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우리는 코로나19가 익숙한 세상에 살고 있다. 예를 들어 어떤 건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 확진자가 머물렀던 공간은 방역을 위해 폐쇄되고 확진자의 주변 사람들과 밀접 접촉자들은 전수조사를 받아 추가 확진자 발생 여부를 찾아낸다. 조금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깐깐하고 자세하게 검사하고 방역하는 것이 한국이 전세계적인 코로나 펜데믹 속에서 '방영강국'으로 거듭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이는 시청자들과의 약속인 방송국의 드라마 편성에서도 예외가 될 수 없다. 지난 8월26일부터 시작할 예정이었던 KBS 새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출연배우의 코로나19 확진판정으로 배우 및 제작진들이 자가격리에 들어가면서 촬영이 전격 중단됐다. 촬영이 지연되면서 자연스럽게 첫 방송 날짜도 한 달 이상 연기돼 7일에서야 첫 방송을 시작한다. 방송국 입장에서는 당초 계획이 살짝 틀어진 셈이다.

<도도솔솔라라솔>의 주연배우 고아라 역시 동료배우의 코로나19 확진 판정 후 방역지침에 따라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가 지난 9월 초 촬영에 복귀했다. 뜻하지 않는 변수로 첫 방영일이 다소 늦어지긴 했지만 고아라에게 <도도솔솔라라솔>은 2017년 <화랑> 이후 3년 만에 출연하는 KBS 복귀작이다. 특히 <응답하라1994>이후 오랜만에 출연하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인 <도도솔솔라라솔>은 고아라의 커리어에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SM에서 심혈을 기울여 키운 유망주, <응사>로 잠재력 폭발 
 
 <응답하라1994>에서 예쁜 외모를 포기한 고아라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극찬을 받았다.

<응답하라1994>에서 예쁜 외모를 포기한 고아라는 오히려 시청자들에게 '사랑스러운 캐릭터'로 극찬을 받았다. ⓒ tvN 화면 캡처

 
경남 진주에서 태어난 고아라는 직업군인인 아버지를 따라 사천, 광주 등에서 학창 시절을 보내다가 2003년 제5회 SM 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를 통해 연예계에 데뷔했다. 고아라는 동방신기의 유노윤호와 최강창민, 슈퍼주니어의 동해, 강인, 성민, 신동, 천상지희의 선데이와 스테파니, 소녀시대의 태연 등을 배출한 SM청소년 베스트 선발대회에서 8000:1의 높은 경쟁률을 뚫고 외모짱과 대상을 휩쓸었다. 

SM 입사(?) 후 곧바로 KBS 청소년 드라마 <반올림>의 오디션을 본 고아라는 또 한 번 1000:1의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이옥림 역에 캐스팅됐다. 고아라가 연기한 이옥림은 당시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었고 <반올림>은 시즌2까지 방송되며 유아인, 오연서, 김희철 등 많은 청춘스타들을 배출했다. 고아라는 2006년 드라마 <눈꽃>에서 김희애의 딸 유다미를 연기해 호연을 펼치며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눈꽃> 이후 활동명을 아라로 바꾼 고아라는 배우로서 한창 경험을 쌓아야 할 2008년과 2009년 <누구세요?>와 <맨 땅에 헤딩>에 출연하며 윤계상, 정윤호와 호흡을 맞췄지만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맨 땅에 헤딩> 이후 일본으로 진출해 활동을 이어간 고아라는 한동안 국내 활동이 뜸하다가 2012년 영화 <페이스 메이커>와 <파파>를 통해 다시 복귀했다. 

