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와 종편 및 케이블 TV의 약진으로 인한 지상파 방송국들의 경영난이 점점 심각해 지고 있다. 특히 심혈을 기울여 선을 보인 드라마가 만족스런 시청률을 보이지 못하면 방송국이 입는 타격은 적지 않다. 

따라서 각 방송국에서 최근 전통적인 편성 방식을 깨고 유연하게 드라마를 편성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MBC는 7월에 종영한 <저녁 같이 드실래요?>를 끝으로 두 달 넘게 월화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고 있다. SBS 역시 작년 11월 종영한 <시크릿 부티크>를 마지막으로 수목 드라마를 편성하지 않은 채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 등 검증된 '백종원표 예능'을 앞세워 힘든 보릿고개(?)를 넘기고 있다.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은 KBS도 마찬가지다. KBS는 21일 첫 방송되는 새 월화드라마 <좀비탐정> 이후 편성을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정식 데뷔 2년 만에 지상파 드라마의 주연 자리를 차지한 신예배우 박주현은 KBS 월화드라마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데뷔작으로 큰 주목 받고도 성장통 겪었던 배우들
 
 김고은은 <은교> 이후에 선택했던 영화들이 대부분 흥행에서 큰 실패를 거두고 말았다.

김고은은 <은교> 이후에 선택했던 영화들이 대부분 흥행에서 큰 실패를 거두고 말았다. ⓒ 롯데 엔터테인먼트

 
영화나 드라마에서는 파격적으로 신인을 주연으로 캐스팅할 때가 있다. 이미 대중들에게 고정된 이미지가 박혀 있는 기존 배우들보다는 신선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배우가 필요한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승부>의 심은하와 <아가씨>의 김태리 등은 데뷔작으로 곧바로 스타덤에 올라 90년대와 2010년대 후반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인상적인 데뷔작을 만난 배우들이 전부 시행착오나 성장통 없이 스타로 자리 잡는 것은 아니다.

잘생긴 외모와 탄탄한 몸매, 그리고 카리스마를 두루 겸비한 신인배우 이정재는 1995년 군입대 전에 출연한 드라마 <모래시계>의 보디가드 백재희 역을 통해 일약 최고의 청춘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이정재는 전역 후에 선보인 두 편의 영화(<박대박>,<불새>)이 연이어 흥행에 실패하면서 '거품론'에 시달리기도 했다.

1993년 MBC 공채 22기 탤런트에 합격한 유학파 배우 차인표는 1994년 드라마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일약 초대형 신드롬을 일으켰다. 절정의 인기를 달리고 있을 때 군입대를 선택한 차인표는 전역 후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에 캐스팅됐지만 신인에 가까웠던 안재욱에게 스포트라이트를 빼앗겼다. 차인표는 1999년 <왕초>로 MBC 연기대상을 받으며 부활(?)할 때까지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2012년 마블의 <어벤저스>와 같은 날 개봉한 정지우 감독의 <은교>는 여러 가지 우려를 딛고 전국 134만의 관객을 동원했다. 그리고 영화에서 은교 역을 맡은 신인배우 김고은은 무려 10개 영화제의 신인상을 휩쓸며 일약 '괴물신인'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고은이라는 배우가 2016년 <도깨비>를 통해 다시금 대중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기 까지는 <몬스터> <협녀,칼의 기억> <성난 변호사> <계춘할망>의 쓰라린 실패가 있었다.

2011년 영화 <써니>가 실질적인 주연 데뷔작이었던 배우 강소라는 <써니>의 어린 하춘화 역을 통해 740만 관객과 함께 부일영화제 신인상, 백상예술대상 인기상을 수상하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하지만 강소라는 차기작으로 선택한 드라마 <드림하이2>와 영화 <파파로티>가 나란히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2014년 <미생>의 안영이를 만나기 전까지 꽤 긴 시간 동안 성장통을 겪어야 했다.

한예종 출신의 신예, 데뷔 2년 만에 지상파 주연
 
 박주현은 <인간수업>에 함께 출연한 또래 역할의 배우들보다 적게는 3살, 많게는 6살이 더 많았다.

박주현은 <인간수업>에 함께 출연한 또래 역할의 배우들보다 적게는 3살, 많게는 6살이 더 많았다. ⓒ 넷플릭스 화면 캡처

 
고등학교 때 취미로 연기를 배우다가 배우의 꿈을 갖게 된 박주현은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기과 출신의 배우다. 영화와 드라마, 연극을 넘나들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동갑내기 배우 채수빈과는 연기학원을 함께 다니고 재수생활도 함께 한 절친한 사이다. 2015년 단편 영화에 출연하며 연기를 시작한 박주현은 작년 tvN의 <드라마 스테이지-아내의 침대>에 출연하며 정식으로 데뷔했다.

박주현이 본격적으로 대중들에게 얼굴을 알린 작품은 지난 4월에 공개된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이었다. 낮에는 모범생이지만 밤에는 성매매 알선을 하는 오지수(김동희 분)의 이중생활을 그린 드라마 <인간수업>에서 박주현은 지수에게 동업을 제안하는 발칙한 학생 배규리를 연기했다. 캐릭터의 호불호와는 별개로 박주현은 첫 주연작임에도 뛰어난 몰입감을 선보이며 배규리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단 한 편의 드라마로 주목 받는 신예배우로 떠오른 박주현은 21일 첫 방송되는 KBS 월화드라마 <좀비탐정>을 통해 지상파 주연 데뷔 신고식을 치른다. 케이블도 종편도 아닌 OTT 드라마 한 편에 출연했을 뿐인데 곧바로 지상파 드라마 주연으로 캐스팅된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일이다. 박주현은 <좀비탐정>에서 한 번 물면 놓지 않는 좀비보다 더 독한 집념을 가진 시사고발프로그램 작가 출신의 탐정 사무소 인턴 공선지를 연기한다.

<좀비탐정>에는 <상속자들>,<터널>,<황후의 품격> 등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선보였던 최진혁이 탐정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부활 2년차 좀비 김무영 역을 맡았다. 이 밖에도 태항호와 안세하,황보라,박동빈 등이 출연해 <좀비탐정>을 빛낼 예정이고 <스토브리그>에서 드림즈의 에이스 강두기를 연기했던 하도권은 베일에 싸인 동물병원 원장 노풍식을 연기한다.

박주현은 전작인 <인간수업>에서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을 연기했지만 실제로는 올해 한국나이로 27세가 됐다. 그리고 신작 <좀비탐정>에서는 본인의 실제 나이보다 더 많은 28세의 탐정 사무소 인턴을 연기한다. 신인배우에게는 결코 쉽지 않은 변신이 될 거라는 뜻이다. 과연 올해 최고의 기대주 중 한 명인 박주현은 2020년 KBS의 마지막 월화드라마 <좀비탐정>에서 전작보다 10살이나 많은 전혀 다른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을까.
 
 <좀비탐정>은 제거와 박멸의 대상으로서의 좀비가 아닌 '좀비 공생 휴먼 코믹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좀비탐정>은 제거와 박멸의 대상으로서의 좀비가 아닌 '좀비 공생 휴먼 코믹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다. ⓒ <좀비탐정>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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