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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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2>가 막을 내렸다. 지난 4일 방영된 마지막 회는 전국 평균 9.4%의 시청률을 기록했다(닐슨코리아 유료가구 플랫폼 기준). 중간에 시청자를 유입시키기 어려운 장르물의 특성을 고려하면, 매우 성공적인 수치다. 한국 넷플릭스에서도 꾸준히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시즌2를 기다리며 여러 차례 시즌1을 돌려 보았던 '비숲 덕후'의 입장에서, <비밀의 숲2>는 찬사를 보낼 수만은 없는 '애증'의 작품이었다.
 
<비밀의 숲>(2017)은 기념비적인 작품이었다. 검사와 형사가 등장하는 수사 드라마는 지금까지 많이 있었다. 하지만 감정을 거세한 검사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작품은 없었다. 타인의 감정에 공감하지 못하는 검사 황시목(조승우 분) 옆에는, 정의롭고 감성적인 경찰 한여진(배두나 분)이 있었다. 시즌1 당시 제작발표회에서 조승우는 "스스로 과잉된 감정을 소모하고 있는 것 같아 계속 연기할 수 있을지를 고민했다. 그런데 감정 없는 캐릭터를 언제 또 연기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말했다. 그의 선택은 현명했다. 황시목은 매우 복잡한 인물이다. 조승우는 절륜한 연기로 시청자를 경탄시켰다. 배두나 역시 평면적일 수 있는 선역 캐릭터에 숨을 불어 넣었다.

박무성 살인 사건이라는 기점을 중심으로, 황시목은 모든 이들을 용의선상에 올려 놓았다.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았다. 선과 악의 이분법에 함몰되지 않는 입체적인 인물들이 등장했다. 드라마는 찬사 속에 마무리 되었으며, 배우들은 대체할 수 없는 캐릭터를 얻게 되었다. 그래서 조승우는 2018 백상예술대상 당시 시즌제에 대한 욕망을 강력하게 드러냈던 바 있다.
 
그렇게 비밀의 숲이 돌아왔다. <비밀의 숲2>는 거인의 그늘로부터 한순간도 자유로울 수 없었다. 시즌 1에 비교될 운명을 타고났다는 것이다. 시즌 2는 두드러지는 단점이 몇 가지 있었다. 통영에서 발생한 대학생 익사 사건을 시작으로 세곡지구대 사건, 남재익 의원의 청탁, 한조그룹의 경영권 다툼,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검경협의회, 전관예우, 박광수 변호사의 사망 등 수많은 사건들이 나열되었다. 설명투의 대사는 정보량에 비례했다.

드라마의 분량(16부작)에 비해, 다루고 싶은 이야기가 너무 많았다. 이것은 이수연 작가의 전작인 JTBC <라이프>에서도 그대로 노출되었던 문제다. <라이프>는 의료계와 전문 경영진 간의 다툼, 병원 내의 인간 군상, 이보훈 원장(천호진 분)의 의문스러운 죽음, 정치계 이슈, 예진우와 예선우 형제의 가족사 등을 압축하려다가, 충분한 공감을 받지 못했다.
 
극 중반, 서동재 검사(이준혁 분)가 납치되면서, 시청자들의 기대는 높아졌다. 시청자들은 수사권 조정을 둘러싼 탁상공론보다, 황시목과 한여진이 공조를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을 더 보고 싶어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납치범을 추리하는 과정에서 시청자에게 주어지는 정보는 많지 않았다. 전 동두천 서장 전승표(문종원 분), 서동재의 아내 이유안(최희서 분), 의정부 경찰서 백중기 경사(정동길 분), 부장 검사 김사현(김영재 분) 등이 모두 미심쩍은 인물로 그려졌지만, 맥거핀에 그치고 말았다.
 
