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의! 이 기사에는 영화에 대한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돌멩이> 포스터

<돌멩이> 포스터 ⓒ (주)리틀빅픽처스

 
한적한 시골 마을. 8살 지능을 지닌 30대 석구는 마을에서 정미소를 운영 중이다. 그에게는 자신을 아들처럼 돌봐주는 노 신부와 어린 시절부터 함께한 절친한 친구들, 정미소에 곡물을 가져다주며 챙겨주는 어르신이 있다. 마을 이웃들은 모두 석구를 이해하고 받아준다. 부모는 먼저 하늘나라로 갔지만 이런 마을의 분위기 덕에 석구는 외롭지 않다. <돌멩이>는 석구의 일상에 떨어진 돌멩이 하나가 파동을 일으키며 벌어지는 일을 통해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 돌멩이의 주인공은 가출소녀 은지다. 아버지를 찾아 시골 마을까지 오게 된 은지는 쉼터에서 생활한다. 마음의 상처 때문에 남을 까칠하게 대하는 은지를 사람들은 좋아하지 않는다. 마을 잔칫날, 도난 사건이 발생하고 은지는 소매치기로 오해받는다. 그런 은지의 상처를 치유해주는 사람은 석구다. 어떠한 편견 없이 순수하게 자신을 바라봐 주는 석구에게 호감을 느낀 은지는 함께 아버지를 찾아다니자고 한다.
  
 <돌멩이> 스틸컷

<돌멩이> 스틸컷 ⓒ (주)리틀빅픽처스

 
석구는 은지와의 만남에서 즐거움을 느낀다. 하지만 주변 사람들은 그런 석구를 불안하게 바라본다. 특히 쉼터의 김 선생은 두 사람 사이의 우정이 위험할 수 있음을 걱정한다. 이 불안은 하나의 사건으로 번지게 된다. 석구의 정미소에 혼자 있던 은지에게 예기치 못한 사건이 벌어지고, 김 선생은 은지를 구하려는 석구의 행동을 오해하게 된다. 그리고 석구는 마을에서 손가락질받는 존재가 되어버린다.
 
영화는 혼자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없는 석구와 은지의 우정을 통해 현실적인 메시지를 전한다. 석구는 자신의 의사를 제대로 전달할 수 없고, 은지는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손을 잡아 줄 사람이 없다. 누군가 필요한 두 사람은 서로를 만나 진정한 우정을 쌓지만, 세상은 두 사람의 우정을 순수하게 바라봐 주지 않는다. 편견이 담긴 사회의 시선 속에 나도 그런 시선을 지니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보게 한다.
  
 <돌멩이> 스틸컷

<돌멩이> 스틸컷 ⓒ (주)리틀빅픽처스

 
이런 공감은 정적인 분위기에 깊은 감정의 파동과 함께 먹먹함을 선사한다. 석구가 점점 자신의 상황을 인식할수록, 주변 사람들이 석구에게 모질게 대할수록 석구에게 감정이 이입된다. 특히 석구와 은지의 행복이 결코 함께할 수 없음을 알게 되는 순간, 감정이 극에 달하며 눈물샘을 자극하는 힘을 보여준다. 석구도 은지도 행복했으면 하는 감정에 강하게 빠져들며 주체할 수 없는 슬픔을 자아낸다.
 
이런 슬픔을 강화하는 건 배우들의 연기다. 영화 '해빙' '골든슬럼버'를 비롯해 드라마 '미생'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선보인 김대명은 석구 역을 통해 한계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전반부에 너무나 행복해 보였던 석구의 얼굴에 그늘이 지면서 슬픔의 심화를 이끌어낸다. 후반부에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게 만드는 연기를 보여준다. 관객들로 하여금 석구의 행복을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들게 한다. 
  
 <돌멩이> 스틸컷

<돌멩이> 스틸컷 ⓒ (주)리틀빅픽처스

 
여기에 노 신부 역의 김의성과 케미가 돋보인다. 석구를 끝까지 믿어주는 노 신부는 자신의 선택이 잘못될 수도 있다는 점을 인지하면서도 그 희망과 구원의 끈을 놓지 않는다. <부산행> 등 다수의 작품에서 악역 연기를 선보인 김의성은 이번 작품에서는 선한 연기를 통해 새로운 매력을 선보인다. 여기에 오랜만에 스크린으로 컴백한 송윤아는 노 신부의 대척점에 서며 극적인 긴장감을 이끌어 간다.
 
이런 연기 베테랑들의 조합은 기대감을 품게 만드는 건 물론 영화를 믿고 볼 수 있는 힘을 선사한다. 배우들의 힘이 영화를 이끌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돌멩이>는 잔잔한 리듬감을 통해 석구의 캐릭터에 더욱 깊게 감정을 이입할 수 있는 시간을 주면서 이를 통해 진정성 있는 메시지를 발견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올 가을 잔잔하면서도 마음을 울리는 감성을 원하는 관객에게 좋은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준모 시민기자의 블로그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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