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 KBS

 
KBS 2TV가 목요일 밤에 신규 프로그램 하나를 등장시켰다. MC 김구라를 전면에 내세운 <투페이스>는 연예인 패널들이 다양한 정보의 진짜 혹은 가짜 여부를 가려내는 퀴즈쇼 형식의 예능이다. 현재 KBS에선 월요일 <퀴즈 위의 아이돌>, 화요일 <옥탑방의 문제아들> 등 이미 2편의 퀴즈 프로를 방영 중이다.  

여기에 비슷한 성격의 예능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또 퀴즈야?'라는 물음표가 붙을 수 있다. 게다가 현재 목요일 밤 9~11시 사이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채널A <도시어부2>, SBS <맛남의 광장>, tvN <식스센스> 등 기존 프로그램들이 저마다의 특징을 자랑하며 고정팬들을 확보하고 있다. 이런 강력한 틈바구니 사이에서 과연 <투페이스>는 살아남을 수 있을까?

또 하나 추가된 KBS 퀴즈 예능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 KBS

   
17일 <투페이스>의 첫 회에선 한혜진, 정혁, 박성호, 이진호 등 6인의 연예인이 출연해 4개의 문제를 놓고 팩트 혹은 페이크 여부를 알아내는 2지선다형 풀이에 나섰다. 제작진이 사전에 마련한 다양한 실험 및 힌트 영상을 보고 각 패널들은 자신의 의견을 다양하게 개진하고 정답이 나온 후엔 전문가와의 영상 통화를 통해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첫 번째로 "전기 자동차는 번개 칠 때 충전하지 마세요"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문제가 등장했다. 손바닥만한 모형 자동차를 소재로 낙뢰 실험을 해보니, 충전중이던 RC카와 그렇지 않은 RC카 양쪽에 번개가 내리친 뒤 불까지 붙으면서 연예인 추리단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집단 지성을 모은 출연진들은 가짜 뉴스라고 지적했지만 이 내용은 사실로 판명되었다.  

두 번째로 등장한 문제는 "플로피 디스크는 위치 추적이 되지 않는다"였다. 미국에서 20년 이상 연쇄 살인을 벌인 일명 BTK(데니스 린 레이더라는 인물로 캔자스 주에서 활동하던 연쇄 살인범이다)와 관련한 플로피디스크의 위치 추적 가능 여부를 놓고 출연진들은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범인 체포를 위해 신문사와 경찰이 합작으로 연쇄 살인범에게 거짓정보를 흘렸고 이 거짓정보를 진실로 믿은 범인이 플로피디스크를 사용했다. 이후 경찰은 접속 정보를 파악해 그를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이어 코로나19와 관련해 "미국에 다녀 온 승무원은 각자 도생한다"라는 문제, "두부를 얼려 먹으면 단백질 함량이 6배 높다"의 진위여부를 가리는 문제도 등장했다. 결과는 각각 진짜와 가짜 뉴스로 판명되었다. 승무원은 자가 격리 면제 대상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각자 도생'하는 게 맞으며 두부는 얼린다고 해서 단백질 함량이 높아지지 않는다는 부연 설명이 이어졌다.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 KBS

 
일단 <투페이스>는 퀴즈 형식을 담고 있지만 그 속에는 기존에 방영됐던 프로그램의 요소들이 상당부분 포함돼 있다. KBS <스펀지>, SBS <호기심천국> 등 정보와 과학이 결합된 예능뿐 아니라 실화를 재연극 형식으로 다룬 MBC <서프라이즈> 속 사건 등도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최근 인포테인먼트(정보 예능) 프로그램의 명맥이 끊어져 가고 있음을 감안하면 오히려 차별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여기에 기이한 가짜 같은 진짜 사건도 퀴즈 형식으로 담아내 시청자들의 흥미를 유발하는 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우리가 알던 뉴스 속 '팩트 체크'는 어디에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KBS의 새 예능 '투페이스' ⓒ KBS

 
하지만 <투페이스> 첫 회는 제법 큰 아쉬움을 남겼다. 본격 방영에 앞서 배포된 보도자료에는 "무분별한 정보가 가득한 정보 홍수의 시대에서, 넘쳐나는 가짜뉴스에 속지 않기 위해 팩트와 페이크를 가려내는 시사 퀴즈 쇼"라고 소개돼 있었다. 하지만 정작 시사적인 내용은 발견할 수 없었다. 

지난 몇 년 사이 뉴스를 통해 익숙해진 용어인 팩트 체크는 보통 정치인이나 기관, 특정 단체의 주장 혹은 사회적 논란거리에 대해 기자가 사실 여부를 확인하고 브리핑하는 형태로 진행되곤 했다.  

이를 감안하면 <투페이스>가 제시하는 팩트 혹은 페이크 뉴스 판별은 뭔가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듯하다. JTBC <썰전>, <체험! 사람의 현장 막나가쇼> 등 다양한 시사 소재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맹활약했던 김구라를 메인 MC로 기용했다면 그의 능력이 최대한 발휘해야 하는데 그런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

우리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정치인 및 무분별한 주장 및 발언을 다루는 건 애초 무리였을까. 탐사 보도가 아닌 예능 프로의 특성을 고려할 때 전혀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지만 '시사 퀴즈쇼'라는 타이틀을 붙였다면 여기에 어울릴 만한 소재 등장은 분명 선택이 아닌 필수였어야 했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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