매력적인 인물의 부재는 이 드라마의 큰 약점이다. 시즌 1에서는 황시목과 한여진은 물론, 그들의 안티 테제인 이창준(유재명 분)이 놀라운 힘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서는 기존의 두 주인공이 소재에 밀려 관전자로 머무는 시간이 많아졌다. 검경협의회 신에서 황시목의 역할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떠올려 보자. 시즌 2에 새로 등장한 인물 중 이창준과 같은 무게의 축은 없었다. 형사법제단장 우태하(최무성 분)와 수사혁신단장 최빛(전혜진 분)은 시즌 2의 주요 인물들이지만, 그들이 몸담은 조직의 병폐를 보여주는 도구적 캐릭터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창준에서 이창준으로.. 전작의 그늘 아래에서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tvN <비밀의 숲2>의 한 장면 ⓒ 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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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조그룹 회장 이연재(윤세아 분)가 남편 이창준을 그리워하듯, 시청자들은 이창준을 그리워했다. 그 사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비밀의 숲2>는 노골적으로 과거의 유산에 기대고자 했고, 과거에서 설득력을 찾고자 했다. 이창준은 유훈 통치처럼 죽어서도 이 드라마를 좌우했다. 이창준의 나레이션은 드라마의 첫 회와 마지막 회에 수미상관으로 배치되었고, 시목의 꿈 속에 등장하기까지 했으니.

안길호 PD의 바톤을 넘겨 받은 박현석 PD의 연출 역시 아쉽다. 시즌 1에서 안길호 PD의 연출은 서사와 결을 함께 하고, 속도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에는 불필요하고 관습적인 연출이 꽤 등장했다. 11회와 12회는 특히 마지막 회에서 그려진 황시목의 꿈 장면이 대표적이다. 그는 꿈 속에서 고인이 된 이창준, 영은수(신혜선 분), 그리고 서로 다른 길을 걷게 된 강원철(박성근 분) 과 윤세원(이규형 분)을 만난다. 애절한 가요과 하얀 조명으로 신파적 분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건조한 연출이 더욱 '비숲'답지 않았을까.
 
"내가 통영 건을 빨리 끝냈어. 한 번이라도 더 들여다봤으면 경고판 뽑은 놈들이 아니라 범인 아이가 이상하다는 걸 포착했을 거야."
 

마지막 회에서 동부지검장 강원철은 검찰에서 물러난 뒤, 자신을 찾아온 황시목에게 그는 위와 같이 말한다. 우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한번 더' 생각하지 않고 침묵했을 때, 그 결과가 어떤 그림자를 남기는가를 돌이켜 보자는 것이다. 이수연 작가는 우리 사회의 정의와 공공선에 대해 고뇌하는 작가다. 이 작품이 접근하는 주제는 한국 사회를 관통하고 있으며, 그 메시지는 명료했다. 그러나 메시지의 명료함에 비해, 메시지를 던지는 과정은 결코 매끄럽지 못했다.

그래도, '시즌 3'를 기대하는 이유

한계점이 많이 있었으나, <비밀의 숲2>는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전작에 비해 이야기와 연출의 힘이 약해졌지만, 전작에서 잘 구축된 캐릭터들이 있었다. 황시목이 차가운 언어로 우태하나 가짜 목격자 전기혁을 몰아 붙이는 장면은, 팬들이 바라고 있던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던 예다.

시즌 2의 마지막 회는 완성된 결말을 보여주지 않았다. 연재와 한조 그룹의 경영권을 놓고 다투고 있는 이성재는 아직 얼굴을 비추지도 않았다. 중앙지검에 증언을 하러 간 서동재의 입에서 어떤 말이 나왔는지도, 우리는 듣지 못했다. 풀어야 할 과제들이 이처럼 여럿 남아 있다. 우리는 시즌 2를 보면서 '이 작품은 시즌 3를 확정지은 채 만든 작품'이라는 것을 확신할 수 있다.

황시목과 한여진은 그들의 정의를 관철하기 위해 활보하는 인물들이다. 방법론은 다르지만 '진리를 좇아 매진하고, 도리를 깨닫고자 나아가는' 모습을 더 보고 싶다. 돌아온 김 계장(이태형 분)의 모습도 더 보고 싶다. 시즌 2가 시즌 3로 나아가는 발판을 닦는 과정이었다면, 시즌 3는 보다 완성도 있는 이야기로 귀결되어야 한다. <비밀의 숲>이 성공한 한국형 시리즈물로 기억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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