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초청 화제작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이 오는 30일 국내 개봉한다.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은 갑자기 이별을 마주한 네 여자가 어쩌다 같이 살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그녀들의 인생 드라마'다.

18일 오전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의 온라인 시사회가 열렸다.

인생의 혼란을 겪고 있는 여성들에게
     
이 영화는 캐나다 출신의 감독 아이스링 친-이의 장편 데뷔작으로, 네 명의 여성 주인공 헤더 그레이엄, 조디 발포어, 소피 넬리스, 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가 이야기를 끌어간다. 감독 또한 여성이란 점에서 궁극적으로 여성들의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다루고 진정한 지지를 보내는 태도가 묻어나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이스링 친-이 감독은 다음처럼 연출 의도를 밝히기도 했다. 

"인생의 혼란을 겪고 있는 진짜 여성들의 이야기를 통해, 여성들의 능력 그리고 회복력을 서로가 축하하는 영화가 되길 바랐다." 

감독의 말처럼 이 영화는 위기에 빠진 여성들이 스스로를 포용하고 의지하며 회복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이러한 연출 의도를 통해 한 명의 주목해야 할 여성 감독의 탄생을 알린 셈이다. 

이혼 후 딸과 함께 사는 캐미(헤더 그레이엄)는 어느 날 갑자기 전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하고 장례식장인 남편의 집으로 향한다. 캐미는 그곳에서 전 남편과 결혼해서 살고 있던 레이첼(조디 발포어)을 만나는데, 그가 남편의 죽음으로 금전적으로 곤란한 상황에 처해 있다는 걸 알게 된다. 

파산 위기에 몰린 레이첼은 딸 털룰라(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를 데리고 어쩔 수 없이 남편의 전 부인 집으로 찾아가 신세를 지고, 캐미의 반항심 가득한 10대 딸 애스터(소피 넬리스)와도 조금씩 마음을 열어가면서 같이 살아간다. 사실 함께 살 수 없는 조합이지만, 네 사람은 서로의 어려움과 혼란을 보듬어주며 마음을 열어간다.

서로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
     
영화에서 네 주인공은 저마다의 위기에 봉착해 있다. 캐미는 "내가 잘 살고 있는 걸로 보여?"라고 얘기할 만큼 보여지는 모습에 비해 행복지수가 낮고, 레이첼은 세상의 비난을 감수하면서까지 결혼했지만 남편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다. 게다가 파산하여 길거리에 나앉게 되는 처지에 내몰린다. 

딸들도 속이 편하지는 않다. 캐미의 딸 애스터는 아빠의 죽음 이후 엄마의 선택을 절대 이해할 수 없어서 엄마와 갈등하고, 레이첼의 딸 털룰라는 아빠의 죽음을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며 아빠를 그리워한다. 가장 어린 털룰라를 중심으로 네 사람은 조금씩 관계를 형성해 가는데, 털룰라는 아직 세상을 모르지만 네 사람이 함께 모여 사는 게 마냥 좋은 명랑한 소녀다. 

이렇듯 저마다 사정을 들여다보면 딱하지만 서로 자신만이 피해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의 처지를 이해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짠한 감동을 자아낸다. 사회적인 시선으로 보면 말도 안 되는 동거지만, 인류애적인 관점으로 보면 네 사람의 연대와 결속은 희망을 얘기하는 출발점이 되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이 곤란에 빠져 있다고 생각하는 관객이라면 이 영화에서 크나큰 위로를 받을 것이다.
 
한 줄 평: 여자들의 의리가 더 아름다운 이유 
평점: ★★★★(4/5) 
 

영화 정보

제      목 / 우리가 이별 뒤에 알게 되는 것들 원      제 / The Rest of Us 감      독 / 아이스링 친-이 주      연 / 헤더 그레이엄('캐미' 역) & 조디 발포어('레이첼' 역) & 소피 넬리스('애스터' 역) & 애비게일 프니오브스키('털룰라' 역)  수      입 / ㈜비싸이드픽쳐스, 필립 스튜디오 제      공 / ㈜버티고 필름 배      급 / 아이 엠(eye m) 등      급 / 12세 이상 관람가 러닝타임 / 80분 개      봉 / 2020년 9월 30일(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