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 MBC

   
매주 연예인들의 일상을 매니저나 스타일리스트 등 주변 인물들의 거침없는 제보로 소개하는 MBC 예능 <전지적 참견시점>이 이번주엔 래퍼 슬리피의 생활로 파고 들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슬리피는 음악적인 부분보단 과거 <진짜 사나이>, <우리 결혼했어요>를 비롯한 각종 예능 활동으로 주목받았던 인물이었다. 게다가 전 소속사와의 계약 및 법적 다툼도 겪게 되면서 이와 관련한 짠내나는 일상이 더 부각이 되곤 했다.  

​그런데 최근 참가한 경연 오디션 MBN <보이스트롯>을 통해 '랩 트로트'라는 색다른 장르를 선보이며 비로소 음악인으로서의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급기야는 10명이 경합을 펼치는 결승전 무대에 2위로 진출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뒤늦게 슬리피의 숨겨진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적절한 시기에 <전참시>에선 연예인 겸 기획사 대표이자 스타일리스트 등 1인 3역의 삶을 살고 있는 그를 만나 대중들에게 알려진진 '짠내 라이프' 실체를 파고 들었다.

​연예인과 매니저의 동반 출연이 <전참시> 프로그램의 주된 내용이자 재미를 키워준 원동력이었지만 연예계 종사자라는 이유만으로 매니저가 출연을 결심하기엔 제법 큰 고민과 걱정도 해야만 한다. 일부 시청자들의 악플 등 예상을 넘어선 인신 공격으로 인해 일을 그만둔 이들도 나올 만큼 폐혜가 적지 않았음을 감안하면 홍보성 출연일지라도 연예인(슬리피) 혼자만 출연하는 방영분 마련은 제법 적절한 선택지로 받아들여진다. 

전무후무 앞광고(?) 연예인​
 
 지난 19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 MBC

 
"짠내 이미지를 탈피하고 싶어 자기 자신을 제보했다"는 슬리피지만 실제 화면을 통해 공개된 그의 일상은 크게 변함이 없었다. 커서 못입는다는 개그맨 카피추의 개량 한복을 얻어온 것부터 시작해서 채운 각종 쇼파, 안마의자를 비롯해서 냉장고 속 고구마, 닭가슴살 등 음식들까지 업체 혹은 지인들의 협찬으로 이뤄진 것들이었다. 슬리피는 "남들은 협찬이 들어오는데 저는 제가 먼저 연락해서 받는다"고 소개해 웃음을 자아냈다. 

유명 연예인들이 많이 거주하는 한남동에 가족들과 함께 사는 아담한 집과 사무실을 구해놨지만 슬리피는 아직까지 큰 매출을 올리는 상황은 아니다. "오라는 곳이 없어서 직접 회사를 차렸다"는 그는 1994년식 낡은 승용차를 직접 몰면서 주말 개인일정을 소화하고 나섰다. 경연 프로그램 준비를 위한 보컬 트레이닝을 받으며 선생님으로 부터 지적도 많이 받지만 준비 자세만큼은 예능에서 보여주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사람들이 힙합하다 망해서 트로트 한다고 지적하는데 그게 맞다"라고 솔직하게 인정한 슬리피는 "트로트와 힙합을 접목해서 다른 붐을 일으키는 게 이 분야에 최소한의 예의라고 생각한다"라며 음악에 대한 진중한 자세를 드러내 보인다. 

후배 래퍼이자 예능인 딘딘의 자금으로 마련한 작업실로 들어선 그는 갑자기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열심히 공부하는 모습을 보여줘 화면을 지켜보던 동료 연예인들의 의구심을 자아냈다. <전참시> 멤버이자 현업 사장님이기도 한 송은이의 말에 따르면 연예기획사 실무를 담당하려면 "대중문화예술기획업" 자격증 소지가 필수였기 때문에  슬리피 역시 이 과정을 이행하며 착실히 준비에 나섰다.

쉴틈없이 뛰는 1인 기획사 사장님​
      
 지난 19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지난 19일 방영된 MBC '전지적 참견시점'의 한 장면 ⓒ MBC

 
경연 프로를 제외하면 안정적인 고정 출연 TV 예능은 없지만 라디오에서 만큼 슬리피는 없어선 안될 인물 중 한명이다. 최근 슬리피는 SBS 파워 FM <이준의 영스트리트>, <딘딘의 뮤직하이>, KBS 쿨FM <정은지의 가요광장> 등 다양한 프로의 고정 코너를 담당하며 특유의 입담을 뽐내고 있다. 동문서답에 가까울만큼 다소 어눌하고 예측불허의 말솜씨를 지녔지만 의외의 흡인력을 지닌 덕분에 청취자들에겐 신선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많을 땐 일주일에 지상파 3사의 5~6개 이상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그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 만큼 웬만한 DJ 보다 더 바쁘게 움직인다.   

​의도하건 의도하지 않건 간에 그의 짠내 라이프는 이른바 스웨그를 강조하고 자신을 뽐내는게 기본인 것처럼 연예인들의 사이에서 독특한 위치를 마련해줬다. "연예인 걱정은 하는게 아니라지만 저 형은 걱정 해줘도 된다"라는 어느 네티즌의 지적처럼 측은지심을 유발시키는 슬리피의 행동 하나 하나는 묘한 흥미를 제공한다. 물론 "민폐 아니냐"는 의견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경연대회 1등을 하게 된다면 상금 1억원은 어디에 쓰겠냐는 MC들의 질문에 대해 슬리피는 "1억원 받으면 우선 빚부터 갚겠다. 그리고 날 위한 선물도 하고 싶다"라는 솔직함을 피력한다.  주위 사람들의 도움으로 큰 힘을 얻은 만큼 슬리피로선 이제 그들에게 보답하는 일만 남았다.  

​비록 '망해서' 시작한 트로트 도전이지만 <보이스트롯>에서의 선전을 계기로 어르신 팬층도 넓혀 나가는 등 최근 슬리피는 몇해전 각종 예능 초대손님으로 반짝 인기를 얻었던 시기 이상의 관심을 받고 있다. 자신의 이미지를 탈피하겠다는 의지와 달리 지난 19일 방영된 <전참시> 속 슬리피는 여전히 그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을 바꾸는데 실패했다. 하지만 화려함이 넘쳐나는 기존 연예인들과는 구별되는 특징을 마련함과 동시에 예능인 모습만 강조되던 지금까지와는 사못 다른 자세를 보여주면서 앞으로의 활동에 기대감을 품게 만들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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