿱스, 우주소녀 다원, 스트레이키즈 한, 에이티즈 민기 등 수많은 아이돌 가수들이 정신적 불안증상을 호소하며 활동을 중단한 바 있다.
 
불안장애란, 이유 없이 불안을 느끼거나 불안의 정도가 지나친 정신장애를 일컫는 용어다. 그렇다면 왜 유독 아이돌 가수들이 불안장애를 많이 겪는 걸까. 달리 말해서, 왜 유독 아이돌 가수들이 불안이라는 환경에 노출되기 쉬운 걸까. 

대중의 시선 피할 데 없어... 거듭된 경쟁
 
지난 15일 SBS 예능 <집사부일체>에 출연한 가수 윤종신은 미국에서 낯선 눈길을 처음 느껴봤는데, 그게 섭섭하기보다 너무 좋았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선 어딜가나 자신을 반겨주고 다 알아봐주는데, 그게 물론 고맙지만 때론 그런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오히려 힐링이었다"는 말이 인상적이었다.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A씨는 지난 16일 오후 <오마이스타>와의 통화에서 "아이돌 스타들은 대중의 시선을 피할 데가 없다"며 "물론 배우와 같은 다른 연예인도 마찬가지겠지만 예전과 달리 요즘은 아이돌의 활동기와 휴식기 구분이 명확하지가 않아서 온전히 휴식을 취하기도 어렵고, 계속 시선에 노출돼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게 말했다.

"어릴 때부터 압박적인 경쟁에 장시간 노출되고, 데뷔를 해도 그 경쟁은 줄어들지 않는다. 경쟁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풀어야하는데 그런 환경이 안 되니까 분출할 데가 없는 거다. 또한 연습생 때 월말평가니 뭐니 해서 계속 평가받고, 데뷔 하고 나서도 대중으로부터 끊임없이 평가받는다. 그 평가가 긍정적인 것만 있으면 좋지만 악성댓글과 같은 어긋난 형태로 드러날 때 어린 친구들이 감당해내지 못하는 것이다."

정상적 인간관계 형성에 어려움... 감시·간섭도 심해
 
트와이스, 케이팝의 진리 트와이스(나연, 정연, 모모, 사나, 지효, 미나, 다현, 채영, 쯔위)가 3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제29회 하이원 서울가요대상 레드카펫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트와이스(지효, 모모, 채영, 다현, 나영, 사나, 쯔위, 정연) ⓒ 이정민


1세대 아이돌 대부분은 연습생 생활을 1년도 채 하지 않았고, 빨라야 고등학교 때 데뷔했다. 하지만 요즘은 그렇지 않다. 청소년기가 시작되기도 전인 아동기부터 연습생 생활 및 합숙 생활을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렇듯 너무 어릴 때부터 트레이닝이 시작되다 보니 정상적인 인간관계 형성을 하기 힘들다. 또래 집단과 평범한 일상을 공유하면서 정서를 성장시켜야 하는데 또래와 함께할 시간조차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엔터테인먼트 관계자 B씨는 "연습생 시절 소속사로부터 받는 감시와 정서적 압박도 한몫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휴대폰 금지, 연애 금지, 외출 금지 등등 많은 간섭이 그들을 지치게 할 때가 많은 듯하다"라고 덧붙였다.

지난 10일 가수 겸 배우로 활동하는 박지훈이 <카카오TV 모닝 – 톡이나 할까?>에 게스트로 출연해 김이나에게 솔직한 고민과 생각을 털어놓았다. 그중 아이돌의 마음건강을 위한 김이나의 조언이 인상적이었다.  

"무대와 카메라 앞의 나와, 그냥 박지훈을 분리하라. 예컨대 기분 안 좋은 날 무대에서 막 웃고 발랄하게 하고 '저장'도 하고 막 그랬다 치자. 집에 돌아와서 '그래도 팬들을 위해 혹은 일이니까 해야만 해' 하고 이렇게 너무 나와서까지 생각하지 말고, '아 오늘은 내 기분과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왔네?'라고 인정하고 본인 기분을 꼭 살펴야 한다. 아이돌스타는 특히 꼭!!!!!!!!"

김이나의 말을 들어보면 감정노동자에게 하는 조언이 떠오르면서 묘하게 연결된다. 감정적으로 지치고 가라앉을 때도 밝고 친절하게 타인 앞에 나서야할 때, 당사자는 그걸 감내하려는 과정에서 스트레스와 불안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김이나는 박지훈에게 아이돌스타는 특히 "꼭!!!!!" 본인의 기분을 잘 살피고, 있는 그대로의 감정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아이돌이 이런 스트레스와 불안에 취약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기에 이토록 당부하는 것일 테다.

"현재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것을 하는 게 도움 돼"

송동호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듣기 전에 현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하는 것이 가장 좋다"면서 "그 자체가 도움이 된다"라고 조언했다. 
 
"불안은 당연한 방어기제다. 불안은 가까운 미래에 대한 마음의 반응이고, 미래를 대비하라는 신호다. 건강한 불안은 미래를 잘 대처하게 만드는데, 문제는 그것이 과도할 경우다. 불안할 땐 그걸 바라보지 못한다. 이 불안이 어디서 시작한 건지, 때론 그걸 바라보고 이해하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되는데 그것이 쉽지 않다. 불안의 이유를 자신이 잘 모르겠다면, 일단 혼자서 생각하는 것보다는 가까운 친구에게 '나 요즘 이런 마음이 들어' 하고 말해보는 게 도움이 된다. 말하는 과정에서 풀리는 경우도 있다. 

아이돌의 경우 그 인기를 영원히 유지할 수 없기 때문에 그에 대한 두려움이나 공포가 당연히 있을 것이다. 불안에 대한 배경이 너무 많기 때문에 한 마디로 이렇게 하라는 식의 대답을 할 수는 없지만, 가장 좋은 건 불안에 대한 해결책을 듣기 전에 현재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 자체가 도움이 된다. 또한 미래에 대한 감정이 불안이므로, 현재에서 내가 컨트롤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그것에 집중하는 것이다. 현재의 내 영역, 예를 들면 눈앞의 책상을 정리한다든지. 이것만으로도 마음이 정리되는 느낌이 든다."
댓글2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음악이 주는 기쁨과 쓸쓸함. 그 모든 위안.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