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소(현대건설) 선수... 2020-2021시즌 V리그 (2020.10.17)

루소(현대건설) 선수... 2020-2021시즌 V리그 (2020.10.17) ⓒ 한국배구연맹

 
현대건설 외국인 선수 루소(29)의 위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 리그에서 정상급 활약을 한 선수의 경력은 그냥 얻어지는 것이 아니었다.

루소는 지난 17일 열린 2020-2021시즌 V리그 개막전 GS칼텍스와 경기에서 팀 내 가장 많은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주도했다. 이날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에 이어 가장 강팀으로 꼽혔던 GS칼텍스에 세트 스코어 3-2(19-25, 25-22, 25-21, 20-25, 15-9)로 승리했다.

현대건설은 루소 28득점, 정지윤 21득점, 양효진 18득점, GS칼텍스는 러츠 33득점, 강소휘 21득점, 이소영 9득점을 각각 기록했다. 득점포의 다양성에서 우위를 보인 현대건설이 접전 상황에서 유리하게 흐름을 끌고 간 것이다.

특히 루소는 승패를 결정 짓는 5세트에서 가장 돋보이는 활약을 펼쳤다. 루소는 5세트에서 4득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고 득점을 올렸다. 공격성공률과 공격효율도 똑같이 60.0%나 됐다. 서브 에이스도 1개를 기록했다. 

수비는 더욱 빛났다. 5세트에서 레프트로 포지션을 변경한 루소는 자신에게 온 서브 리시브 3번을 모두 정확하게 받아냈다. 상대가 공격한 공을 걷어올리는 디그도 양 팀 통틀어 가장 많은 3개를 기록했다. 루소는 서브 에이스 1개만 더 기록했다면, 트리플 크라운을 달성할 수도 있었다.

만능 공격수 효과... 현대건설 전술 다양해져

루소는 1991년생으로 신장은 187cm다. 그리고 레프트 공격수로서 장점이 많은 선수다. 공격 파워와 기술이 좋기 때문에 공이 블로킹에 맞고 굴절되거나 튕겨나가는 경우가 많다. 빈 곳 찌르기 등 경기를 읽는 시야도 넓다. 파이프 공격(중앙 후위 시간차 공격)도 상당히 위력적이다. 서브도 까다롭게 구사한다.

때문에 활용도와 효율성이 높다. 실제로 현대건설은 루소를 수시로 라이트와 레프트 포지션으로 바꿔가면서 상황에 맞게 기용하고 있다.

GS칼텍스와 개막전에서 루소는 1~4세트까지는 라이트 공격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승패를 결정 짓는 5세트에서는 레프트 공격수로 맹활약을 했다. 

갑작스런 포지션 변경에도 루소가 뛰어난 활약을 펼칠 수 있는 것은 원래 레프트 공격수이기 때문이다. 레프트는 공격뿐만 아니라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도 가담해야 한다. 루소는 지난 시즌 터키 리그에서도 레프트 공격수로 시즌 내내 수비에 적극 참가했다. 그럼에도 터키 리그 득점 부문 2위를 기록했다.

이도희 현대건설 감독은 그런 루소 때문에 선수 기용 전술을 다채롭게 구사하고 있다. 경기 초반에는 기존 주전 레프트인 고예림과 황민경을 모두 활용하고, 외국인 선수의 공격 비중을 높이는 차원에서 루소를 라이트로 기용한다. 

그러나 고예림과 황민경 중 한 명이 부진할 경우, 그 레프트 자리에 루소를 이동시킨다. 그러면서 센터 정지윤을 루소 자리인 라이트로 돌리고, 센터에는 장신인 이다현(185cm)를 투입하면서 블로킹 높이까지 올린다. 

GS칼텍스전 5세트는 바로 이 전술로 승리했다. 앞으로도 자주 선보일 가능성이 높다. 루소가 레프트와 라이트, 공격과 수비 모든 면에서 완성형 공격수로서 능력을 보유했기에 가능한 전술이다. 

3년 연속 외국인 실패... 올해는 성공할까
 
 2020-2021시즌 V리그 개막전, 현대건설 경기 모습 (2020.10.17)

2020-2021시즌 V리그 개막전, 현대건설 경기 모습 (2020.10.17) ⓒ 한국배구연맹

 
한편, 루소는 지난 6월 실시된 2020-2021시즌 V리그 여자배구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공개 선발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됐다.

국내 감독들의 특이한 선발 기준 때문에 후순위로 지명됐지만, 지난 시즌 소속 리그의 수준과 활약상 측면만 보면 루소는 올해 트라이아웃 신청자 중 단연 최고 선수였다.

루소는 지난 시즌 터키 리그 닐뤼페르 팀에서 활약했다. 닐뤼페르는 정규리그에서 12개 팀 중 8위를 차지해, 포스트시즌 8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포스트시즌 경기는 열리지 않았다.

루소가 돋보인 대목은 개인 기록이다. 여자배구 세계 최고인 터키 리그에서 전체 선수 중 득점랭킹 2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또한 세트당 득점 5위, 서브 9위, 블로킹 26위, 포지티브 리시브 성공률 48%를 각각 기록했다.

터키 리그 공식 홈페이지는 루소를 2019-2020시즌 터키 리그 '드림팀 레프트 공격수'로 선정했다. 별도로 시상은 하지 않지만, 한국 V리그가 매년 시즌 종료 후 시상하는 베스트7 부문에서 '베스트 레프트 공격수'와 비슷한 개념이다.

루소의 공격력과 수비력은 앞선 빅 리그에서도 검증이 됐다. 2017-2018시즌에 폴란드 제슈프(Rzeszów) 팀에서 활약하며, 폴란드 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리시브 성공률도 40%로 준수했다.

한국 리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루소는 지난 9월에 열린 2020 KOVO컵 대회에서도 전체 전수 중 공격성공률과 공격효율 부문에서 김연경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루소의 성공 여부는 올 시즌 현대건설에게 가장 중요한 대목이다. 최근 3년 연속 외국인 선수 부분에서 실패를 거듭했기 때문이다. 현대건설은 지난 2017-2018시즌부터 2019-2020시즌까지 매년 '시즌 도중에' 외국인 선수를 교체했다. 대부분 부진한 경기력 또는 부상이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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