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방송된 SBS < 8뉴스 >

21일 방송된 SBS < 8뉴스 > ⓒ SBS

 
메인 뉴스에 유사 중간 광고를 넣은 SBS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SBS는 지난 21일 메인 뉴스 프로그램 < 8뉴스 >를 70분으로 확대 편성하고 1, 2부로 나누면서 30초 분량의 프리미엄 광고(PCM)를 배치했다. 이와 함께 S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 역시 2부에 걸쳐 방송될 예정이다. 이에 방송법상 허용되지 않은 중간광고를 편법으로 삽입했다는 미디어 업계 안팎의 반발이 크다.

PCM이란 한 프로그램을 나누어 편성하고 그 사이에 넣는 광고를 가리킨다. 프로그램 도중에 방송되기 때문에 광고 집중도가 높고 일반 광고보다 광고단가도 비싸다. 최근 재정난을 호소하고 있는 지상파 방송사들이 드라마나 예능을 2부, 3부로 쪼개서 방송하는 까닭이다. 이러한 경향이 최근 뉴스나 시사 프로그램에까지 확장되고 있는 것.

메인 뉴스 사이에 유사 중간광고를 도입한 사례는 < 8뉴스 >가 처음은 아니다. 앞서 6월 MBC는 자사 메인 뉴스 <뉴스데스크>를 개편하면서 PCM을 삽입했으며 (중간광고가 허용된) 종합편성채널 JTBC <뉴스룸> 역시 100분 편성을 통해 1, 2부로 나누어 방송해왔다. 그렇다면 왜 이번 SBS < 8뉴스 >의 개편에 유독 비난이 쏟아지는 것일까.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정연우 교수는 23일 오후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PCM을 그 자체로 불법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중간 광고가 허용되지 않았으니, 편법적인 중간광고라고 할 수 있다"면서도 "SBS의 중간광고 도입은 앞서 JTBC와 MBC의 시도와는 맥락이 다르다"고 평가했다. 

"방송사의 보도 기능은 굉장히 중요하다. 더구나 (미디어 환경의 변화로) 방송 뉴스가 더이상 사실 보도에만 집중할 수 없게 됐다. JTBC와 MBC는 보도 시사의 비중을 늘리되, 1부에서는 스트레이트 기사를 전달하고 2부에선 이슈를 파고드는 탐사보도를 하기 위해 편성을 바꾼 것에 가깝다. 방송시간도 대폭 늘어났다. 반면 SBS는 심층보도 목적이 아니라, 광고 수익을 늘이기 위한 시도로 보인다. 실제로 (편성 변경 후) 뉴스 포맷의 새로운 변화가 크게 보이지 않았다. 더 깊이 있는 분석, 탐사보도가 진행되지 않았고 시간도 크게 늘지 않았다. 광고 수입 증대를 위한 조치라면, 더욱 편법이라고 느껴질 수밖에 없다."

실제 방송 시간, 광고 제외하면 60분 내외
 
 21일 SBS < 8뉴스 > 도중에 방송된 PCM

21일 SBS < 8뉴스 > 도중에 방송된 PCM ⓒ SBS


사실 < 8뉴스 >의 개편 소식은 지난 7월 SBS가 메인 뉴스 PCM 판매에 돌입했다는 보도로 먼저 알려졌다. 21일 방송부터 편성시간은 55분에서 70분으로 소폭 늘어났고 2부에는 '에스픽(S-pick)'이라는 이름의 탐사보도 코너를 도입했다. 그러나 21일 방송에서는 추석 명절, 고향 방문에 관한 여론조사를 보도하고, 22일엔 코로나 시대에 감염을 막는 환기법을 다루는 등 내용 면에서 탐사보도로 보기엔 아쉽다는 반응이 많았다. 실제 방송된 시간 역시 앞뒤 광고를 제외하면 60분 내외였다. 

이러한 유사 중간광고 꼼수에 대해 방송통신위원회가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 2~3년새 편법 PCM이 크게 증가했지만 유관기관인 방통위가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정연우 교수는 "방송법 제4조에선 방송 편성의 독립성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국 편성에 방통위가 현실적으로 제재를 가하기는 굉장히 어렵다. PCM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법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현재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법적으로 규제하진 못하더라도 행정지도를 내리거나 지침을 주는 방식은 있다. 재승인이나 재허가 심사 때 이를 반영하는 규정을 만들 수도 있다. 홈쇼핑 연계 편성으로 종편 채널이 비판 받았을 때 방통위가 종편 재승인 조건에 포함시켰다. 그런 방식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문사들 중간광고 비판 낯뜨겁게 느껴져"

최근 몇 년 동안 SBS 비롯한 지상파 방송국들은 재정난을 호소하며 중간광고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종편, 케이블과의 경쟁에서 오히려 지상파가 규제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피력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지상파 중간광고 도입을 골자로 한 방송법 일부 개정안은 지난해 방통위가 입법 예고한 뒤 국회 계류 중이다.

정연우 교수는 "시청권 침해, 공공성 저하 등의 비판이 있고 여론의 반감도 크지만 장기적으로 지상파의 중간광고 도입은 불가피 하다"고 예상했다. 그 이유로는 "방송사의 재정난이 심각하기 때문"이라며 "제작비가 삭감된다면, 완성도나 깊이 있는 프로그램들을 만들지 못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다. 제작비가 모자라니까 이를 조달하기 위해 홈쇼핑 연계 편성 등 더욱 편법적인 수단들도 동원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21일 방송된 SBS < 8뉴스 >

21일 방송된 SBS < 8뉴스 > ⓒ SBS

 
보도 기능에서마저 중간광고를 막을 수 없다면 뉴스는 어떻게 공공성,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정 교수는 "꼭 중간광고가 아니라, 뉴스의 앞뒤에 붙는 광고 역시 그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대기업의 분식회계, 경영권 승계 문제를 다룰 때 해당 기업의 광고가 뉴스에 붙는다면 방송은 비판과 감시 기능이 위축되거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그래서 가능하면 뉴스는 광고에 덜 의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러기 위해 방송사의 경영 방침이나 기본 원칙이 단단해야 한다"며 "기자들 사이에 '광고를 더 많이 유치하기 위해 방송 포맷을 바꾼다'는 인식이 생긴다면 오히려 자기검열을 하게 될 것이다. 아이템을 발제하거나 취재할 때도 여러 가지를 고려하게 되면, 공정하고 독립적인 보도가 현실적으로 제약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연우 교수는 SBS의 결정을 비난하는 신문사들에 대해선 "뻔뻔스럽다"고 개탄했다. 지난 20일 한국신문협회는 SBS의 유사 중간광고 도입에 대해 성명을 내고 "사실상 중간광고와 동일한 PCM을 급기야 보도 프로그램에까지 확대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불편은 가중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문이 이를 비판하는 것은 정말 뻔뻔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신문은 오히려 기사형 광고 등을 통해, 기사인지 광고인지 독자가 판단하기 어렵게 하는 경우도 많다. 물론 신문산업도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고, 혹시라도 (지상파 중간광고가 도입되면) 신문에 들어올 광고가 방송으로 가지 않을까 우려할 것이다. 사실 신문들의 도덕적 해이나 언론사로서 가져야 할 최소한의 독립성 훼손도 심각한 상황이 아닌가. 기사로 위장된 광고가 포털에 노출되기도 한다. 이런 신문사들의 중간광고 비판은 낯뜨겁게 느껴진다."
댓글1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