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다시 만난 날들> 포스터

영화 <다시 만난 날들> 포스터 ⓒ (주)영화사 오원


누구나 그리운 시간이 있다. 특히 학창 시절 친구들과 함께 했던 시간은 마음 한구석 어딘가에 남아있다. 그 기억들은 각자의 마음속에 자리 잡아 그 시절을 아련하게 만든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버둥치고 노력하다가 잠시 뒤를 돌아보면, 그 좋은 시절은 저 멀리 가 있다. 까마득해 보이는 그 시절을 가만히 추억하기 위해 그 시절 즐겨 듣던 노래를 듣고 더 나아가 예전 친구들에게 연락을 해보기도 한다. 

대부분 좋은 추억을 나누었던 친구들과 어떤 모습으로 헤어지고 기억되었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평범하게 잘 지내란 인사를 하며 헤어지거나, 다툰 이후 좋지 않은 관계로 헤어지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아무 말없이 어떤 인사도 없이 그냥 친구들을 떠나 버린 경우도 있을 것이다.

혹여 떠난 자신은 그 사실을 잊었더라도 같이 지내던 친구들에게는 좋지 않은 감정으로 기억될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주 심하게 다툰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은 그 시절을 그리워한다. 그리고 오랜 세월이 흘러 다시 그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예전처럼 잘 지냈냐는 인사로 안부를 묻게 된다. 그렇게 만나게 된 이들은 다시 과거 그날들의 추억과 감정을 떠올린다. 

청춘시절의 감정을 마주한 주인공들의 이야기

영화 <다시 만난 날들>은 미완성이던 청춘의 추억을 다시 마주하게 된 태일(홍이삭)과 지원(장하은)의 이야기를 그린다. 무명의 싱어송라이터 태일은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어느 정도 현실과 타협한다. 하지만 그가 맞닥뜨리는 현실은 그에게 자괴감을 안길 뿐이다. 그러다 그가 과거 밴드를 하던 동네에 갔다가 우연히 같은 밴드 멤버였던 지원을 만나게 된다. 이어 그곳에서 만난 중학생 밴드 '디스토리어' 멤버들을 만나게 되면서 그들의 공연을 돕게 된다. 
 
 영화 <다시 만난 날들> 장면

영화 <다시 만난 날들> 장면 ⓒ (주)영화사 오원

 
우연히 만난 태일과 지원은 조금 놀라지만 잘 지내냐는 말로 대화를 시작한다. 나란히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그들의 모습에서 조금 지쳐있던 현실에 과거의 추억이 겹쳐지는 것이 느껴진다.

그들은 현재를 이야기하면서 과거 밴드시절의 감성과 느낌을 다시 느끼게 된다. 마치 어제 만난 것처럼 그들은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그렇게 서로 이야기를 나누던 중 과거와 같은 느낌을 받은 태일은 지원이 일하던 음악학원에서 지원과 함께 미완성의 곡을 완성하기도 한다. 어쩌면 밴드시절의 기억과 감성이 지금 태일의 감성을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지원이 일하는 학원에서 만난 밴드 디스토리어의 멤버들은 과거 주인공들이 밴드를 했던 때를 떠올리게 한다. 그때는 모두가 완벽하지 않던 시기다. 상대방에게 좋은 감정을 느끼지만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야 할지 모르고, 자신이 나아가고 싶은 길과 다른 멤버들이 가고 싶은 길이 달라도 그것에 대해서 서로 대화를 하는 것에 서투르다.

디스토리어 리더 덕호(서영재)가 자신의 감정에 따라 밴드 활동에 영향을 주는 모습은 과거 태일이 밴드의 보컬을 하며 겪었던 것과 같다. 그 모습들은 멤버들을 혼란스럽게 만들지만, 그것은 다행히 좋은 음악으로 분출된다.

현재 그들의 감정과 행동에 집중하는 이야기

영화는 과거 태일과 지원이 속해있던 밴드에서 일어났던 일들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그 당시를 떠올리며 현재 그들이 느끼는 감정들에 집중한다. 그 감정들은 기타 선율을 타고 잔잔하게 표현된다. 태일은 아마도 다른 멤버들에게 아무 이야기 없이 해외로 유학을 떠난 것으로 보인다. 태일은 태일대로, 지원은 지원대로 그 상황에서 혼란스러웠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 두 사람에겐 어떤 특별한 감정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영화는 그들과 밴드 멤버들이 어떤 일을 겪었는지를 플래시 백으로 직접 보여주기보다는 중학생 밴드 디스토리어 멤버들이 겪는 여러 가지 모습을 통해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적지 않은 이들은 성인이 된 뒤 자신이 변했다는 느낌을 갖곤 하는데, 그것이 본인만의 생각일 때가 많다. 영화 속 태일과 지원도 그렇다. 우연히 만나 대화를 나누던 두 사람은 서로에게 하나도 변하지 않았다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우리는 한참의 시간이 지나도 과거 미완의 시절의 감성과 감정, 행동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인지 두 사람이 다시 만나 만드는 새로운 노래엔 그들이 과거 품고 있던 감정이 그대로 담기는 듯하다. 
 
특히 중반부 태일은 자신과 계약한 회사 사람들과 저녁 식사를 하다가 무대에 올라 기타를 치며 '재회'라는 노래를 부른다. 이 곡에는 태일과 지원이 만나지 못했던 긴 세월의 감정이 그대로 담겨 있다. 

아름다운 노래로 전달되는 인물의 감정

태일은 자신의 꿈과 현실 사이에 다시 한번 꿈을 택하지만 그의 표정에서 드러나듯, 행복하거나 신나 보이지 않는다. 아마도 앞으로 태일은 앞으로 현실과 조금씩 타협해 가야 할지도 모른다. 그는 중학생 덕호에게서 자신을 보고 그를 위로한다. 덕호가 자신의 감정에 충실하면서 자신 만의 감정을 담은 곡을 만들 수 있게 도와주고 그것은 노래 '모르겠다'로 완성된다. 

태일과 노래를 만들던 지원은 그의 변화에 결국 미소를 짓는다. 과거는 미완이었고, 현재도 아직 완성되지 않았지만 미래는 좀 더 나아질지 모른다. 그들이 머릿 속으로만 그렸던 재회를 다시 하게되었으니, 그들은 다시 새로운 날들을 만들어 간다. 그렇게 태일과 지원은 과거의 날들을 내려두고 다시 만난 날들을 만들어 나간다.  

영화 <다시 만난 날들>은 노래로 이야기와 감정을 전달하는 영화다. 가수 홍이삭이 직접 연기와 곡에 참여했고, 기타리스트인 장하은도 직접 배우로 참여하여 생동감을 더한다. 그리고 중학생 밴드 디스토리어의 멤버들도 직접 연주를 할 수 있는 재능 있는 인물을 찾아내어 직접 배우로 참여시켰다. 그래서 영화 속에 등장하는 음악 연주와 노래들은 더 마음을 울린다. '바다야 안녕', '재회', '모르겠다', 잠자리 지우개' 등 영화에 등장하는 노래들은 영화를 보고 나서 Original sound track 앨범을 찾아 듣게 만들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동근 시민기자의 브런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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