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담보>에서 성인 승이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영화 <담보>에서 성인 승이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 CJ엔터테인먼트

 

올 가을은 하지원에게도 그의 팬들에게도 반가운 나날들일 것이다. 2년 전 오우삼 감독 영화로 관객을 만난 적 있지만, 한국영화로는 5년 만이다. 추석 연휴 직전 개봉한 <담보>는 그간 하지원이 선보였던 가족 코미디 오락물로 연휴 기간을 지나며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고 있다. 

<담보>에서 하지원은 성인이 된 승이 역을 맡았다. 두 명의 사채업자의 담보가 된 어린 승이 이야기가 이야기의 전반부라면 하지원은 이 세 사람 간에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설명하는 중후반부부터 본격적인 역할을 한다. 그간 주연으로서 온전히 작품을 책임져왔던 그로선 결코 많은 분량이라 할 수 없다. 그의 출연엔 감동 코드가 진한 시나리오, 그리고 <색즉시공>(2002) 이후로 오래 알고 지낸 윤제균 감독(<담보>의 제작자)의 역할이 컸다. 

행복했던 현장의 기억

"사실 저도 이렇게 오랜만에 한국영화를 하려고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맨 헌트>라는 오우삼 감독님 작품을 하면서 타이밍이 잘 안맞았던 것 같다. 윤제균 감독님이 먼저 전화를 주셔서 제가 영화에 출연해 시작과 마무리를 무게감 있게 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분량이 적은 것에 대해서) 윤 감독님이 먼저 말씀해주셨기에 전혀 상관은 없었다.

시나리오가 뭉클했다. 승이가 진짜 가족이 두 아저씨들임을 알게 되는 순간에서 눈물이 나더라. 말도 안되는 관계인 세 사람이 가족이 돼 가는데 그런 소재가 독특하기도 했다. 혈육임에도 떨어져지내거나 불편해서 서로 보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혈육은 아니더라도 가족 이상으로 곁에서 지켜주는 사람도 있잖나. 지금의 현실이다. 영화를 보는 분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소홀했던 주변 관계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될 것 같다. 그리고 사회 소외 계층을 생각할 수도 있고."

 
 
 <담보> 스틸컷

<담보> 스틸컷 ⓒ CJ 엔터테인먼트

 
하지원은 <담보>를 하면서 가족의 의미를 더 생각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낳은 정이 먼저인지 기른 정인지 해묵은 주제에 대해 그는 "그걸 떠나서 지금 현재 옆에서 지켜주고 믿어줄 수 있는 존재가 있다면 그 또한 가족이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 말을 하며 그는 가족의 의미를 되묻는 여러 영화를 언급했다.

"최근 <플로리다 프로젝트>를 다시 보게 됐다. 영화에 등장하는 아이처럼 소외돼 사는 사람들 이야기를 다시금 생각하면서 그런 아이를 지켜줘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 <담보>를 통해서도 비슷한 메세지를 얻을 수 있지 않나 싶다." 

영화 분위기만큼 현장 또한 즐겁고 행복했다고 하지원은 전했다. 특히 사채업자로 출연한 배우 성동일, 김희원, 어린 승이 역을 맡은 박소이와 나눈 추억이 많아 보였다. 종종 현장에서 동료 배우들과 술 한 잔 하며 영화 이야기 하는 걸 즐기는 성동일에게 먼저 맥주를 마시자고 제안하기도 했다고 한다.

"현장 분위기, 그 공기가 너무 좋았다. 촬영이 일찍 끝나면 맥주도 종종 같이 마셨다. 제가 낯을 가리고 적극적인 성격은 아닌데 현장에서 그러는 건 좋아한다. 성동일 선배도 그렇고 편하고 좋았다. 흥도 많으시고 천진난만하시더라(웃음). 또 소이는 처음 대본 리딩 때 만났는데 인상적이었다. 예쁘고 귀여운데 연기 또한 상황을 다 이해하면서 하는 것 같더라. 너무 자연스럽게 소화해서 깜짝 놀랐다."

"팬들 존재 자체로 감사해"

어느 덧 데뷔 25년차를 맞은 하지원에게는 가족과 같은 소중한 존재들이 있다. "애초에 스타가 되기 위해, 연예인이 되기 위해 연기한 게 아닌데 감사하게도 팬들이 사랑해주시고, 지금까지 오랜 시간 함께 해주고 계신다"며 말을 이었다.

"팬카페 분들이 절 되게 걱정해주면서 어찌 보면 부모님 마인드일 때도 있고, 언니나 동생 마인드로 절 생각해주고 있다. 옆에서 지켜주는 마음이 강하다. 10년 넘게 함께 해오니 가족같은 느낌이 들더라. 그리고 지금 제가 제 회사를 8년째 하고 있는데 함께 일하는 친구들 또한 너무 소중하다. 스케줄이 없는 한 저도 사무실에 매일 출근한다. 소통하기 위해서. 근데 이건 저만의 생각인가? (웃음)

팬미팅할 때도 전 무대에 올라가 있는 게 아니라 같이 소풍을 간다거나 운동회를 하거나 봉사활동을 한다. 그런 게 추억이 되고 뭔가 거리감도 더 없어지더라. 요즘은 상황이 상황인지라 그런 행사를 못해서 아쉽긴 하다."


 
 영화 <담보>에서 성인 승이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영화 <담보>에서 성인 승이 역을 맡은 배우 하지원. ⓒ CJ엔터테인먼트

 
시간이 지나며 사람의 소중함을 더욱 느낀다고 그는 말했다. 동시에 경력을 쌓아올수록 연기와 작품에 대한 열정이 강해진다고 고백했다. 하지원이 맡았던 여러 드라마와 영화 중 유독 대중이 작품 속 캐릭터 이름을 기억해주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은 그에게도 고무적이다. <시크릿 가든>의 길라임, <황진이> 속 황진이, <발리에서 생긴 일>의 수정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캐릭터 이름을 기억해준다는 건 배우로서 너무 좋고 감사한 일이다. 진짜 내 모습을 또 발견해서 작품 속에 녹여보고 싶다. 요즘 시간이 날 때마다 영화나 음악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더 많은 감정과 경험을 느끼고 싶다. 살면서 느껴보지 않은 감정이 훨씬 더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 이야기를 더 많이 하고 싶다. 제가 좋아하는 일이니까 다 쏟아부을 수 있거든. 여전히 궁금증과 호기심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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