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류현진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이 27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더니든 TD 볼파크에서 열린 미네소타 트윈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시범경기에서 선발 등판을 마친 뒤 국내 언론사 및 매체 등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류현진 ⓒ 연합뉴스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은 작년 시즌 LA다저스에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2.32), 올스타전 내셔널리그 선발투수,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투표 2위에 오르며 FA를 앞두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류현진이 시즌 후 FA대어로 떠오르며 여러 구단들의 관심을 받자 야구팬들은 한 목소리로 이렇게 입을 모았다. '다저스에서 7년 동안 고생했으니 어떤 팀에 가도 좋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만 아니라면'.

야구팬들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 이적을 유난히 꺼렸던 이유는 단순히 LA가 위치한 캘리포니아보다 물리적인 거리가 멀기 때문은 아니었다.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에는 월드시리즈 27회 우승의 뉴욕 양키스와 21세기 들어 4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보스턴 레드삭스, 여기에 케빈 캐시 감독 부임 후 특유의 '스몰볼'로 신흥강호로 떠오르고 있는 템파베이 레이스 등 류현진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팀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류현진은 4년8000만 달러를 투자한 캐나다 유일의 메이저리그 구단 토론토를 선택했다. 일부 야구팬들은 류현진이 성적보다는 '노후관리'에 신경을 쓴 계약을 했다며 실망의 뜻을 나타내기도 했지만 토론토는 류현진 이적 첫 해 모두의 예상을 깨고 와일드카드로 가을야구 티켓을 따냈다. 이로써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2013년부터 자신이 속했던 팀이 8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는 쉽지 않은 기록을 세웠다.

한화 시절 2년 연속 가을야구 후 5년 동안 꼴찌만 3번

류현진은 동산고 2학년 때 팔꿈치인대접합수술을 받으며 한 동안 경기에 나서지 못했고 프로 스카우트들 사이에서도 가치가 많이 떨어졌다. 지금으로선 상상하기 힘들지만 천하의 류현진이 인천고 포수 유망주 이재원(SK 와이번스)에 밀려 연고구단 SK의 1차지명을 받지 못한 결정적인 이유다(물론 다음 해 SK의 1차지명 대상이었던 또 한 명의 특급좌완 김광현의 존재도 큰 이유였지만).

2차1라운드 전체2순위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한 류현진은 김인식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루키 시즌부터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며 18승6패1세이브 평균자책점2.23이라는 '황당한' 성적을 올렸다. 1991년의 선동열 이후 15년 만에 투수 부문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류현진은 한화를 한국시리즈에 진출시키며 화려하게 프로에 데뷔했다. 당시만 해도 한화에는 마운드에 구대성,문동환,타선에 김태균,이범호,제이 데이비스 등 좋은 선수들이 즐비했다.

류현진은 2007년에도 2년 차 징크스 없이 17승7패2.94 178탈삼진으로 탈삼진 부문 2연패를 차지했고 한화도 정규리그 3위에 오르며 2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했다. 당시만 해도 한화는 류현진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의 세대교체만 잘 이뤄진다면 가을야구 단골손님은 물론이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도 노릴 수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 한화가 다시 가을야구에 초대받기까지는 무려 11년의 시간이 필요했다. 

2008년 14승을 기록한 류현진의 부진(?) 속에 5위에 머물며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된 한화는 류현진이 리그 최다패(12패)와 3번째 탈삼진왕(188개)을 동시에 차지한 2009년 꼴찌로 추락했다. 절치부심한 류현진은 2010년 16승4패1.82의 성적으로 평균자책점과 탈삼진 1위를 동시에 차지하며 2006년을 뛰어넘는 '인생 시즌'을 보냈지만 한화는 2년 연속 최하위를 면하지 못했다.

입단 후 2년 연속 가을야구 무대를 밟았던 류현진은 이후 5년 동안 세 번이나 팀이 꼴찌로 추락하는 걸 지켜 보며 '약체' 한화의 외로운 에이스로 고군분투했다. 그리고 이미 각종 국제대회를 통해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의 눈도장을 찍었던 류현진은 해외진출자격이 생긴 2012 시즌이 끝난 후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결국 류현진은 한화에 2573만 달러라는 거액의 포스팅 금액을 안겨주며 다저스와 6년3600만 달러에 계약했다.

가을야구에서만 8번 선발 등판한 베테랑 에이스

류현진은 입단 초기 클레이튼 커쇼,잭 그레인키(휴스턴 애스트로스),조시 베켓,채드 빌링슬리,리키 놀라스코,크리스 카푸아노 등이 버틴 다저스 마운드에서 버티지 못할 거라는 우려 섞인 지적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입단 첫 해부터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해 14승을 올리며 다저스의 3선발로 맹활약했다. 2008년을 끝으로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던 다저스도 선발 3인방의 맹활약에 힘입어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1위를 차지했다.

류현진은 2014년에도 14승7패3.38의 안정적인 성적으로 커쇼와 그레인키에 이어 다저스의 3선발 자리를 지켰고 다저스 역시 2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류현진은 2015년 어깨 수술을 받으며 2016년까지 2년 동안 단 1경기 등판에 그치며 긴 공백기를 가졌지만 다저스는 류현진이 없는 기간에도  꾸준히 지구1위 자리를 지켰다. 다저스는 그레인키 등 주력 선수 몇 명이 팀을 떠난 상황에도 성공적인 세대교체로 강한 전력을 유지했다. 

2017년 메이저리그에 복귀한 류현진은 복귀 첫 시즌 5선발로 떨어지면서 5승9패3.77에 그쳤다. 그리고 그 해 가을야구에서는 다저스가 월드시리즈까지 진출했음에도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당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2018년 사타구니 부상 공백에도 7승3패1.97로 화려하게 부활했고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4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한 작년 시즌 활약은 말할 것도 없다.

다저스 시절 커쇼를 비롯한 쟁쟁한 스타들의 그늘 속에서 비교적 손쉽게 7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을 이뤄냈던 류현진은 토론토 이적 후 에이스로서 힘든 경쟁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류현진은 젊은 선수들의 승리욕을 끄집어내는 조용한 리더십으로 이적 첫 해 보스턴 같은 명문팀을 제치고 토론토의 가을야구 진출을 견인했다. 5승2패2.69의 숫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류현진이 토론토 선수단에서 보여준 존재감은 대단히 컸다.

토론토의 찰리 몬토요 감독은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각) 류현진 등판 전날 인터뷰에서 "내일은 류현진이 등판하는 날이니 잠을 푹 잘 수 있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만큼 팀의 에이스에 대한 감독의 신뢰가 두텁다는 뜻이다. 이제 류현진은 오는 30일부터 시작되는 템파베이와의 와일드카드 시리즈에 등판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2차전 등판이 유력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류현진 등판 경기가 몬토요 감독이 시리즈의 승부수를 던지는 경기라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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