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신인' 김광현이 빅리그 데뷔 후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광현은 20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의 PNC파크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의 원정경기에서 5.1이닝5피안타(2피홈런)1볼넷4탈삼진4실점을 기록했다. 빅리그 데뷔 후 가장 많은 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의 평균자책점은 0.63에서 1.59로 치솟았고 경기는 7회 대거 5득점을 올린 세인트루이스가 5-4로 역전승을 거두며 3연승을 달렸다.

세인트루이스 타선은 피츠버그 선발 미치 켈러의 '인생투'에 막혀 6회까지 단 하나의 안타도 때려내지 못하며 고전하던 김광현을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하지만 켈러가 마운드에서 내려간 7회 대거 5득점을 올리며 빅리그 데뷔 후 최다실점을 기록한 김광현의 패전을 지워줬다. 역시 야구는 혼자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투수와 야수가 서로 도우며 경기를 이끌어 가야만 승리가 따라오는 종목이다.

2개의 피홈런, 0점대 평균자책점도 붕괴

세인트루이스는 김광현이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아쉬운 역전패를 당했지만 이후 5일 동안 7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에서 4승3패로 선전하며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2위 자리를 지켰다. 특히 핵심 선발투수 중 한 명인 다코타 허드슨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서 19일 피츠버그와의 더블헤더를 모두 잡아낸 것이 고무적이었다.

어느덧 세인트루이스에서 가장 믿음직한 선발투수가 된 김광현은 팀의 3연승을 완성하고 시즌 3승을 달성하기 위해 시즌 6번째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세인트루이스는 올 시즌 타율 .182로 부진한 맷 카펜터 대신 토미 '현수' 에드먼이 2번 3루수로 선발 출전했고 김광현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포수 야디어 몰리나가 선발 마스크를 썼다. 이에 맞서는 피츠버그는 김광현을 상대로 7명의 우타자를 라인업에 배치했다.

세인트루이스는 1회 2개의 사사구로 얻은 2사1,2루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김광현은 1회 피츠버그의 선두타자 브라이언 레이놀드를 삼진으로 처리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하지만 김광현은 1사 후 루키 케브라이언 헤이즈에게 솔로홈런을 허용하면서 25이닝 연속 비자책 행진을 마감했다. 시즌 두 번째 홈런을 허용한 김광현은 흔들리지 않고 에릭 곤잘레스를 2루 땅볼,콜린 모란을 삼진으로 돌려 세우며 1회 투구를 마쳤다.

2회 선두타자 조쉬 벨을 3루 땅볼로 처리한 김광현은 1사 후 제이콥 스탈링스를 우익수 플라이, 케빈 뉴먼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특히 2사 후 김광현의 키를 넘긴 뉴먼의 느린 땅볼타구는 골드글러브 2루수 콜튼 웡의 호수비에 도움을 받았다. 1회 피홈런의 충격을 깨끗하게 씻어 버리고 안정을 되찾은 김광현의 투구였다.

김광현은 3회 투구에서 선두타자 애덤 프레이저를 포수 앞 땅볼로 처리했지만 1사 후 9번타자 호세 오수나에게 다시 한 번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오수나가 올 시즌 타율 .140에 불과할 정도로 타격이 썩 좋지 않은 선수임을 고려하면 아쉬움이 짙게 남는 실투였다. 하지만 김광현은 피홈런 후 레이놀드를 투수 땅볼, 헤이즈를 중견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추가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타자들 도움으로 패전 면한 김광현

4회 선두타자 곤잘레스에게 시프트를 뚫는 우전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4번타자 모란에게 유격수 앞 병살타를 유도하며 주자를 지웠다. 김광현은 벨까지 2루 땅볼로 가볍게 처리하며 선두 타자에게 안타를 내주고도 세 타자로 가볍게 이닝을 끝냈다. 김광현은 5회에도 스탈링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후 뉴먼을 유격수 실책으로 출루시켰지만 1사 2루 위기에서 프레이저를 좌익수 플라이, 레이놀드를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다.

5회까지 86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지만 선두타자 헤이즈에게 2루타, 곤잘레스에게 내야안타를 허용하며 무사 1,3루의 위기를 맞았다. 김광현은 모란에게 적시타를 허용하며 3번째 실점을 허용했지만 벨을 루킹삼진으로 잡아낸 후 103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를 내려왔다. 김광현은 후속투수의 실점으로 자책점이 4점으로 늘어났지만 세인트루이스가 7회초 공격에서 5득점을 올리며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김광현이 시즌 첫 6경기에서 2승1세이브0.63이라는 믿을 수 없는 성적을 이어가며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투수들을 소환했을 때 야구팬들이 잠시 간과했던 두 가지 사실이 있었다. 김광현이 활약하는 무대는 타석에 서는 모든 타자들이 타구를 담장 밖으로 가볍게 넘길 수 있는 메이저리그라는 점, 그리고 김광현은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10경기도 채 던져 보지 못한 신인 투수라는 점이다.

김광현은 이날 5.1이닝을 던지며 헤이즈와 오수나에게 2개의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헤이즈가 김광현처럼 올해 빅리그에 데뷔하는 신인이었고 오수나는 1할대 타율에 허덕이는 9번타자였다는 점에서 2개의 피홈런이 큰 아쉬움으로 남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메이저리그는 단 하나의 실투도 용납되지 않는 무대였다. 김광현은 2개의 피홈런을 제외하면 피츠버그 타선을 5회까지 1피안타1볼넷3탈삼진 무실점으로 틀어 막았다.

김광현은 지난 15일 밀워키 브루어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정규이닝(7이닝)을 무실점으로 완벽하게 틀어 막고도 조쉬 린드블럼 등에게 무득점으로 묶인 타선의 침묵으로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 김광현은 2개의 피홈런을 포함해 4점을 허용하고도 뒤늦게 폭발한 타선의 도움으로 패전 위기에서 벗어났다. 여전히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김광현의 정규리그 마지막 등판은 오는 25일 또는 26일 밀워키와의 시리즈가 될 확률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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