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드라마 <내일은 사랑>으로 데뷔한 배우 고소영은 90년대 후반 심은하, 전도연과 함께 '여배우 트로이카'로 불렸을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당시 고소영은 드라마 <엄마의 바다>, <아들의 여자>, <숙희>, 영화 <비트>, <해가 서쪽에서 뜬다면>, <연풍연가>, <하루> 등에 출연하며 누구보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한 '다작배우' 중 한 명이었다. 1994년에는 <고소영의 FM데이트>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한 적도 있다.

하지만 2000년대 들어 고소영의 활동은 급격히 줄어 들었다. 2006년에 개봉한 영화 <아파트>와 <언니가 간다>가 연이어 흥행 실패했고 9년 만의 드라마 복귀작이었던 2007년 <푸른 물고기>도 단자리 시청률로 초라하게 종영했다. 2010년 미남스타 장동건과의 결혼 이후에는 출산과 육아에만 전념했고 2017년 10년 만의 복귀작이었던 <완벽한 아내> 역시 나아진 연기와 별개로 시청률에서는 참패를 당하고 말았다.

이처럼 여성 배우들 중에서는 결혼 이후 활동이 뜸해지는 경우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따라서 시청자들은 오랜 공백을 깨고 복귀하는 '기혼 배우'들의 신작 소식이 더욱 반갑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지난 2016년 2월에 종영한 <부탁해요 엄마> 이후 둘째 출산으로 인해 5년 가까운 긴 공백을 가졌다가 2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복귀하는 배우 유진도 어느덧 복귀가 반가운 기혼 배우가 됐다.

S.E.S의 센터에서 배우로 성공적으로 변신
 
 유진은 <제빵왕 김탁구>에서 탁구를 배신하는 연기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유진은 <제빵왕 김탁구>에서 탁구를 배신하는 연기를 선보이며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 KBS 화면 캡처

 
1996년 보이그룹 H.O.T를 데뷔시켜 엄청난 성공을 거둔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1년 후 10대 소녀 3명으로 구성된 걸그룹 S.E.S를 선보였다. 그 중에서 가장 돋보였던 멤버는 유난히 반짝거리는 이마와 인형 같은 얼굴로 자체발광 미모를 자랑하던 유진이었다(실제로 유진은 지난 2015년 모 포털 사이트에서 조사한 '걸그룹 역대 최고의 센터 멤버 비주얼' 설문조사에서 25%가 넘는 득표율로 윤아, 수지, 성유리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S.E.S는 데뷔 후 6년 동안 5장의 정규 앨범을 발표해 < I'm your girl >, < Dreams Come True >, <너를 사랑해>, < Love >, <감싸 안으며>, < U > 등의 히트곡을 통해 많은 사랑을 받았다. S.E.S는 2002년 5월 5집 활동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해체됐고 유진은 배우와 솔로 가수로서 활동을 병행하기로 했다. 유진은 2003년 < THE BEST >와 <차차>, 2004년 < Windy > 등으로 솔로 활동을 했지만 S.E.S 시절의 성과를 기대하긴 무리였다.

유진은 2002년 여름 고 박용하와 이유리, 이동욱이 함께 출연한 <러빙유>를 통해 본격적으로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러빙유>는 '하필이면' <야인시대>와 동시간대에 맞붙으면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유진은 청초한 미모와 함께 준수한 연기를 선보이면서 배우로서 나쁘지 않은 출발을 했다. 2004년에는 지성과 함께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에 출연하며 아이돌 이미지를 깨는 연기를 선보였다.

2005년에 출연한 MBC 드라마 <원더풀 라이프>는 유진이 배우로서 한 발 더 성장한 의미 있는 작품으로 꼽힌다. 유진은 <원더풀 라이프>에서 출산 후 육아와 미혼모의 아픔 등의 무거운 소재를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게 잘 표현하면서 시청자들의 많은 공감을 얻었다. 특히 <원더풀 라이프>는 유진의 해외 인지도 덕분에 대만을 비롯한 동남아 지역에서 인기를 얻으며 국내에서 다소 낮았던 시청률의 아쉬움을 만회했다.

