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 이후 리그 정상권에 군림한 두산 베어스의 야구를 떠올린다면 역시 우수한 야수진이 먼저 떠오른다. 공격과 수비를 두루 갖춘 야수들이 포진되어 있는 두산은 화끈한 타격과 물샐틈없는 수비로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선입견을 뒤집어 놓았다.

다소 구위가 떨어지는 투수라도 두산 마운드에 서면 상대적으로 뛰어난 득점지원과 탄탄한 수비력, 넓은 잠실 구장을 등에 업고 투구할 수 있기 때문에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는 경우도 적지 않다. 두산으로 이적한 외국인 투수들이 기존 팀에서보다 더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이 좋은 사례다.

하지만, 지난 9월 이후 두산 야수진은 전혀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특히 타격에서는 과거에 비해 현저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빈공에 시달리던 두산은 좀처럼 승수를 쌓지 못하고 상위권 싸움에 밀리고 말았다. 한때는 KIA 타이거즈에게 5위 자리를 내주며 6위까지 추락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하지만 5위 싸움 맞대결 상대인 KIA에게 지난 주말 3연전 전승을 거두며 5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후 SK 와이번스마저 잡으며 LG를 제치고 4위로 상승해 다시 상위권 순위 싸움에 도전장을 던졌다. 비결은 화끈한 공격력과 탄탄한 수비력을 회복한 야수진에 있었다. 넉넉하게 점수를 뽑고 기선을 제압하는 두산다운 야구를 다시 펼치며, 가을 대반격을 예고했다.

4연승을 거둔 두산은 다시 2위 kt와의 격차를 2경기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1위 NC와의 차이는 10경기라 현실적으로 따라잡기 어렵지만 2위부터 5위까지의 승차는 2경기에 붙어 있기 때문에, 막판 스퍼트에 성공한다면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 직행이 가능하다.

※ 두산 오재일의 주요 타격기록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는 두산은 주포 오재일의 완벽 부활을 기다린다. 9월 이후 타선 부진의 주 원인이라고 볼 수 있는 오재일은 개막 후 8월까지 맹타를 휘두르며 완벽한 중심타자의 모습을 보였으나 9월 한 달 간 103타석에서 타율 0.195로 부진에 빠졌다.

3홈런을 기록하긴 했지만 타격의 정교함이 사라진 것이 문제였다. 중심타자 오재일이 부진에 빠지자 두산의 팀 득점력 역시 저하되고 말았다(9월 경기당 팀 득점 4.4/리그 8위). 그랬던 오재일이 10월에는 19타석에서 0.308의 타율을 기록하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화끈하게 몰아치는 타격 스타일인 오재일이 시즌 막판 컨디션을 회복한다면 두산은 자연스럽게 순위 경쟁에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과거 포스트시즌에서 오재일이 보인 압도적인 활약은 상대 마운드를 긴장시키기에 충분한 수준이다.

오재일은 올 시즌이 끝나면 FA 자격을 취득한다. 코로나19로 인한 무관중 경기가 지속되면서, 구단들의 재정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한파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장타력을 갖춘 거포에 대한 수요는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이후 주춤하던 오재일이 시즌 막판 FA로이드를 발휘해 두산을 플레이오프 직행으로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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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 참조: 야구기록실 KBReport.com(케이비리포트), KBO기록실, STAT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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