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2020시즌도 어느덧 후반기로 접어들고 있지만 리그 우승과 가을야구를 둘러싼 판도는 여전히 예측불허다. 하위권인 8-10위(삼성 라이온즈-SK 와이번스-한화 이글스)의 윤곽만 굳어졌을 뿐, 한국시리즈에 직행하는 정규리그 1위부터 가을야구 막차인 5위까지는 자고 일어나면 순위가 바뀔만큼 한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고 있다.

15일 현재 1위 NC 다이노스(60승3무40패. 승률 .600)와 2위 키움 히어로즈(65승1무45패, 승률 .591)는 승차가 없다. 경기수에서 차이가 있는 양팀은 NC에서 승률에서만 불과 9리로 앞서 아슬아슬한 선두를 지키고 있다. 역시 승차가 없는 4위 두산 베어스(57승4무45패, 승률 .559)과 5위 KT(58승1무46패, 승률 .558)는 심지어 승률 1리 차이에 불과하다.

두산과 kt는 한 계단 위인 3위 LG 트윈스(59승 3무 45패, 승률 .567)와는 1게임 차밖에 나지 않고 한 계단 아래인 6위 KIA 타이거즈(56승 47패, 승률 .544)와도 역시 1.5게임 차이에 불과하다. 1위 NC와 5위 kt까지의 거리는 4게임 밖에 나지 않는다. 예년같으면 7~8월에 어느 정도 순위 경쟁의 윤곽이 가려지던 것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다.

이럴때 자칫 삐끗해서 연패 흐름에 빠지기라도 한다면 한국시리즈 직행팀이 와일드카드 결정전까지 떨어질 수도 있고, 가을야구를 노리던 팀이 졸지에 중하위권으로 떨어지는 대참사도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019시즌의 경우 5위로 가을야구 막차 티켓을 거머쥐었던 NC의 승률은 .514(73승 2무 69패)였다. 5할승률을 거두고도 아쉽게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한 6위 kt(71승 2무 71패, 승률 .500)와는 2게임차였다. 올시즌에는 1위부터 7위인 롯데 자이언츠까지 (52승 1무 50패, 승률, 510) 5할대 이상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두산과 kt는 5할 5푼대를 넘는 높은 승률에도 불구하고 가을야구진출을 아직까지 장담하기 어려울만큼 역대급 승률 인플레이션이 벌어지고있는 시즌이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역시 SK와 한화의 극심한 동반부진으로 인한 전력 양극화와 무관하지 않다. SK는 36승 1무 71패, 승률 .336, 한화는 29승 2무 75패, 승률 .279에 머무르며 일찌감치 승수자판기로 전락함과 동시에 가을야구 경쟁에서 밀려났다.

SK는 상대전적에서 한화에게만 11승 4무 1패로 우세를 점했고, 한화는 8위 삼성에게만 6승 1무 5패로 근소한 우위를 보였을뿐, 나머지 1-7위팀에게는 모조리 열세를 면치 못했다. 삼성이 중위권팀 중 가장 먼저 가을야구 경쟁과 5할승률에서 밀려난 것도 한화전에서 승수를 챙기지 못한 것과 무관하지 않다.

SK-한화전을 제외하고 계산하면 상위 7팀의 승률은 크게는 1할 가까이 차이가 발생한다. 아직 두 팀과의 맞대결이 남아있는 팀들의 경우, 기본적으로 최대한 많은 승수를 챙겨야 가을야구 경쟁에 유리해진다. 현재 두산과 KIA 타이거즈 각각 12경기로 2약과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으며, LG는 가장 적은 6경기만 남았다. 바꿔 말하면 SK와 한화가 시즌 끝까지 얼마나 고춧가루부대 역할을 해주느냐에 따라 순위 판도의 캐스팅보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순위싸움이 박빙인만큼 상위권팀들간 맞대결 전적도 중요한 변수다. 선두 NC는 현재 5강권팀중 키움(7승6패)-두산(8승6패)-kt(10승1무5패)에 골고루 우위를 보였지만 유독 3위 LG를 상대만 2승2무 5패에 그치며 올시즌 상대전적에서 가장 열세를 기록했다.

