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 채널A

 
"금쪽이에 대한 금쪽 처방은 없습니다. 얘는 훈육도 필요없는 아이입니다."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의 오은영 박사는 이번 주 금쪽이는 훈육도 필요없는 아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금쪽 처방도 없다고 못박았다. 오히려 위로와 격려가 필요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일찍 철이 들어버린 금쪽이가 못내 안쓰러웠던 모양이다. 금쪽이의 사연은 부족하기만 한 부모를 부끄럽게 만들었다. 역시 반성해야 할 쪽은 아이가 아니라 어른이었다. 

삼형제 중 맏형인 금쪽이(13살)는 터울진 동생들(5살, 4살)을 잘 보살폈다. 출근 준비로 바쁜 부모님을 대신해 동생들의 아침 식사까지 책임졌다. 게다가 자신의 일도 혼자서 거뜬히 해냈다. 아침에 혼자 일어났고, 밥도 스스로 차려 먹었다. 숙제도 미루지 않고 알아서 했고, 정해진 게임 시간도 지켰다. 사고도 논리적이었고, 말도 조리있게 잘했다. 금쪽이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엄마는 금쪽이를 더 잘 키우고 싶은 마음에 <금쪽같은 내 새끼>에 출연하게 됐다고 밝혔다. 재혼 가정인 금쪽이네의 고민은 크게 두 가지였다. 우선, 아빠와 금쪽이의 서먹서먹한 관계가 문제였다. 처음에는 관계가 좋았던 두 사람이었지만, 둘째와 셋째가 태어나면서 조금씩 소원해졌다고 했다. 그리고 사춘기에 접어드는 금쪽이의 공격적인(?) 말투가 문제라고 했다. 

일상을 천천히 들여다보니 (앞서 언급했다시피) 원인은 금쪽이가 아니었다. 금쪽이의 엄마와 아빠는 아직 어린 둘째와 셋째를 양육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게다가 출근 준비에 바빠 보였다. 그렇게 아침 시간이 후딱 지나가버렸다. 정형돈은 평범한 가정의 모습을 본 것 같다고 했지만, 오은영 박사는 문제점을 콕 짚어냈다. 언어적 대화와 비언어적 대화 모두 부족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아빠는 금쪽이와 눈도 마주치지 않았고, 아침 인사도 건네지 않았다. 칭얼대는 막내를 보살피기에 급급했다. 물론 서먹했기 때문이겠지만, 결코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었다(오해가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 부연하자면, 아빠는 자신을 '아빠'라고 불러준 금쪽이 때문에 결혼을 결심했을 만큼 금쪽이에 대한 애정을 갖고 있었다). 한편, 엄마는 금쪽이에게 한결같이 요구적이었고 지시적이었다. 

금쪽이가 엄마를 많이 돕고 있었지만, 정작 엄마는 고마움을 표현하지 않았다. 아마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리라. 오은영 박사가 금쪽이도 아직 어린아이라고 짚어준 후에야 엄마는 금쪽이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었다. 그런가 하면 금쪽이에게는 억울한 상황들이 많았다. 동생을 장난을 치다가 갈등이 생기면 아빠는 애매한 포지션을 취했고, 이를 지켜보는 엄마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다. 

또, 어른을 대하는 언어 예절에 있어서 엄격한 편인 엄마는 '말대답'을 하는 금쪽이에게 욱해서 소리를 질렀다. 금쪽이 딴에는 설명을 한다고 대답을 했던 것인데, 엄마에게는 '말대꾸'로 들렸던 것이다. 엄마한테 혼나고, 아빠에게도 한소리를 들은 금쪽이는 답답하고 억울한 마음에 홀로 구석에서 눈물을 흘렸다. 마치 집안이 갈등이 자신 때문에 생기는 것 같은 죄책감을 느끼고 있었다.

변해야 할 건 아이가 아니라 부모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 새끼> 한 장면. ⓒ 채널A

 
"이런 말 써도 되나, 굉장히 고민을 하면서 말을 하는데요. 궁지에 몰려 있는 느낌이 들어요." (오은영) 

과연 갈등의 원인이 금쪽이의 말투 때문일까. 오은영은 자신을 찾아오는 아이들이 늘 하는 말이 부모님이 말대꾸 한다고 혼낸다는 것인데, 그럴 때마다 마음을 숨기고 말을 하지 않는 것보다 대답을 하는 게 훨씬 좋다고 얘기해준다고 설명했다. 자녀들이 그저 "네"라고 순종적으로 대답하길 바라는 부모의 얄팍한 심리는 아니었는지 되돌아볼 일이었다. 정형돈은 자신부터 반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물론 엄마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은연중에 재혼 가정이라는 콤플렉스가 있다보니 금쪽이를 더 올바르게 키우고 싶었던 마음이 과했던 것이다. 또, 새 아빠 앞에서도 예의 바른 아이가 되길 바랐기에, 또 새 아빠에게 혼나게 하고 싶지 않았기에 자신이 먼저 나섰던 것이다. 그러나 (엄마의 오해와 달리) 금쪽이는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었다. 변해야 할 건 오히려 부모였다. 

금쪽이는 동생들과 다르게 대할 때 속상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아빠가) 동생들이 아직 어리기 때문에 좀더 귀여워하는 것 같다며 마음은 (나를) 사랑해주고 싶은데 행동은 그게 안 되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금쪽이는 아빠의 부족함을 이해해주는 대견한 아들이었다. 그러면서 커서 아빠 같은 아들이 되고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 말을 들은 아빠는 눈물을 왈칵 쏟고 말았다. 

그렇다면 금쪽이가 가장 서운한 순간은 언제였을까. 바로 엄마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지 못할 때였다. 또, 금쪽이는 자신이 참아야 집안 사람들이 행복할 것 같은데, 정작 자신은 참아야 하니까 행복하지 않다고 얘기했다. 그 대목에서 오은영 박사를 비롯한 MC들 모두 눈시울이 붉어졌다. 기댈 곳이 없어 외로운 금쪽이를 위해 엄마와 아빠의 전향적인 변화가 필요해 보였다.

오은영은 엄마와 아빠를 위한 금쪽 처방을 내리기 앞서 이 사안을 재혼 가정 프레임으로만 보는 걸 경계했다. 물론 그런 특수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부자 사이의 서먹서먹한 관계나 사춘기에 접어드는 자녀와의 갈등은 어느 가정에서나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오은영은 아빠에겐 감정 표현력을 벌크업하도록 조언했고, 엄마에겐 욱하는 감정을 다이어트하도록 권유했다.

아빠는 금쪽이와 좀더 많은 대화를 나누고 운동을 함께 하며 정서적으로 교감했다. 서먹했던 두 사람의 관계는 훨씬 좋아졌다. 소통이 커지자 오해도 줄어들었다. 엄마가 욱하지 않고 금쪽이의 생각과 감정을 존중하자 금쪽이도 빠르게 안정감을 되찾아 나갔다. 이제 더 이상 스스로를 집안에서 격리시키지 않고, 한 명의 구성원으로 뿌리내릴 수 있을 것이다. 부디 금쪽이네 가정이 행복하길 바란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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