2006년 <진짜 진짜 좋아해>, <2008년 <아빠 셋 엄마 하나>, 2009년 <인연만들기>에 차례로 출연했던 유진은 2010년 드디어 자신의 배우 커리어 최고의 히트작이 된 <제빵왕 김탁구>를 만났다. 탁구(윤시윤 분)에 대한 사랑과 욕망 사이에서 고민하는 신유경을 연기한 유진은 쉽지 않은 팜므파탈 연기로 열연을 펼쳤다. 유진은 <제빵왕 김탁구>로 2010년 KBS 연기대상 우수상을 수상하며 가수 시절 이후 처음으로 무대에서 눈물을 흘렸다.

40부작으로 예정된 시즌제 드라마 복귀작으로 선택
 
 유진은 첫째딸 출산 후 출연한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로 2015년 KBS 연기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유진은 첫째딸 출산 후 출연한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로 2015년 KBS 연기대상 우수상을 수상했다. ⓒ KBS 화면 캡처

 
배우 커리어로만 보면 '인생작' <제빵왕 김탁구>를 만나기 전에 잠시 스친 작품 정도였지만 유진이라는 사람의 인생에서 2009년에 출연한 <인연 만들기>는 매우 중요한 작품이었다. 평생의 반려자가 된 남편 기태영을 만났기 때문이다. 2년의 열애기간을 가진 두 사람은 2011년 7월 결혼식을 올리며 부부가 됐다. 유진은 결혼 후에도 2013년 <백년의 유산>에 출연하며 연기자로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다가 2015년 4월에는 첫 딸을 순산했다.

유진이 출산 후 선택한 첫 번째 작품은 KBS 주말 드라마 <부탁해요 엄마>였다. <부탁해요 엄마>에서 고두심의 둘째딸이자 패션회사 대리 이진애를 연기한 유진은 안정된 연기를 선보였고 <부탁해요 엄마>는 최고 39.1%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유진은 2015년 KBS 연기대상에서 <제빵왕 김탁구>에 이어 5년 만에 다시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2017년 초 S.E.S의 신곡을 발표한 유진은 2018년 8월 차녀를 출산하면서또 한 번 긴 공백을 가져야 했다. 그렇게 공백 기간이 4년 8개월까지 길어졌던 유진은 26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펜트하우스>를 통해 오랜만에 시청자들을 만난다.

집값 1번지, 교육1번지에서 벌어지는 부동산과 교육전쟁을 다룰 <펜트하우스>에서 유진은 학창시절 성대에 손상을 입어 성악을 포기한 자격증 없는 부동산 컨설턴트 오윤희를 연기한다.

< SKY캐슬 >처럼 여성배우들이 극을 이끌어가는 <펜트하우스>에는 유진 외에도 이지아가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본인의 행복한 삶을 포기한 채 무미건조한 삶을 살아가는 심수련 역을 맡았다. 다양한 작품에서 여러 색깔을 연기한 배우 김소연은 타고난 금수저이자 '헤라클럽'의 여왕벌 천서진을 연기한다. 이 밖에도 엄기준, 신은경,봉태규, 진지희 등 시청자들에게 익숙한 배우들이 대거 출연해 <펜트하우스>를 빛낼 예정이다.

<펜트하우스>는 <아내의 유혹>, <왔다!장보리>, <내 딸,금사월>, <황후의 품격> 등 많은 히트작을 쓴 김순옥 작가의 신작으로 SBS에서도 기대가 매우 큰 작품이다. <펜트하우스>는 두 시즌에 걸쳐 총 40부작으로 기획된 작품이다. 유진으로선 주말드라마급의 긴 호흡과 제작기간을 자랑하는 장편드라마에 출연하게 되는 셈이다. 그만큼 <펜트하우스>는 약 5년의 공백을 깨고 복귀하는 유진의 배우 커리어에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유진은 <펜트하우스>의 오윤희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유진은 <펜트하우스>의 오윤희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데뷔 후 처음으로 머리를 단발로 잘랐다. ⓒ <펜트하우스>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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