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3번 타자 최형우가 3회 말 1사 2루 때 역전 우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지난 1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에서 KIA 3번 타자 최형우가 3회 말 1사 2루 때 역전 우월 투런홈런을 날리고 있다. ⓒ 연합뉴스

 
KIA가 삼성을 완파하고 5강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 들었다.

맷 윌리엄스 감독이 이끄는 KIA 타이거즈는 17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경기에서 홈런 3방을 포함해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12-2로 대승을 거뒀다. SK 와이번스에게 연패를 당하며 우울하게 한 주를 시작했던 KIA는 삼성을 상대로 연패에서 탈출하며 이날 kt 위즈에게 0-3으로 패하며 5위로 떨어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57승49패).

KIA는 선발 임기영이 6이닝6피안타 무사사구8탈삼진2실점 호투로 시즌 7승째를 따냈고 스코어가 많이 벌어지면서 박진태와 김재열, 서덕원 등 필승조가 아닌 투수들이 차례로 등판해 경기를 마무리 지었다. 타선에서는 외국인 타자 프레스턴 터커가 멀티 홈런을 포함해 6타점2득점으로 맹활약한 가운데 KIA의 4번타자 최형우가 시즌 17호 홈런을 포함해 2안타1타점2득점을 기록하며 나이를 잊은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이병규-이승엽-박용택, 40세 시즌에도 맹활약한 스타들

OB 베어스의 김우열과 윤동균, MBC 청룡의 이종도, 이광은, 해태 타이거즈의 김봉연, 삼미 슈퍼스타즈의 김무관 등 소위 프로야구 원년스타들은 선수 시절 그다지 운이 좋지 못했다. 서른 살만 되도 노장으로 불리던 시절에 서른이 넘은 나이에 KBO리그가 출범했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대부분 프로에서 길게 활약하지 못하고 후배들에게 밀려 현역 생활을 일찍 접어야 했다.

하지만 KBO리그가 출범 39년째를 맞은 올해 의학의 발전과 훈련방법의 현대화로 인해 관리를 잘하는 선수들은 불혹의 나이가 될 때까지도 현역생활을 이어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야구 선수에게 세월의 흐름으로 인해 성적이 떨어지는 '에이징 커브'는 어쩔 수 없이 받아 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때론 세월을 거스르는 활약으로 팬들에게 감동을 안기는 선수들도 있다.

LG 트윈스의 '적토마' 이병규(LG 타격코치)는 한국 나이로 40세가 되던 2013년 타율 .348 5홈런74타점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령 타격왕에 등극했다. 2013 시즌이 끝난 후 LG와 3년 25억 5000만 원에 FA계약을 맺은 이병규는 FA 계약기간 동안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며 71안타 3홈런 34타점을 추가하는데 그쳤고 화려한 마무리는 하지 못했다. 하지만 불혹의 나이에 LG를 정규리그 2위로 이끈 이병규의 투혼은 후배 선수들에게 많은 귀감이 됐다.

통산 최다 홈런(467개)과 최다 타점(1498개), 최다 득점(1355점) 등 타격에 관한 온갖 기록을 가지고 있는 '국민 타자' 이승엽의 40세 시즌도 대단히 눈부셨다. 이승엽은 40세가 되던 2015년 타율 .332 26홈런 90타점 91득점을 기록하며 최형우(KIA), 박석민(NC 다이노스), 야마이코 나바로와 함께 삼성의 정규리그 5연패를 이끌었다. 이승엽이 40세 시즌에 기록한 .332의 타율은 이승엽의 커리어 최고 타율이었다.

이병규처럼 LG의 간판타자로 활약한 박용택의 40세 시즌도 더할 나위 없이 화려했다. 박용택은 40세가 되던 2018년 134경기에 출전해 타율 .303 15홈런 76타점 89득점을 기록하며 KBO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3할 타율과 7년 연속 150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다. 40세 시즌이 끝난 후 LG와 2년 25억 원에 FA계약을 맺은 박용택은 은퇴시즌이 될 올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하고 있다.

38세 시즌에 타율 6위, '에이징 커브'는 다른 세상 이야기

이처럼 노장 선수들이 늦은 나이까지 활약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가운데 2016년까지 삼성의 간판 타자로 활약하던 최형우는 2017 시즌을 앞두고 KIA로 이적했다. 물론 4년 1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몸값이 이적에 큰 영향을 미쳤겠지만 최형우에게는 통합 4연패를 달성했던 삼성을 떠나 고향팀에서 새로운 도전을 한다는 '명분'도 확실했다. 물론 30대 중반에 접어든 최형우의 나이를 지적하며 KIA에서의 활약을 미덥지 않게 생각하는 팬들도 있었다.

하지만 삼성의 4번타자 최형우는 유니폼만 바뀌었을 뿐 KIA에서도 한결 같은 활약을 이어갔다. 2017년 타율 .342 26홈런120타점을 기록한 최형우는 KIA를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끌며 투자의 보람을 느끼게 했다. 최형우는 2018년에도 타율 .33925홈런 103타점 92득점을 기록하며 건재를 과시했지만 작년 17홈런 86타점 65득점으로 성적이 다소 하락하며 팬들을 걱정시켰다.

작년 시즌 약간의 '에이징커브' 징조를 보인 채 올해 FA 계약 마지막 시즌이자 한국나이로 38세 시즌을 맞은 최형우는 5월 한 달 동안 타율 .270으로 이름값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최형우가 부진한 출발을 보이자 드디어 그도 이대호(롯데 자이언츠)나 김태균(한화 이글스)처럼 본격적인 하락세를 타는 게 아니냐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최형우에게 5월 부진은 코로나19로 인한 '뉴노멀 시즌'에 적응하기 위한 시간이었다.

6월 한 달 동안 .370의 타율을 기록하며 타격감을 끌어 올린 최형우는 7월 타율 .330으로 주춤(?)했지만 8월 .374에 이어 9월에도 .373의 월간 타율을 기록하며 여느 때와 다름 없는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최형우는 17일 삼성전에서도 2회 추격의 홈런에 이어 4회 선두타자 안타를 치고 나간 후 한승택의 적시타 때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5월 말 .270에 불과했던 최형우의 시즌 타율은 어느덧 .339(6위)까지 상승했다.

최형우는 올해가 끝나면 생애 두 번째 FA자격을 얻는다. 지난 겨울 FA시장에서 30대 중·후반의 노장 선수들이 받았던 대우를 생각하면 39세가 되는 최형우도 대형계약을 따내는데 고전할 수도 있다. 하지만 최형우는 여전히 .339의 타율과 .363의 득점권 타율, .972의 OPS(출루율+장타율)를 기록하고 있는 리그 최고 수준의 타자다. 적어도 올 시즌 활약만 놓고 보면 최형우에게 '에이징커브'는 아직 먼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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