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 KBS

 
올해 하반기 TV 예능계에서 가장 핫한 한 명을 꼽으라면 많은 사람들이 제시의 이름을 떠올릴지 모른다. 제시는 엠넷 <언프리티 랩스타>, MBC <진짜사나이>(이상 2015년), <언니들의 슬램덩크>(2016년) 등을 거치면서 국내 방송가에선 보기 드문 강한 이미지와 럭비공 같은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최근 MBC <놀면 뭐하니?> 환불원정대 편과 tvN <식스센스>에 동시에 출연하고 있는 제시에겐 '신흥 예능 대세'라는 이름표가 따라 다닌다. 엉뚱하지만 할 말은 다 하는 그녀가 이번엔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 초대손님으로 등장해 또 한 번 즐거운 웃음을 선사했다.

직접 녹음까지 끝마쳤던 '위 아래'... 각종 TMI 대공개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은 벌써 2년 가까이 평일 밤을 책임지면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KBS2의 대표 예능 프로다. 지난 6일 방송에는 제시가 등장해 옥탑방 5남매(김용만-송은이-김숙-정형돈-민경훈)과 함께 다양한 문제를 풀며 유쾌한 시간을 가졌다. 
 
​언제나 그렇듯 제시는 고정 출연자들과 종종 의사 소통 오류를 겪는 등 당황스러운 상황에 직면하지만 특유의 낙천적인 화법으로 즐겁게 방송에 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미국 그래미 어워드 파티에 초대되었던 이야기부터 비록 코로나19로 인해 무산되었지만 현지 음악계 진출 계획 등의 이야기까지 털어놓으며 흥미를 선사했다. 특히 관심을 모은 내용은 그녀 대신 다른 걸그룹이 불러 대히트를 기록한 노래에 관한 것이었다.   

​"내가 녹음했지만 이건 내 스타일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줬고 잘 된 거다.  난 거기에 아픔이 없다. 이거는 그냥 내 곡이 아니었다."    

제시는 2014년 EXID가 불러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던 '위 아래'가 사실 자신이 먼저 제안받았던 곡이고, 실제 녹음까지 끝마쳤었다는 사실을 밝혀 MC들을 놀라게 했다. 제시는 그 노래가 본인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판단했고 지금까지도 그 행동에 후회가 없다고 밝히며 자신만의 노래 스타일에 대한 소신을 보여줬다.

"한국말 못하는 게 콘셉트다?" 제시에 대한 오해​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 KBS

 
이날 제시는 어눌한 한국말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에 대해서도 속내를 털어놓았다. "한국말을 못하는 콘셉트인가?"란 MC 질문에 제시는 "사람들이 그런다. 저거 다 콘셉트라고"라며 "내가 한국말 못하는 척을 하겠나? 나이 서른 셋에"라고 반문한다. 

이어 제시는 "저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말을 1도 몰랐다"며 "그러다 미국을 가고 한국을 왔다갔다 하니까 영어도 까먹었다. 이젠 둘 다 못한다"고 밝히며 웃음을 선사했다.

제시는 15살 어린 나이에 가수가 되기 위해 무작정 가족과 떨어져 한국에 왔지만 크게 주목받지 못했고 결국 미국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가수의 꿈을 포기하지 못하고 한국을 찾는 우여곡절을 몇 차례 반복한 끝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단순히 남들과 다른 행동, 어투를 지녔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본다는 건 당사자에겐 크나큰 상처가 될 수 있다는 걸 제시의 고백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제시의 이런 고백이 더 안타까운 이유다.   

인종 차별·미국 활동의 꿈·그리고 유재석​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지난 6일 방영된 KBS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한 장면. ⓒ KBS

 
문제 맞히기와 별도로 제시와 관련한 사연들은 분노, 재미, 공감 등을 모두 이끌어내며 웬만한 토크쇼 이상의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제공해줬다. 특히 '하버드에 합격한 대학생이 2년 전 자신이 한 인종차별 발언 때문에 합격 취소통보를 받았다는 문제와 관련해 제시는 자신의 경험담을 이야기했다.  

"어떻게 이겨내야 하냐면 싸워야 한다. 약한 사람 있으면 사람들이 건드린다. 그런데 사람이 당당하면 안 그런다."

어린 시절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급우는 물론 믿었던 담임 선생으로부터도 차별받았다는 제시의 경험담은 제3자인 시청자 입장에서도 분노를 자아내게 했다. 하지만 어렸던 제시는 나름의 당당한 자세로 인종차별에 대처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의 '당당함'은 시청자들에게 귀감이 되기 충분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제시는 미국 유수의 연예 에이전트 회사와 계약을 맺고 현지 진출을 본격 모색 중에 있다. 음악계뿐만 아니라 할리우드 영화계 러브콜도 받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보류된 상태다. 

"그동안 한국에서 사랑을 안 받는 느낌이 들어서 슬펐는데 지금은 잘 돼서 너무 좋다. 여기서 끝이 아니고 코로나19가 좋아지면 모두 다 행복해질 것이다."  

아쉬움이 클 법도 하지만 제시는 긍정적으로 상황을 받아들이고 있었다. 뿐만 아니라 매번 실수할까 봐 걱정하는 자신에게 항상 문자로 격려하고 힘을 북돋아 주는 유재석에게 감사의 마음도 표시했다. 

"문제를 맞춰도 상금 안 주는 퀴즈 프로가 어딨냐"며 투덜대는 제시의 모습으로 방송은 마무리가 됐지만 진지한 속내를 내보인 제시 덕분에 <옥탑방의 문제아들>을 본 시청자들은 훈훈한 분위기 속에 화요일 밤을 마감할 수 있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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