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포수 중 최다 이닝을 소화 중인 LG 유강남

LG 유강남 ⓒ LG트윈스

 
LG가 KIA의 막판 추격을 간신히 따돌리며 2위 자리를 사수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트윈스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2방을 포함해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1-8로 승리했다. 올 시즌 가장 많은 6686명의 관중이 운집(?)한 상태에서 기분 좋은 3연승 행진을 달린 LG는 두산 베어스를 연파한 3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유지하며 2위 자리를 사수했다(77승3무58패).

LG는 선발 남호가 3이닝을 버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왔지만 1.2이닝을 막은 두 번째 투수 송은범이 시즌 4승째를 따냈고 3.2이닝을 책임진 좌완루키 김윤식은 홀드를 기록했다. 타선에서는 3회 2사 후 적시타를 때린 양석환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LG의 '대체불가 안방마님' 유강남이 5회 투런 홈런을 포함해 2안타4타점을 폭발하며 오랜만에 '신바람'을 냈다.

김동수-조인성으로 이어지는 LG의 엘리트 포수 계보

5개의 한국시리즈 우승반지와 4개의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보유한 박경완(SK와이번스 감독대행)은 1991년 프로 입단시 지명을 받지 못한 육성선수 출신이다. 최근 6년 동안 5개의 골든글러브를 쓸어 담은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NC다이노스) 역시 2차8라운드 전체59순위 출신이다. 이처럼 포수 중에는 입단 당시 크게 주목 받지 못했다가 제법 긴 무명기간을 거쳐 최고의 선수로 자리 잡은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유독 LG는 팀이 창단한 1990년부터 2011년까지 무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1차 지명 출신의 엘리트 포수가 팀의 안방을 책임졌다. LG는 1990년 팀 창단과 함께 한양대의 국가대표 포수 김동수가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김동수는 입단 첫 해부터 LG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신인왕과 포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휩쓸었다. 김동수는 LG에서 활약한 10년 동안 무려 6번이나 골든글러브를 쓸어 담으며 최고의 포수로 군림했다.

KBO리그 FA 1호였던 김동수는 1999시즌이 끝난 후 삼성 라이온즈로 전격 이적했다.김동수에 가려 2군을 전전하던 최동수,김정민(LG 2군 배터리 코치) 등은 드디어 기회가 온다며 잔뜩 들떠 있었지만 이들이 주전으로 나서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1998년 '20세기 마지막 포수'로 불리던 조인성(두산 베어스 배터리 코치)이 무려 4억2천만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계약금을 받고 LG에 입단했기 때문이다.

조인성은 김동수가 이적한 200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LG의 주전포수로 활약했고 주전으로 활약한 12년 중 9년 동안 100경기 이상 출전했다. 물론 선수 생활 동안 우승은커녕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것도 한 번(2010년) 밖에 없지만 조인성이 2000년대 LG의 대표포수라는 사실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리고 공교롭게도 조인성이라는 걸출한 선배의 존재 때문에 유강남은 일찍 군복무를 마치며 천천히 성장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었다.

유강남은 서울고 시절 청소년 대표팀에 선발될 정도로 뛰어난 재능을 인정 받았지만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7라운드 전체50순위로 그리 높은 순번에 지명되지 못했다. 유강남 본인도 기대보다 낮은 순번에 실망해 대학진학까지 고려했었다고 한다. 그 때 만약 유강남이 대학진학을 선택했다면 LG는 지난 6년 동안 연 평균 123경기에 출전하고 있는 최고의 주전 포수를 잃을 뻔 했다.

KBO리그 유일의 4년 연속 15홈런 포수

2011년 입단해 프로에서 2년을 보내며 1군에서 16경기 출전에 그친 유강남은 2012 시즌이 끝난 후 상무에 입대했다. 유강남은 상무에서 김민식(KIA),박세혁(두산) 등 또래 포수들과 2년을 보내면서 많은 성장을 이뤄냈다. LG는 유강남이 없는 2년 동안 길었던 암흑기를 청산하고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지만 정작 포수 자리는 현재윤,최경철(SK 배터리 코치) 등에게 맡길 정도로 확실한 주전이 없었다.

이에 양상문 감독은 2015년부터 상무에서 전역한 젊은 유강남에게 주전 자리를 맡겼고 유강남은 2015년126경기,2016년100경기에 출전하며 LG의 주전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특히 2017년에는 타율 .278 17홈런66타점으로 타격에서도 일취월장한 기량을 선보이며 '거포형 포수'로서의 가능성을 뽐냈다. 특히 대부분의 구단이 30대 노장 포수를 주전으로 쓰던 현실에서 유강남은 20대 포수로서 자신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2018년19홈런,작년 16홈런을 기록한 유강남은 올해 타율은 .259에 그치고 있지만 16홈런에 프로 데뷔 후 가장 많은 73타점으로 '하위타선의 4번타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유강남은 아직 한 번도 20홈런 시즌을 기록하지 못했지만 2017년부터 올해까지 4년 연속 15홈런 시즌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리그 전체에서 4년 연속 15개 이상의 홈런을 기록하고 있는 포수는 오직 유강남 뿐이다(양의지는 2017년 14홈런, 강민호는 2019년 13홈런). 

사실 유강남은 9월 이후 타율 .223, 후반기로 범위를 넓혀 봐도 타율 .231로 전체적인 타격감은 전반기에 비해 많이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여전히 .349의 높은 득점권 타율을 기록하며 결정적인 순간마다 꾸준히 타점을 적립해 주고 있다. 유강남은 17일 KIA전에서도 5회 스코어를 8-3으로 벌리는 투런 홈런에 이어 6회에도 2사 만루에서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의 유격수 오지환이 팀 내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 이유는 오지환이 없으면 마땅한 대안이 없는 '대체불가 선수'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지환뿐 아니라 유강남 역시 현재의 LG 선수단에서 절대 없어서는 안될 이름이다. 올해로 불혹이 된 이성우가 백업포수를 담당하고 있는 LG에서 3년 연속 130경기 이상 출전하고 있는 '금강불괴' 유강남의 부상이탈은 류중일 감독과 LG팬들에게는 상상도 하기 싫은 장면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