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키움과의 중요한 경기를 잡아내며 5위 자리를 사수했다.

김태형 감독이 이끄는 두산 베어스는 26일 서울 잠실 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4-0으로 승리했다. 오랜만에 투타조화를 통해 기분 좋은 팀 완봉승을 따낸 두산은 이날 롯데 자이언츠에게 3-16으로 크게 패한 6위 KIA 타이거즈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61승4무52패).

두산은 4회 무사3루에서 선제 적시타를 때린 오재일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외국인 타자 호세 페르난데스와 포수 박세혁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가 7이닝3피안타1볼넷7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14번째 승리를 따냈고 8회에 등판해 1이닝을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은 이승진은 최근 9경기10.1이닝1실점으로 두산에서 가장 믿음직한 불펜투수로 거듭나고 있다.

8,9회를 책임질 필승조가 마땅치 않은 두산

자고로 강 팀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선발투수와 마무리 투수 사이를 이어주는 강력한 셋업맨의 존재가 필수적이다. 2015년부터 작년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번의 우승을 차지하며 왕조를 구축했던 두산도 든든한 셋업맨들이 불펜을 잘 지탱해왔다. 오승환(삼성 라이온즈)이나 정대현(동의대 투수코치)처럼 확실한 붙박이 마무리가 없었던 두산이 수년 간 좋은 성적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2015년에는 프로 입단 후 꾸준한 성장 속도를 보인 3년 차 좌완 함덕주가 7승2패2세이브16홀드 평균자책점3.65를 기록하며 불펜에서 맹활약했다(함덕주는 2017년엔 선발로 9승,2018년엔 마무리로 27세이브를 기록했다). '판타스틱4'로 불리는 선발 4인방이 나란히 15승 이상을 기록했던 2016년에도 불펜에 정재훈(두산 불펜코치)이라는 든든한 셋업맨이 없었다면 통합우승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정규리그 2위로 지난 4년 간 가장 부진(?)했던 2017년에는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던지는 '만년 유망주' 김강률이 70경기에서 7승2패7세이브12홀드3.44를 기록하며 프로 데뷔 11년 만에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김강률은 2017년에 이어 2018년에도 65경기에 등판하며 두산의 허리를 지켰고 2018년에는 프로 2년 차 사이드암 박치국이 17홀드를 기록하며 혜성처럼 등장했다.

작년 시즌 박치국과 윤명준,이형범,김승회,함덕주 등이 허리를 책임지며 6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두산은 올해 불펜, 특히 셋업맨 자리가 사실상 붕괴된 상황이다. 야수들과 선발진의 부상도 심각했지만 올해 두산의 성적이 하락한 결정적인 원인 중 하나는 바로 작년 3.64였던 불펜 평균자책점이 4.74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두산은 올 시즌 8,9회를 믿고 맡길 확실한 셋업맨과 마무리가 없는 상황이다.

시즌 전 구상했던 함덕주-이형범 체제가 일찌감치 붕괴된 두산은 채지선,박치국 같은 젊은 선수들과 윤명준,김강률처럼 경험 있는 선수들을 두루 활용해 봤지만 누구도 해답이 되진 못했다. 두산은 트레이드로 영입한 홍건희가 이적 후 38경기에서 2승3패1세이브8홀드3.68로 좋은 활약을 해주고 있지만 홍건희 역시 결정적일 때 제구가 흔들리는 약점은 여전하다. 따라서 최근 이승진의 활약은 두산에게 대단히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최근 9경기 1실점으로 두산의 필승조로 떠오른 이승진

 
 두산 이승진 선수

두산 이승진 선수 ⓒ 두산베어스 홈페이지 발췌

 
야탑고를 졸업하고 2014년 SK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한 이승진은 작년까지 프로에서 단 1승도 올리지 못했던 철저한 무명투수였다. 2018년부터 꾸준히 1군 경기에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이던 이승진은 SK가 시즌 초반 이재원의 부상으로 포수자리에 구멍이 뚫리고 두산 역시 불펜진이 붕괴되면서 지난 5월29일 이흥련,김경호의 반대급부로 포수 권기영과 함께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6월2일 이승진을 1군으로 부른 김태형 감독은 이승진을 불펜으로 투입하며 1군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타진했다. 하지만 이적 첫 경기에서 1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이승진은 이적 후 두 번째 경기에서 아웃카운트를 한 개도 잡지 못하고 3점을 내주면서 다음날 곧바로 2군에 내려갔다.이승진은 퓨처스리그에서 선발로 활약하며 6경기에서 24.2이닝1실점(평균자책점0.36)으로 호투하며 7월말 '선발투수'로 다시 1군에 합류했다.

이승진은 8월부터 선발 투수로 활약했고 8월15일 kt 위즈전 5이닝 비자책1실점, 21일 롯데전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이승진은 이후 2경기에서 7.1이닝13실점으로 무너지면서 다시 선발진에서 탈락했다. 그렇게 이승진은 9월초부터 다시 불펜 투수로 활약하고 있는데 불펜 변신 후 9경기에서 10.1이닝을 던지는 동안 단 1점만을 내주는 기대 이상의 호투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3일 키움전에서 1.1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첫 홀드를 기록한 이승진은 24일 삼성전에서 0-0으로 맞선 7회에 등판해 2이닝2피안타3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2014년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이승진이 데뷔 7년 만에 따낸 감격적인 프로 첫 승이었다. 이승진은 26일 키움전에서도 8회에 등판해 삼진 2개를 곁들이며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7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공동 3위 LG 트윈스와 kt에게 3경기 뒤진 5위를 달리고 있는 두산은 한 계단이라도 더 올라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KBO리그에 와일드카드 제도가 생긴 이후 5위팀이 4위팀을 꺾고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간 적은 한 번도 없기 때문이다. 두산이 남은 기간 동안 4위 이상의 순위를 노리기 위해서는 필승조로 나설 이승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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