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 ⓒ KBS

 
매주 일요일 저녁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를 초대해 시대의 이슈를 쉽게 풀어내고 삶의 지혜를 배워보는 KBS 1TV <이슈 Pick, 쌤과 함께>가 이번엔 조금 특별한 배움의 시간을 준비했다.

지난 11일 방영된 '젊은 연대의 힘! 방탄소년단'편에서는 < BTS 예술혁명 >(2018년)의 저자 이지영 세종대 교수가 출연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방탄소년단 현상을 들여다봤다.   

한국 가수 최초 빌보드 Hot 100 차트 1위 달성이라는 쾌거를 계기로 왜 BTS가 세계인의 주목을 받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지, 어떤 의미를 지니고 있는지를 1시간 남짓한 강의를 통해 소개했다. 

이젠 인기 그룹이 아닌 사회 문화적 현상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 KBS

 
"BTS를 모르고는 21세기 시장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샘 리처드 교수)

지난 2017년 이래 방탄소년단과 관련한 연구를 해온 이 교수는 방탄소년단을 두고 "문화 변화의 시초"라고 이야기를 시작했다. 미국 교수의 강연 영상을 언급한 이 교수는 지난 1월 열린 BTS 주제의 국제 콘퍼런스를 예로 들었다. 이 콘퍼런스에서는 전 세계 다양한 전공 분야의 학자 150여 명이 오로지 방탄소년단 그리고 아미(BTS 팬덤)만을 대상으로 연구한 내용을 공유했다고 소개했다.   

​방탄소년단이라는 다소 독특했던 이름에 대해서 이 교수는 "방탄은 총알을 막는 방탄조끼를 뜻한다. 이는 10~20대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억압을 음악으로 막겠다는 뜻이고 그들의 노래에는 편견과 억압에 대한 메시지가 많다"고 설명한다.

이어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 정신과 방탄소년단이 맞닿아 있다고 큰 의미를 부여한다. 출연 패널로 등장한 경제 전문 유튜버 슈카 역시 이에 공감하면서 "방탄소년단은 당연히 사랑 노래 부르는 그룹일 줄 알았다. 하지만 듣다 보니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기존 아이돌 그룹과는 아예 다른 것 같다"고 자신의 견해를 피력한다.

​이 교수는 다른 그룹들 같으면 활동 초기 보통 "우리 이름을 많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등의 멘트로 본인들을 알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곤 하는데 BTS만큼은 좀 독특했다고 이야기한다. "우리 이야기가 더 많이 전달되었으면 좋겠다"라고 스스로를 소개했기 때문. 이를 두고 이 교수는 "나중에는 그 의미를 알겠더라며 "방탄소년단은 비판에만 그치지 않고 위로의 메시지를 함께 전달해 왔다"고 설명했다.

방송 출연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던 중소기획사 출신 가수이자 유색인종이라는 점은 각종 편견 속에 소외된 이들을 대변하는 지금의 위치와 연결된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통해 세계인들은 위안을 받을 수 있었다. 

아미와의 수평적 관계 형성... 기존 팬덤과는 달랐다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 ⓒ KBS

 
방탄소년단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가 바로 아미다. 이 교수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에서 H.O.T. 팬클럽 회장 역할을 맡았던 패널 강유미의 경험을 예로 들었다. 팬클럽 회장이 과거엔 회사의 전달사항을 통보하는 중간 관리자 임무를 띠고 있던데 반해 BTS와 아미는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SNS의 발달에 기인한다고 이 교수는 강조한다. 방탄소년단의 팬이 많은 트위터만 하더라도 중앙 권력이 존재하지 않는 도구라는 것이다. 마음만 먹으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도 누구나 직접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시대 아니던가. 

​여기에 덧붙여 이 교수 본인의 저서 < BTS 예술혁명 >에서도 강조했던 프랑스 철학자 들뢰즈(1925~1995)가 설명한 리좀(뿌리 줄기 식물)이라는 개념을 부연 설명하기도 한다. 소수의 집단이 전체를 이끄는 나무구조가 아니라 개개인이 중심이 되는 구조를 SNS는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이 교수는 "아미라는 무수한 점이 연결되어 의미를 확장하고 있다"고 말한다.  

​이렇게 형성된 수평적 관계는 단순히 동등함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나눔의 의미로 이어지고 있다. 자신들이 지닌 다양한 능력을 그들의 이웃에게 베풀면서 선한 영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선생님과 학생들을 무료로 연결시켜주는 계정을 운영한다든지 BTS 뮤직비디오에도 등장한 <데미안>과 니체의 철학서를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 형성되는 것도 하나의 모범 사례가 되고 있다. 

어른들을 위한 BTS 입문 기회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

지난 11일 방영된 KBS '이슈 Pick, 쌤과 함께'의 한 장면. 이지영 교수가 BTS 현상에 대한 강연자로 나섰다. ⓒ KBS

 
이밖에 방송에선 사회 참여적인 내용을 담은 BTS의 가사, 뮤직비디오에 감동한 해외 아미들이 벌인 행동도 소개했다. ​

물론 이번 <이슈 Pick, 쌤과 함께> 방송이 100% 만족스러운 건 아니었다. 방탄소년단의 모든 것을 아우르기엔 분명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했다. 또한 BTS 작품 및 활동 흔적에 대해 다양한 견해와 분석이 존재함에도 초대강사 주관이 강하게 담긴 저서 내용에 기초한 강연 전개는 자칫 방탄소년단에 대한 고정화된 이미지를 부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드는 것도 사실이다. ​

그럼에도 젊은 층과는 거리감이 있는 KBS 1TV 채널을 통해 1시간 동안 BTS 이야기가 소개된 것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이슈 Pick, 쌤과 함께> '젊은 연대의 힘! 방탄소년단' 편은 데뷔 7주년을 맞이한 인기 그룹의 달라진 현 위상을 고스란히 반영했을뿐만 아니라 BTS가 더 이상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닌, 나이 지긋한 어른들도 보고 배울 만한 존재임을 일깨워준다.  
따뜻한 공감과 위로의 말을 담은 BTS의 노래는 어느새 하나의 연구 대상이자 세계의 흐름을 스스로 좌우하는 강력한 물결이 되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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