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이영지는 각종 유튜브 영상물이 선호하는 초대손님 중 한명이다.  최근엔 유명 편의점 채널에 출연해 특유의 유머 넘치는 입담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래퍼 이영지는 각종 유튜브 영상물이 선호하는 초대손님 중 한명이다. 최근엔 유명 편의점 채널에 출연해 특유의 유머 넘치는 입담을 선보여 눈길을 모았다. ⓒ BGF리테일

 
하루가 멀다하고 신규 웹 예능이 쏟아지는 유튜브, 모바일 시장에서 시청자들을 사로 잡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어느 분야건 마찬가지지만 웹 예능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너도나도 제작하지만 결국 살아남는 건 소수에 불과하다. 알차게 내용을 꾸미더라도 이른바 '유튜브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지 못한다면 그저 수많은 동영상 중 하나에 머물 뿐이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웹 예능계에서 떠오르는 신예 스타 한 명이 다양한 콘텐츠에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모으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래퍼 이영지다. <영지발굴단>, <영지전능쇼> 등 자신의 이름을 내건 웹 예능 2개에 동시 출연할 뿐만 아니라 여러 프로그램에도 초대손님으로 등장하며 신흥 대세로 부각된 2002년생 힙합 음악인. 영지는 어느새 이 분야의 '핵인싸'로 자리매김했다. 

10대의 당찬 패기, 웹 예능계 돌풍 주도​
 
 래퍼 이영지가 출연중인 웹예능 '영지발굴단'의 한 장면.

래퍼 이영지가 출연중인 웹예능 '영지발굴단'의 한 장면. ⓒ 겟TV

 
이영자라는 이름은 지난해 엠넷의 청소년 힙합 경연 오디션 <고등래퍼> 시즌3을 통해 대중들에게 알려졌다. 남학생들의 전유물처럼 느껴지던 이 프로그램에서 이영지는 '귀에 때려 박는' 속사포 랩으로 첫 등장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고 결국 최연소·여성 참가자 최초 우승의 주인공이 되었다. 여기까지만 해도 그저 일반적인 신예 음악인의 등장 과정과 비슷해 보였다.  

​그런데 올해 들어 이영지의 행보는 기존 힙합 스타들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엠넷 <굿걸>을 통해 또 다시 존재감을 부각시킨 이후 화제가 된 건 음원, 음반이 아니라 다름 아님 웹 예능이었다.

<고등래퍼>, <굿걸> 시청자들이 다채로운 표정 속 사이다 같은 리액션의 이영지를 자신의 '원픽'으로 일찌감치 손꼽았던 만큼, 웹 예능계 역시 대세 래퍼를 그냥 두지 않았다. '고교생 래퍼의 투잡' 등 노이즈 마케팅의 요소가 없진 않았지만 웹 예능 <영지발굴단> 첫 회는 한 놀이공원에서 아르바이트 체험을 하는 이영지의 남다른 행보를 담았다.

각종 직업 체험이 중심을 이룬 탓에 장성규를 주축으로 하는 웹 예능 <워크맨>과 비교되기도 했지만 <영지발굴단> 속 이영지는 웬만한 개그맨 이상의 유머와 거침없는 입담으로 자신만의 확실한 틀을 마련했다.  

​'웹 예능인' 이영지를 더욱 주목하게 만든 건 유튜브 KBS Entertain의 <영지전능쇼>다. <영지전능쇼>는 영지가 KBS의 예능 프로그램을 리뷰한다는 콘셉트로, 이제는 자신의 상징처럼 자리잡은 '추리닝' 복장으로 편하게 TV를 시청하며 각종 KBS 예능 프로그램에 대한 생각을 솔직하게 밝힌다. 아무리 웹 예능이라지만 타 프로그램에 대해 왈가왈부한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이영지는 본인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한다.  

"재미없어요" 등 솔직한 표현으로 시청자 사로잡아
 
 KBS가 만드는 웹예능 '영지전능쇼'의 한 장면

KBS가 만드는 웹예능 '영지전능쇼'의 한 장면 ⓒ KBS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음악 프로그램 '가요톱10'의 무대를 10대만의 감성으로 재해석한 경연 프로그램 <전교톱10>을 보면서 패널들의 호들갑스러운 리액션에 거부감을 드러내는가 하면 "게임 방송인데 왜 게임 화면 대신 저 분들만 카메라로 잡을까?"(<위캔게임>), "시청자들은 고령인데 프로그램은 젊은 척 한다"(<1박2일>)라며 솔직한 입담을 과시한다. <영지전능쇼>는 단순한 리액션 중심 웹 예능임에도 시청자들로 하여금 잠시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는데, 이는 이런 가감없는 감정표현이 한 몫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 하나가 있다. 이영지가 웹 예능계 '핵인싸'가 될 수 있었던 이유는 솔직한 표현을 하더라도 타인에게 불쾌함을 주지 않고 예의를 지키기 때문이다. 

유튜브 타 채널에서도 앞다퉈 이 10대 래퍼를 초대해 각종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최근 TV와 유튜브를 통해 동시 공개된  JTBC <아는 형님>의 숏폼 예능 <우주힙쟁이> 1~2회에선 삼촌뻘 음악인 김희철과 민경훈을 상대로 진땀 나는 힙합 강좌를 진행해 큰 웃음을 자내기도 했다. '힙알못' 선배들의 황당한 라임 전개에 당황하기도 하지만 이내 정신을 차리고 속성 강의를 이끌어간다. 

<영지발굴단>에 출연한 ​톱스타 이동욱의 모습을 직접 바라보지 못하고 수줍게 먼 산만 바라보는가 하면 <영지전능쇼>에서는 세븐틴 호시와의 전화 통화에서 좋아하는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고성을 지르기도 한다. 이럴 때면 우리가 알던 거침없는 이영지가 아닌 그저 평범한 여고생의 모습이다.  

당찬 10대 래퍼와 웹 예능 신흥 대세의 경계를 허물면서 어느새 이영지는 이 분야의 '핵인싸'로 자리매김했다. 일각에선 어느덧 웹 예능계 대세로 떠오른 이영지에게서 힙합 음악인으로서의 카리스마가 사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선도 보내지만, 이 또한 래퍼 이영지만의 매력 아니겠는가.
 
 웹예능 '영지발굴단'의 한 장면

웹예능 '영지발굴단'의 한 장면 ⓒ 겟TV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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