그렇게 SM의 아쉬운 원석으로 남는 듯했던 고아라는 2013년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인생작'을 만났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두 번째 작품이자 시리즈 중 유일하게 대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응답하라 1994>였다. 고아라는 성동일의 '두 번째 개딸' 성나정을 연기하기 위해 몸무게를 7kg나 늘리고 망가지는 연기도 불사하는 열연을 펼치며 시청자들에게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응답하라 1994>를 통해 배우로서의 잠재력을 폭발한 고아라는 2014년 차승원, 이승기와 함께 SBS 드라마 <너희들은 포위됐다>에 출연했다.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범죄 액션이라는 장르물로서 썩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지만 고아라를 비롯한 배우들의 연기에는 누구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2015년에 방송된 KBS의 <프로듀사>에서는 신디(아이유 분)의 '무늬만 소울메이트'로 특별 출연해 아이유와 코믹한 연기호흡과 과시했다.

7년 만에 발랄한 로맨틱 코미디로 돌아온 고아라
 
 고아라는 2018년 <미스 함무라비>에서도 정의롭고 용기 있는 초임 판사 연기를 무리 없이 해냈다.

고아라는 2018년 <미스 함무라비>에서도 정의롭고 용기 있는 초임 판사 연기를 무리 없이 해냈다. ⓒ jtbc 화면 캡처

 
고아라는 2017년 KBS 사전제작 드라마 <화랑>에 출연했지만 같은 해 방송된 <태양의 후예>의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10%를 넘나드는 시청률에 그쳤다. 2018년에는 현직 부장판사가 극본을 쓴 JTBC의 법정드라마 <미스 함무라비>에서 초임판사 역을 맡으며 인간적이고도 지적인 매력을 뽐냈다. <미스 함무라비>는 최종회 시청률 5.3%를 기록하며 3년 만에 부활한 JTBC 월화드라마 최고 성적을 올렸다(작년 <눈이 부시게>가 9.7%로 경신).

작년에는 <이산>, <동이>, <마의> 등 이병훈 사단의 사극들을 함께 했던 김이영 작가의 신작 <해치>에서 걸어 다니는 인간병기지만 마음은 한없이 여린 조선시대의 다모 천여지를 연기했다. 하지만 많은 기대 속에 방영된 <해치>는 방영기간 내내 한 번도 두 자리 수 시청률을 넘지 못했다. 오히려 지난 봄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이익준(조정석 분)의 전 여자친구 역으로 특별 출연한 것이 더 많은 화제가 됐을 정도.

<응사> 이후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응사>를 넘을 만한 대표작을 만나지 못한 고아라는 KBS 새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을 차기작으로 정했다. 에너제틱 피아니스트와 만렙 알바생의 로맨스를 그린 <도도솔솔라라솔>에서 고아라는 아빠의 맹목적인 사랑을 받고 자란 파파걸이자 철딱서니 없는 날라리 피아니스트 구라라를 연기한다. 오랜만에 고아라에게 어울리는 엉뚱하고 발랄한 역할이다.

<도도솔솔라라솔>에는 고아라 외에도 <검색어를 입력하세요 WWW>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인 신예 이재욱이 알바력 만렙의 자유영혼 선우준 역을 맡아 고아라와 멜로 연기를 펼친다. <낭만닥터 김사부2>와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통해 얼굴을 알린 김주헌도 번아웃 증후군(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이 찾아온 정형외과 전문의 차은석을 연기한다. 

고아라는 '성나정'으로 유명해지기 전인 지난 2012년부터 아프리카에 구호 및 봉사활동을 다녔고 이를 계기로 2013년 국제구호개방 '굿네이버스'의 홍보대사로 위촉됐다. 지난 3월에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취약계층 및 저소득 가정 아동을 위해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 드라마의 흥행과 별개로 꾸준히 선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고아라가 형사도, 화랑도, 판사도, 다모도 아닌 발랄한 피아니스트 역할로 시청지들에게 즐거움을 주려 한다.
 
 KBS 새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불편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하는 작품이다.

KBS 새 수목드라마 <도도솔솔라라솔>은 불편하지 않은 로맨틱 코미디를 지향하는 작품이다. ⓒ <도도솔솔라라솔>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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