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임창민

NC 임창민 ⓒ 연합뉴스

 
선두 NC가 이틀 연속 LG를 잡아내며 파죽의 6연승을 질주했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다이노스는 25일 통합창원시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LG 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9안타를 터트리며 7-1로 승리했다. 전날 LG를 상대로 1-7의 열세를 12-8로 뒤집으며 기세를 올린 NC는 이날 한 번의 리드도 빼앗기지 않은 채 가볍게 6연승을 완성했다(69승 3무 42패).

NC는 1회 선제 희생플라이를 쳐낸 박민우가 결승타의 주인공이 된 가운데 이명기와 노진혁, 그리고 양의지 대신 주전 마스크를 쓴 김형준이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마운드에서는 선발 송명기가 6이닝 3피안타 3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4번째 승리를 챙겼고 3번째 투수로 나온 베테랑 투수는 안정된 투구로 LG의 8회를 지웠다. 후반기 들어 믿기 힘든 상승세를 타고 있는 NC의 전(前) 마무리 임창민이 그 주인공이다.

이민호-김진성을 이은 NC의 세 번째 마무리

2013년 첫 1군에 참가한 NC는 역사적인 첫 해의 마무리 투수로 프로 17년차의 노장 손민한(NC 투수코치)과 고졸루키 이민호(사회복무요원)를 번갈아 가며 활용했다. 두 선수는 2013년 19세이브를 합작하며 투수층이 두껍지 못했던 NC에서 비교적 제 역할을 다 했지만 오승환(삼성 라이온즈)과 손승락, 봉중근(KBS N SPORTS 해설위원), 오승환(삼성 라이온즈) 같은 리그 정상급 마무리 투수들이 보여준 강력한 위압감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이에 김경문 감독(현 국가대표 감독)은 2014년 퓨처스리그의 세이브왕 출신이자 테스트를 받고 NC에 입단해 당당히 1군 선수로 성장한 김진성에게 뒷문을 맡겼다. 두둑한 배짱과 묵직한 속구가 장점인 김진성은 2014년 58경기에 등판해 3승 3패 25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10으로 세이브 부문 4위에 오르며 NC의 첫 가을야구 진출에 크게 기여했다. NC의 선전과 함께 김진성의 성공 스토리도 많은 화제가 됐다. 

하지만 김경문 감독은 내심 더 강한 마무리 투수를 원했고 2015년 드디어 프로 8년 차의 임창민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2008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2라운드(전체 11순위) 지명을 받고 우리 히어로즈(현 키움)에 입단한 임창민은 히어로즈에서 4년 동안 5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한 철저한 무명투수였다. 결국 임창민은 2012년 11월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는데 이는 NC의 창단 첫 트레이드였다.

2013년과 2014년 중간계투로 활약하며 2년 동안 12승 14홀드를 기록한 임창민은 2015년 김진성이 종아리 부상으로 1군에서 이탈한 틈을 타 임시 마무리 자리를 맡았다가 시즌이 끝날 때까지 NC의 뒷문을 지켰다. 임창민은 5월부터 본격적으로 마무리로 활약했음에도 61경기에서 1승 5패 31세이브 ERA 3.80을 기록하며 세이브 부문 2위에 올랐다. 시즌이 끝난 후에는 프리미어12 대표팀에도 선발되며 국제 대회까지 경험했다.

2016년에는 시즌 막판 셋업맨으로 나서기도 했지만 65경기에서 1승 3패 26세이브 6홀드 ERA 2.57로 성적을 더욱 끌어 올리며 NC의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끌었다. 임창민은 2017년에도 60경기에 등판해 4승 3패 29세이브 ERA 3.68의 성적을 올렸고 마무리를 맡은 3년 동안 86세이브를 올리며 NC의 확실한 마무리로 자리 잡았다. 같은 기간 리그에서 임창민보다 많은 세이브를 기록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전반기 10.64의 임창민, 후반기 0.49의 마법 같은 반전

하지만 임창민은 마무리로 활약한 3년 동안 정규리그에서만 무려 186경기에 등판해 200이닝을 소화했다. 1980, 1990년대 마무리들처럼 멀티이닝을 소화한 적은 많지 않지만 세이브 상황이 아닌 경기에도 등판하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임창민은 2018년 시즌 개막 8경기 만에 팔꿈치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고 30대 중반을 향해가는 적지 않은 나이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NC는 임창민이 이탈한 2018년 이민호가 다시 마무리 자리를 맡아 14세이브를 기록하며 분전했지만 창단 후 첫 최하위의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NC는 이동욱 감독 체제로 팀을 재정비한 작년 셋업맨 원종현이 마무리로 변신하면서 1년 만에 가을야구에 복귀했다. 하지만 작년 7월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 임창민은 20경기에 등판해 2.40의 좋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NC의 필승조에 포함되지 못했다. 

임창민은 실질적인 풀타임 복귀시즌이 되는 올해 마무리 시절의 위용을 되찾기 위해 애를 썼지만 돌아온 것은 전반기 2승 1패 2홀드 ERA 10.64의 초라한 성적표 뿐이었다. 대다수 야구 팬들은 어느덧 한국 나이로 36세가 된 임창민이 더 이상 전성기와 같은 구위는 기대하기 힘들 거라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임창민에게 전반기 부진은 후반기 더 큰 도약을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했다.

전반기 두 차례나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던 임창민은 8월 16일 다시 1군에 복귀해 16경기에서 18.1이닝 동안 자책점 1점 만을 내주며 4승 6홀드 ERA 0.49라는 눈부신 호투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임창민의 나이와 전반기 부진을 고려하면 그야말로 놀라운 반전이 아닐 수 없다. 임창민은 25일 LG전에서도 6-1로 앞선 8회 마운드에 올라 1피안타1탈삼진 무실점 투구를 펼치며 연속 경기 무실점을 6으로 늘렸다.

좌완 임청호와 함께 '단디4'로 불리며 2010년대 중후반 NC 불펜을 이끌었던 투수들은 어느덧 임창민과 김진성이 36세, 원종현이 34세의 노장이 됐다. 이들에게 정규리그 1위를 달리고 있는 올해는 선수 생활 내내 한 번도 오르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어쩌면 임창민의 후반기 대약진은 이 일생일대의 기회를 반드시 잡겠다는 강한 의지와 간절함에서 나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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