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하루 만에 역전패의 충격에서 벗어나 3위 자리를 탈환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LG 트윈스는 16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장단 15안타를 터트리며 11-5로 승리했다. 전날 연장 10회 끝내기 몸 맞는 공 패배의 충격에서 벗어나 두 자리 득점을 올리며 4연패에서 탈출한 LG는 이날 NC 다이노스에게 3-5로 패한 '잠실 라이벌' 두산 베어스를 다시 4위로 끌어 내리고 3위 자리를 되찾았다(60승3무46패).

LG는 1회 2타점 2루타를 터트린 김현수가 결승타를 포함해 3안타6타점2득점을 폭발하며 공격을 주도했고 홍창기와 박용택이 3안타, 이천웅과 양석환도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마운드에서는 후반기 6경기에서 5승을 챙기며 쾌조의 컨디션을 자랑하던 외국인 에이스 케이시 켈리가 6이닝5피안타2볼넷7탈삼진1실점 호투로 LG 투수 중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16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 한화 경기. LG 선발 켈리가 6회 말까지 1실점 피안타 5개로 역투하고 더그아웃으로 가고 있다.

16일 오후 대전시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LG - 한화 경기. LG 선발 켈리가 6회 말까지 1실점 피안타 5개로 역투하고 더그아웃으로 가고 있다. ⓒ 연합뉴스

 
리즈-소사, 그 시절 LG가 애지중지하던 파이어볼러들

자고로 강속구 투수를 선호하지 않는 지도자나 구단은 없다. 특히 새로운 외국인 투수와 계약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면 팬들은 가장 먼저 구단의 보도자료나 관련기사를 통해 그 선수의 최고구속을 확인한다. 물론 구속이 그 선수의 가치를 결정하는 절대적인 척도가 될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구속이 빠른 투수는 타자를 힘으로 압도할 수 있는 확률이 높은 것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LG 역시 외국인 투수의 구속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 구단이다. 2003년부터 2010년까지 두 번의 최하위를 비롯해 8년 연속 가을야구에 진출하지 못하던 LG는 2011 시즌을 앞두고 시속 160km의 강속구를 던지는 외국인 투수 레다메스 리즈를 영입했다. LG에서 3년 동안 활약한 리즈는 불안한 제구력과 잦은 사구로 논란이 되기도 했지만 2013년 202.2이닝 동안 188삼진으로 리그 탈삼진왕을 차지하며 LG를 11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2014년 코리 리오단과 에버렛 티포드가 14승을 합작하는데 그친 LG는 2015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에서 두 자리 승수를 올렸던 루카스 하렐과 함께 우완 파이어볼러 헨리 소사(푸방 가디언즈)를 영입했다. 2012~2013년 KIA타이거즈와 2014년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에서 활약한 경력이 있는 소사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 LG,2019년에는 SK 와이번스에서 활약하며 KBO리그에서 무려 8년 동안 활약한 장수 외국인 투수가 됐다.

소사는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와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강한 체력, 그리고 좀처럼 부상을 당하지 않는 뛰어난 내구성을 겸비한 투수였다. 하지만 불 같은 강속구에 비해 확실한 결정구가 없어 구위에 비해 삼진이 적었고 워낙 볼넷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정면승부를 고집하다가 난타를 당하는 경우도 많았다. 결국 소사는 작년까지 KBO리그에서 활약하다가 올해는 대만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2018 시즌이 끝나고 전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한국야구위원회에서 2019년부터 새로 영입하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을 이적료와 옵션을 합쳐 100만 달러로 제한한 것이다. 더스틴 니퍼트처럼 연봉 200만 달러를 상회하는 외국인 선수가 등장하던 시대에서 100만 달러 제한은 구단 입장에선 가혹한 처사였다. 결국 LG는 파이어볼러를 영입하던 전통(?)을 깨고 다양한 구종을 가진 우완 켈리를 영입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후반기만 되면 살아나는 켈리

켈리는 빅리그에서 4년 동안 활약하면서 2승11패 평균자책점5.46을 기록했던 평범한 투수다. 켈리는 트리플A 무대에서도 2년(2017,2018년) 간 17승14패4.63에 그쳤을 정도로 상대를 압도하는 투수와는 거리가 멀었다. LG 입단 전 마지막 2년 동안 트리플A에서 42경기에 선발 등판한 것이 유일한 장점으로 보였을 정도. 과연 이 정도 경력을 가진 투수가 KBO리그에서 통할지 의문을 갖는 야구팬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켈리는 작년 타일러 윌슨과 원투펀치를 형성하며 14승12패2.55의 성적으로 LG를 3년 만에 가을야구로 이끌었다. 비록 승운이 없어 패가 다소 많았지만 2.55의 평균자책점은 리그 5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참고로 작년 평균자책점 5걸 중 양현종(KIA)과 켈리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은 올해 해외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다. 켈리는 작년 가을야구에서도 12.2이닝3실점(평균자책점2.13)으로 LG의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올해 총액 150만 달러에 계약하며 LG에 잔류한 켈리는 시즌 초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컨디션 조절에 애를 먹으면서 개막 첫 등판에서 2이닝6실점(5자책)으로 뭇매를 맞았다. 하지만 켈리가 5회 이전에 조기강판된 경기는 시즌 첫 등판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켈리는 이후 21번의 선발등판 경기에서 15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안정된 투구를 통해 LG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다.

특히 전반기 15경기에서 4승6패4.38로 다소 흔들렸던 켈리는 후반기 7경기에서 6승1패2.05로 엄청난 반전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켈리는 작년에도 후반기 9경기에서 5승3패2.05로 호투하며 성적을 바짝 끌어 올린 바 있다. 켈리는 16일 한화를 상대로 6이닝5피안타2볼넷7탈삼진1실점으로 호투하며 전날 연장 10회 끝내기 몸 맞는 공으로 역전패를 당하며 떨어진 분위기를 하루 만에 끌어 올렸다. 

8월 이후에만 6승을 챙긴 켈리는 LG 선발진에서 가장 먼저 10승 고지를 밟았다. 감독들은 시즌 초반에 잘 던지다가 날씨가 더워지면서 힘이 빠지는 투수보다는 초반에 다소 부진하더라도 더워지면서 구위가 살아나고 성적이 좋아지는 투수를 더 선호한다. 순위 경쟁은 대부분 여름에 판도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도 후반기에 더욱 성적이 좋아진 외국인 에이스 켈리는 류중일 감독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투수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