반면 4위 두산은 LG(8승1무5패)와 KIA(9승 3패)에게는 강했으나 키움(2승1무 5패)에게 가장 약했다. NC는 LG와 7경기, 두산은 키움과 무려 8경기를 남겨놓고 있다. 하필 가장 껄끄러웠던 팀들과 시즌 막바지 잔여일정에 가장 많은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는 것이 큰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키움은 천적관계에서는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같은 서울 연고의 LG(10승 6패)와 두산(5승1무 2패)에 모두 강했고, NC(6승7패)-kt(6승7패)-KIA(5승6패)에는 열세지만 모두 1승 차이일만큼 잔여경기에서 뒤집기가 가능한 박빙의 전적이다.

장기레이스가 막바지에 이르면서 힘이 떨어진 각 팀 모두 최상의 전력이 아니라는게 변수다. 5월 13일부터 줄곧 1위 자리를 지켰던 NC가 후반기 들어 지속적으로 선두를 위협받고 있는 것은 선발진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개막 13경기에서 9승무패 평균자책 1.55를 기록하며 에이스 활약을 한 구창모가 지난 7월 27일부터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이후 여전히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부터 선발에 비하여 약했던 구원진은 트레이드로 인한 전력보강 이후에도 5.41로 리그 9위에 머물고 있는 것도 아쉬운 대목. 지난 14일에는 타선의 핵심인 나성범마저 햄스트링 부상으로 이탈했다.

키움도 부상자가 많았지만 최대 고비였던 8월(17승9패 승률.647)을 잘 극복하며 오히려 상승세를 탔다. 오히려 주전들이 빠져있던 기간 동안 김혜성, 전병우, 김웅빈 등 젊은 선수들이 기회를 얻으며 성장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복귀가 임박한 박병호, 최원태, 안우진 등이 가세하면 분위기를 더 끌어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마무리 조상우의 부진으로 안정적인 뒷문이 최근 잇달아 흔들리고 있다는 게 불안요소다.

한때 선두까지 넘보던 LG는 9월들어 최근 6경기에서 5패를 당하며 주춤하고 있다. LG의 9월 성적은 10경기 4승 1무 5패인데 이 기간 선발 평균자책점 7.45로 10개구단 중 꼴찌다. 케이시 켈리만이 분전하고 있을뿐, 임찬규와 정찬헌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부상중인 차우찬의 공백이 크게 느껴진다. 디펜딩챔피언 두산은 9월에도 5할승률을 유지하고 있으며 팀기록 면에서도 공수 모두 상위권에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김재환-오재일 등 주축 선수들의 타격 부진 속에 지난 시즌 후반기 보여줬던 연승행진의 폭발력이 나오지 않고 있다.

9월 승률 1위인 KIA는 가을야구를 향한 대반전을 노린다. KIA는 9월에 치른 10경기에서 8승 2패 승률 .800을 기록중이며 이 기간 팀 평균자책점은 3.64 팀 타율 0.284로 모두 2위다. 에런 브룩스와 드루 가뇽이 5승을 합작하며 선발진을 이끌고 있으며 불펜진에서는 전상현이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박준표가 복귀전을 치른 것이 희망이다. 더구나 하위권 3팀과 6연전을 펼치는 이번주는 KIA에게 있어서 5강 진입을 위한 절호의 기회다.

KIA의 3.5게임차, 5위 kt에 5게임차까지 벌어진 롯데는 가장 마음이 급하다. KIA와 정반대로 롯데는 이번 주 2위 키움-LG-NC 등 상위권 팀과의 7연전이 기다리고 있으며 20일에는 더블헤더까지 소화해야한다. 다행히 올시즌 NC-LG와 4승 4패, 키움에 6승 8패로 상위권팀들과의 전적에서 크게 밀리지 않았던 만큼, 가을야구에 대한 희망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허문회 감독의 '9치올' 승부수가 어느 때보다 절실한 한 주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