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개봉작 <담보>와 <국제수사>

추석 개봉작 <담보>와 <국제수사> ⓒ CJ엔터테인먼트,쇼박스

 
코로나19로 영화시장이 움츠러들었다고는 해도 명절은 흥행 대목이다. 한국영화가 전통적인 강세를 보이는 시기인데, 코로나19로 외국영화들이 힘을 못쓰고 있다보니 이번 추석에는 지난 29일 개봉한 CJ엔터테인먼트의 <담보>와 쇼박스의 <국제수사>가 맞대결을 펼치는 중이다.
 
초반 추세는 막상막하다. 두 영화가 일진일퇴의 경쟁을 펼치면서 비슷한 흥행세를 나타내고 있다. 개봉 첫날은 <국제수사>가 1위로 출발했으나 다음 날인 30일은 <담보>가 <국제수사>를 밀어내고 1위로 올라서면서 추석 흥행 경쟁을 달구는 모습이다. 전체 관객 수는 <국제수사>가 앞서고 있으나 연휴에 접어들며 예매율 1위를 <담보>가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두 작품은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먼저 가족이 등장한다. <담보>는 핏줄이 섞이지 않은 사람들이 우여곡절을 겪으며 가족으로 사는 과정이다. 일본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어느 가족>에서 이질적인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공동체로서 가족을 이루고 사는 것과 비슷하다. 전통적 가족보다는 삶을 함께하면서 끈끈하게 맺어지는 가족의 가치가 도드라진다.
 
이에 비해 <국제수사>의 가족은 주변부 적인 요소다. 시골 경찰서의 강력계 형사가 평생 외국 여행 한번 못 가본 것을 한탄하는 아내와 딸의 성화에 못 이겨 결혼 10년 만에 처음으로 해외 여행에 나서는 과정에서 사건에 얽히는 내용이다. 하지만 가족에 대한 애정은 사이사이 애틋하게 표현된다.
 
종배 아저씨와 패트릭
 
 <담보>의 한 장면

<담보>의 한 장면 ⓒ CJ엔터테인먼트

 
공통적이면서도 다른 점은 두 영화 모두 주연으로 나선 배우 김희원의 존재다. 이는 3월 개봉 예정이었던 <국제수사>가 코로나19로 인해 두 번이나 개봉을 연기하면서 김희원은 추석 배우가 됐다. <국제수사>는 3월에서 8월로 개봉 시기를 옮겼으나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면서 다시 추석으로 연기했고, 결국 비수기 개봉 예정이었던 영화는 추석 성수기 경쟁에 뛰어들게 됐다.
 
출연작이 같은 시기에 개봉하다 보니 김희원 배우 입장에서는 상당히 난처해 보인다. 김희원 배우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상당히 부담스럽다"는 마음을 전하고 있다. 두 영화 모두 잘 됐으면 좋겠지만 경쟁은 어쩔 수가 없고 관객의 선택은 냉정하다는 점에서 희비가 엇갈리게 되는 것은 당연하다.
 
<담보>에서 김희원은 선한 역할이다. 성동일과 함께 사채업자로 나오지만, 빚을 받기 위해 담보로 데려온 소녀를 따뜻하게 대해주는 속정 깊은 모습을 보이고 때때로 웃음을 유발한다. 극 중 활력소 역할을 담당하는데, 비중도 작지 않다. 아역 배우를 앞세운 <담보>가 추석 연휴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임을 강조하고 있는 영화에서 김희원의 존재감은 크게 느껴진다.
 
<담보>의 한 제작 관계자는 "김희원의 역할이 볼수록 빛난다"고 말했다. "처음 볼 때는 잘 느껴지지 않지만 세 번을 보게 되니 배우의 매력이 아주 크게 느껴진다"고 극찬했다. 상대적으로 성동일에 대해서는 "처음에는 코믹한 연기를 예상했었는데, 당사자는 진지하게 제대로 된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처음 기대를 기분 좋게 배신한 셈이다"라고 설명했다.
 
 <국제수사>의 한 장면

<국제수사>의 한 장면 ⓒ 쇼박스

 
<국제수사>에서 김희원의 배역은 필리핀 범죄조직의 정체불명 킬러 패트릭이다. 섬뜩함을 안겨주는 범죄자로 전형적인 악역이다. 김희원은 "인간적인 면모가 없는 킬러이기 때문에 과감하게 행동하는 인물로 캐릭터를 설정했다"고 말했다. "의상 역시도 한국에서 직접 제안했다"며 "전혀 입지 않을 것 같은 옷을 입어 독특한 느낌을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추석 극장가에서 선한 역할과 악한 역할이 공존하는 김희원의 활약은 가장 눈에 띌 수밖에 없다. <담보>의 종배 아저씨와 <국제수사>의 패트릭을 오가는 김희원이 관객들의 뇌리에 남는 이유다.
 
'씨앙씨에' 운영했던 손주연 작가
 
한편 <담보>의 경우는 시나리오를 쓴 손주연 작가도 눈에 띈다. 공식적으로는 <담보>가 첫 시나리오지만 1990년대 영화를 공부했던 사람들에게는 시나리오 작가보다는 당시 민간 시네마테크 운동의 중심인물로 '씨앙씨에'의 대표로 소개하는 게 더 익숙하다.
 
'영화공간1895'의 뒤를 이었던 '씨앙씨에'는 대학로에 위치했던 공간에서 다양한 해외영화 비디오와 서적 등 자료를 구축해 놓고 강의와 영화제 등을 수시로 열며 새로운 영화를 갈망하던 씨네필들에게 큰 도움을 줬다. 한국영화의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던 것인데, 시네마테크 활동 이후 30년이 가까워 오는 시점에서 첫 시나리오로 <담보>를 내놓게 된 것이다.
 
손주연 작가는 "씨앙씨에 이후에도 계속 영화 일을 하고 있었다"며 "<담보>는 모든 기운을 짜내서 완성한 시나리오로 몇몇 설정에 대해서는 주변의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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