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국제수사>의 한 장면.

영화 <국제수사>의 한 장면. ⓒ 쇼박스

 

범죄를 수사하는 형사들이 주인공이고, 동남아 휴양지 필리핀에서 대거 로케이션을 진행했다. 이 정도면 그럴싸한 남성 누아르물이 떠오르기 십상인데 영화 속 캐릭터들은 하나같이 뭔가 허술하다. 

영화 <국제수사> 주인공들은 충남 대천경찰서 강력반 형사 병수(곽도원)와 그의 고향 후배 만철(김대명) 및 친구들이다. 결혼 10주년을 맞아 모처럼 가족과 해외여행을 떠난 병수가 '야마시타 골드'라는 황금 궤를 노리는 일당 이야기를 알게 되며 사건에 말려드는 과정을 그렸다. 

우선 중심인물로 내세운 병수와 만철은 도덕적으로 다소 흠결이 있다. 형사라지만 소속 동료들과 함께 병수는 일종의 뇌물 수수 전력이 있고, 만철은 사기 등으로 주변 사람을 고생시키다가 필리핀으로 떠나 관광업을 하고 있다. 이렇게 흠집이 있는 인물들이 서로의 이익을 위해 이합집산하다가 결국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는 게 영화의 주제라고 볼 수 있다.

간명한 주제 의식처럼 영화 또한 철저히 오락성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액션과 코미디 요소를 고루 섞어 관객으로 하여금 가볍게 즐길 수 있도록 구성한 게 특징이다. 영화 속 주요 악당인 패트릭(김희원) 역시 강력한 힘과 카리스마를 지닌 인물이기보단 어딘가 모르게 허술해 보인다. 

할리우드 B급 액션 코미디에서 익숙하게 봤음직한 설정이지만 영화에 담긴 액션은 결코 저렴하진 않다. 둔한 몸으로 이리저리 고군분투하는 등장인물들이 생동감 있게 잘 담긴 게 특징이다. 과한 유머를 위해 캐릭터나 대사를 소모하지 않는 느낌이다.

담백한 코미디와 생활형 액션
 
 영화 <국제수사>의 한 장면.

영화 <국제수사>의 한 장면. ⓒ 쇼박스

  
 영화 <국제수사>의 한 장면.

영화 <국제수사>의 한 장면. ⓒ 쇼박스

 
공권력이 상대적으로 불안한 나라에서 종종 발생했던 셋업범죄, 즉 무고한 사람을 범인으로 만들어 놓고 진범은 빠져나가는 식의 범죄가 주요 소재다. 연출을 맡은 김봉한 감독이 직접 말했듯 <그것이 알고 싶다> 류의 시사 프로나 다큐멘터리에서 자주 다룬 소재기도 하다. 여기에 영화적 상상력을 덧붙인 게 <국제수사>라고 할 수 있다.

담백한 코미디와 생활형 액션은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영화를 즐기려는 관객에겐 충분히 매력으로 다가올 법하다. 하지만 만듦새 자체가 매우 짜임새 있어 보이진 않는다. 사건 발발과 등장인물들의 접점이 다소 허술하게 그려져 있어서 쫀쫀한 긴장감을 담보하진 못한다. 중년 남성이 대거 등장해 흔히 말하는 아재 개그나 꼰대 개그를 내비치는 것에 거부감이 있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는 아쉬울 수 있다.

흠집이 있을지언정 캐릭터들이 미워보이진 않는다.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법한 소시민적 특성 중 하나일 것이다. 김봉한 감독이 포착한 소시민성과 코미디의 조합이 관객들을 얼마나 극장으로 끌어낼 수 있을까. 2018년 영화를 찍고도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두 차례나 개봉을 연기한 만큼 제작진의 노고와 고생이 고스란이 담긴 작품이기도 하다

한줄평: 투박해도 꽤 맛나 보이는 반찬들로 이뤄진 영화
평점: ★★★☆(3.5/5)

 
영화 <국제수사> 관련 정보

연출: 김봉한
출연: 곽도원, 김대명, 김희원, 김상호, 손현주, 조재윤 등
각본: 이연우, 김봉한
제공 및 배급: (주)쇼박스
러닝타임: 106분
관람등급: 15세이상 관람가
개봉: 2020년 9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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