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스틸컷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는 CCTV가 만연한 현실을 꼬집으며 그 속에서 감시하고 감시당하는 현대인의 일상을 공포로 그려냈다. 특히 홈 셰어링, 렌탈 서비스 등이 보편화된 시점에서 공유 시스템의 허점과 문제점을 다룬다. '낯선 사람이 며칠간 내 집에 머문다면?' 혹은 '낯선 사람 집에 며칠간 머물게 된다면?'이란 상황을 소재로 삼았다.

인적이 드문 깊은 숲속, 그리고 절벽 위의 그림 같은 집. 한정된 공간 안에서 움직이는 네 사람의 이야기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후반부를 향해 갈수록 네 사람의 관계와 관련된 끝을 알 수 없는 비밀이 하나 둘 밝혀지는데, 이는 진짜 모습까지도 의심하게 만드는 심리적 불안감을 유발한다. 배우 제임스 프랭코의 동생이자 연기자로 알려진 데이브 프랭코의 각본 및 연출작이다.

완벽한 여행을 꿈꾸던 두 커플의 말로

영화는 성공적인 펀딩 완료 기념으로 휴가를 떠난 부부 찰리(댄 스티븐스)와 미쉘(알리슨 브리), 찰리의 동생 조시(제레미 앨런 화이트)와 그의 연인 미나(세일라 밴드)의 며칠을 다룬다. 직장 동료인 찰리와 미나는 멋진 뷰와 근사한 실내, 바다가 보이는 해변의 렌탈 하우스를 함께 검색하다 마침내 마음에 쏙 드는 곳을 예약한다.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스틸컷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들뜬 네 사람은 도착하자마다 짐을 풀고 주변을 구경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로맨틱한 시간은 주인 테일러(토비 허스)가 오기 전까지였다. 주변의 이상한 흔적들은 소리 소문 없이 이들에게 접근한다. 처음 만난 자리임에도 인종차별적 언행을 서슴지 않는 테일러의 태도 때문에 네 사람은 날카로워진다. 게다가 침실의 불쾌한 흔적이며, 도어락이 달린 수상한 문을 발견하게 되면서 불편함은 더욱 가중된다. 하지만 어렵게 온 여행인 만큼 이대로 망칠 수 없기에 모두 잊고 마음껏 즐기기로 한다.

여유로운 낮 시간을 보내고 어느덧 밤. 밤새도록 놀기로 작정했지만 피곤했던 미쉘과 조시가 골아 떨어진다. 의도치 않게 둘만 남게 된 찰리와 미나는 아쉬운 휴가를 즐기자며 야외 스파를 만끽하고, 오묘한 분위기가 무르익자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고야 만다.

다음날, 숙취와 죄책감이 밀려온 찰리와 미나는 계획된 산책을 미루고 서로 함구하기로 입을 맞춘다. 하지만 무덤까지 갖고 가기로 한 둘만의 비밀은 산산이 부서지게 된다. 바로 욕실 샤워기에 설치된 카메라를 발견한 것. 미나는 전날 밤의 밀애 현장이 담겼을 몰래카메라에 소스라치게 놀라고 집주인에게 강하게 항의하겠다고 마음먹는다. 그러나 경찰에 신고하거나 집주인을 협박하면 비밀이 탄로 날 수밖에 없는 상황. 두 사람은 애써 태연한 척 최대한 빨리 이 집을 떠날 생각만 품게 된다. 하지만 산책을 다녀온 미쉘의 태도가 달라지면서 부부 사이는 급속도로 어색해지고, 조시가 데려온 반려견까지 실종되면서 네 사람의 휴가는 엉망진창이 되어간다.

누군가가 지켜본다는 찝찝함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스틸컷

영화 <더 렌탈: 소리없는 감시자> 스틸컷 ⓒ 제이앤씨미디어그룹

 
<더 렌탈: 소리 없는 감시자>는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고 있는 카메라를 통해 조용히 그리고 깊숙하게 파고든다. 편하게 쉬고 누려야 할 휴가지에서의 추억이 다시는 떠올리고 싶지 않은 악몽이 되어버린 서늘함을 포착했다. 조금씩 네 사람을 조여 오는 심리적 공포는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면서 폭주하기 시작한다.

관객은 이들이 처한 극한 상황을 모두 알고 있지만 범인이 누구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어 긴장감이 커진다. 이런 연출은 관객들로 하여금 누구의 소행인지, 왜 이러는 건지 알아차릴 수 없게 하면서 서스펜스를 고조시킨다. 주인공들의 완벽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속내의 불협화음은 이 영화를 온전히 즐길 수 있는 묘한 기류로 작용한다. 후반부로 달려갈수록 도저히 걷잡을 수없이 커지는 들불처럼 수습불가 상태로 남게 된다.

그 중심은 렌탈 하우스가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머물고 싶은 공간과 분위기지만 고립돼 있어 한 번 들어가면 절대 빠져나갈 수 없다. 불특정 다수가 사용할 수 있는 데다, 싸고 편리하다는 점은 지능 범죄의 텃밭으로 이용된다. CCTV, 불법촬영의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대를 살고 있는 현대인에게 특히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배우에서 감독으로 변신한 데이브 프랭코는 누구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공포와 그들을 괴롭히는 존재가 무명임을 강조하며, 현대 사회의 익명성과 진화하는 디지털 범죄의 수법을 고발한다. 또한 자기에게 유리한 대로 진실을 숨기는 주인공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통해 영화를 보는 관객들도 이 얼굴 중 하나일 수 있다는 비판 또한 언뜻 내비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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