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BO리그에서 6위 KIA 타이거즈의 가을야구가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KIA는 10월 둘째 주 10위 한화 이글스와 9위 SK 와이번스를 광주KIA챔피언스필드로 불러들여 홈 7연전을 치렀다. 

7연전을 앞두고 KIA가 하위권 팀을 연달아 만나 대진운이 좋다는 낙관적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KIA는 연속 루징 시리즈로 2승 5패에 그쳤다. 5위 두산 베어스와는 4.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재일교포 감독을 제외한 외국인 감독의 포스트시즌 100% 진출 공식도 깨질 공산이 커졌다.

시즌 막판 KIA는 타선의 저조한 득점력으로 인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NC 다이노스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한 김태진에 상당한 기대를 걸었지만 최근 부진에 빠졌다. 

10월 들어 김태진은 10경기에서 타율 0.154에 홈런 없이 3타점 OPS(출루율 + 장타율) 0.344로 매우 좋지 않다. 10경기 중 멀티 히트는 1경기뿐이다. 인플레이 시 타율을 나타내는 BABIP이 0.167로 운이 따르지 않았다고 볼 수 있으나 근본적으로 극도로 저조한 타율이다.  

최근 부진으로 인해 김태진의 시즌 기록도 많이 내려앉았다. 타율 0.245 1홈런 19타점 OPS 0.570에 불과하다. 타격이 중시되는 코너 내야수인 3루수를 맡기에는 크게 허전한 수준이다. KIA 이적 후의 대체선수대비 승리기여도(WAR/케이비리포트 기준)는  -0.40으로 음수다. 주전에게는 어울리지 않는 지표다. 

▲ KIA 김태진 최근 5시즌 주요 기록
   
소위 '볼삼비'라 불리는 삼진 대비 볼넷 비율도 저조하다. 올 시즌 9개의 볼넷을 얻는 동안 36개의 삼진을 당해 삼진이 볼넷의 정확히 4배다. 소위 '공갈포' 유형에 가까운 볼삼비다. 하지만 김태진의 장타는 모두 합쳐 6개에 불과하며 장타율은 0.290으로 0.3에 미치지 못한다. 

김태진의 약점으로는 타석에서의 성급함이 지적되고 있다. 그의 올 시즌 타석 당 투구 수는 3.80개로 리그 평균 3.90개보다 적다. 

타자들은 기본적으로 타석에서 적극적인 자세가 바람직하다. 하지만 타율을 비롯한 지표들이 저조한 가운데 타석 당 투구 수가 적다면 성급하다는 분석을 피하기 어렵다. 상대 배터리도 김태진의 약점을 인지해 스트라이크보다는 유인구 위주로 빠른 카운트에서 범타 처리하는 방식을 선택하고 있다. 

그럼에도 윌리엄스 감독은 최근 김태진을 중심 타선의 일원인 5번 타순에 배치하고 있다. 사실상 가을야구가 어려워진 가운데 김태진의 가능성을 끝까지 시험하려는 의도가 엿보인다. 

일각에서는 부진한 몇몇 선수에 대한 윌리엄스 감독의 외형적인 '무한 신뢰'를 납득하기 어려워한다. 부진한 선수를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다양한 선수 기용을 시도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선수층, 즉 뎁스(Depth)가 매우 얇은 KIA의 야수진 내에서 윌리엄스 감독이 택할 수 있는 '대안'이 마땅치 않다는 것이 '불편한 진실'이다. 3년 임기 중 첫해에 가능성이 있는 선수들을 선별 및 취사선택하는 것이 그의 의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르게 말하면 현재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한 채 김태진이 시즌을 마칠 경우 내년에는 3루수 주전 보장을 받을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될 수도 있다. 윌리엄스 감독의 3루수 주전 찾기가 원점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김태진이 시즌 말에 타격 페이스를 회복해 주전 3루수로 입지를 다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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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케이비리포트(KBReport.com), KBO기록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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