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초 NC 공격 2사 만루 상황에서 NC 양의지(오른쪽)가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인천 SK 와이번스와 창원 NC 다이노스의 경기. 2회초 NC 공격 2사 만루 상황에서 NC 양의지(오른쪽)가 좌익수 뒤 홈런을 친 뒤 베이스를 돌고 있다. ⓒ 연합뉴스

 
선두 NC가 6연승을 달리던 SK를 연파하고 3연승을 질주했다.

이동욱 감독이 이끄는 NC 다이노스는 18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1방을 포함해 장단 8안타를 터트리며 9-5로 승리했다. 9위 SK 와의 2연전을 모두 잡은 NC는 이날 최하위 한화 이글스에 0-2로 덜미를 잡힌 2위 키움 히어로즈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렸다(63승3무41패).

NC는 선발 이재학이 3.2이닝 동안 홈런 3개를 맞으며 5실점으로 부진했지만 이어 등판한 6명의 불펜 투수가 5.1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 막으며 재역전승을 완성했다. 타선에서는 간판타자 나성범이 햄스트링 부상으로 1군에서 제외된 가운데 NC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주장의 활약이 단연 돋보였다. 2회 결승만루홈런을 포함해 4안타로 7타점을 폭발한 NC의 안방마님 양의지가 그 주인공이다.

두산에게 2년 연속 우승 안긴 하위 라운드 지명의 신화

진흥고 시절 정확한 송구능력과 장타 잠재력을 인정 받았던 양의지는 대부분의 포수들처럼 스피드가 느리다는 약점 때문에 또래의 이재원(SK)이나 정범모(NC다이노스), 이해창(한화)처럼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결국 양의지는 200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홍성흔의 후계자를 찾던 두산에 2차 8라운드(전체59순위)로 지명돼 프로생활을 시작했다. 지명순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입단 당시 양의지는 전혀 대단한 유망주가 아니었다.

양의지는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1군에서 단 1경기만 출전하고 병역 의무를 마치기 위해 경찰 야구단에 입대했다. 두산 입장에서도 당장 홍성흔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는 만큼 약점이 많은 유망주 포수 양의지를 급하게 1군에서 쓸 이유는 없었다. 양의지는 경찰야구단에서 자신의 야구인생을 바꿔 놓은 유승안 감독을 만나 기량이 급성장했다. 실제로 오늘의 양의지를 있게 한 간결하고 부드러운 스윙은 유승안 감독의 현역 시절과 매우 흡사하다.

군복무를 마친 2010년, 최승환(동산고 코치)과 용덕한(NC 배터리 코치)의 백업으로 시즌을 출발한 양의지는 3월30일 넥센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출전해 홈런2개를 터트리며 야구 인생이 뒤바뀌었다. 순식간에 두산의 주전 포수를 차지한 양의지는 2010년 타율 .267 20홈런68타점을 기록하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신인왕 자격을 갖춘 포수가 한 시즌 20홈런을 때려낸 것은 KBO리그 역사에서 양의지가 처음이었다.

2011년 3할 타율을 기록하며 KBO리그를 대표하는 공격형 포수로 자리잡은 양의지는 2012년5홈런27타점,2013년 타율 .248에 그치며 성장통을 겪었다. 하지만 김태형 감독이 부임한 2015년 양의지는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326 20홈런93타점으로 '몬스터 시즌'을 보내며 한국시리즈 우승의 주역으로 맹활약했다. 양의지는 발가락 미세 골절 진단을 받은 상태에서도 포스트시즌과 프리미어12 일정을 모두 소화하는 투혼을 발휘했다.

양의지는 2016년에도 타율 .319 22홈런66타점의 뛰어난 타격성적에 '판타스틱4'를 이끄는 탁월한 투수리드로 두산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NC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타율 .438 1홈런4타점의 성적으로 한국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포수가 한국시리즈 MVP를 차지한 것은 1991년 해태 타이거즈의 장채근 이후 25년 만이었다. 물론 그 때까지만 해도 두산의 한국시리즈 상대였던 NC가 양의지의 다음 소속팀이 될지는 아무도 몰랐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꿈꾸는 공룡들의 캡틴

양의지는 2017 시즌에도 전반기에만 타율 .323 9홈런44타점을 기록하며 두산의 안방을 이끌었다. 하지만 그 해 6월 손가락 미세골절 부상으로 한 달 간 결장했고 후반기 타율 .217로 극심한 부진에 빠졌다. 결국 양의지는 2017년 타율 .277 14홈런67타점으로 2015년 이후 가장 부진한 성적을 올렸다. 하지만 양의지는 FA를 앞둔 2018년 타율 .358 23홈런77타점84득점으로 또 한 번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두산 역시 현역 최고의 포수인 양의지의 잔류가 매우 중요했지만 양의지를 향한 타구단들의 구애를 감당하기엔 모기업의 형편이 썩 넉넉하지 못했다. 결국 양의지는 2018년12월, 그 해 최하위에 머물렀던 NC와 4년125억 원에 계약하며 이적을 선택했다. 그리고 양의지는 이적 첫 해 타율 .354 20홈런68타점61득점의 성적으로 1984년의 이만수 이후 35년 만에 포수 타격왕에 등극하며 NC를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작년 시즌이 끝난 후 NC의 새 주장이 된 양의지의 다음 목표는 당연히 NC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끄는 것이었다. 그리고 NC는 정말 양의지가 '말하는 대로' 시즌 초반부터 1위 자리에 올라 100경기를 넘게 소화한 현재까지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양의지는 지난 2년에 비하면 타격 성적이 다소 하락했지만 주장, 그리고 안방마님으로서 든든하게 팀을 이끌며 NC의 선두질주를 견인하고 있다.

그리고 양의지는 키움, LG트윈스 등 2위권 팀들이 선두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며 추격을 시작하자 타격에서도 본격적으로 힘을 내기 시작했다. 8월까지 타율 .309를 기록하던 양의지는 9월 한달 동안 15경기에서 타율 .410 4홈런21타점으로 성적을 바짝 끌어 올렸다. 특히 18일 SK전에서는 첫 타석 2타점 3루타, 두 번째 타석 결승 만루 홈런을 포함해 2루타가 빠진 사이클링히트를 기록하며 4안타7타점을 퍼부었다.

사실 NC에는 양의지 외에도 주전 같은 백업 김태군과 1999년생 유망주 김형준 등 좋은 포수들이 즐비하다. 양의지의 체력을 관리해 주기엔 과분할 정도로 좋은 자원들이다. 하지만 순위경쟁에 중요한 분수령이 되는 시즌 막판 중요한 경기에는 언제나 양의지가 마스크를 쓰고 주전으로 출전한다. NC는 물론이고 KBO리그 전체에서도 양의지 만큼 든든한 포수는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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