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 채널A

 
다자녀 가정에서 '형제간의 다툼'은 어느 정도 필연적(?)인 일이지만, 부모의 입장에선 여간 골치 아픈 일이 아니다. 부모는 자식들이 서로 보듬으며 우애있게 자라주길 바라지만, 현실은 그런 기대와 다른 경우가 종종 있다. 가령, 서로에게 상처주는 말을 서슴지 않는다거나 심지어 괴롭히고 때리기까지 하는 걸 보면 부모의 입장에선 그보다 억장 무너지는 일이 또 없다. 

지난 11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4명의 자녀(3녀 1남)를 둔 부모가 찾아왔다. 그들이 들고 온 고민이 바로 '형제간의 다툼'이었다. 첫째 딸인 금쪽이(7세)는 동생들과의 관계에서 문제를 보였다. 엄마는 금쪽이가 동생들과 사이가 안 좋아졌다며 걱정했다. 난폭한 성격이 조금씩 나온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집에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노출된 트러블이었다. 

평소엔 별다른 갈등이 없는 평화로운 하루였다. 그러나 엄마의 부재가 신호탄이었다. 엄마가 막내를 재우기 위해 방으로 들어가자 뭔가 변화가 포착됐다. 금쪽이가 자신의 세상이 된 것마냥 행동하기 시작했다. 대장이 돼서 동생들에게 명령을 내리고, 동생들이 자신의 지시를 잘 따르지 않으면 성질을 냈다. 둘째는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언니의 심기를 거스르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 

그러다 셋째가 신이 나서 종이컵을 발로 차자 첫째는 종이컵을 동생의 얼굴에 집어 던졌다. 그런 모습을 처음 알게 된 엄마의 표정은 심각해졌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금쪽이는 엄마에게 둘째가 정리를 함께 하지 않았다고 모함하기도 했다. 거짓말을 한 것이다. 엄마는 같이 했다는 둘째의 항변은 진지하게 듣지 않았고, 금쪽이의 말에만 귀를 기울였다. 둘째가 억울함을 느낄 만했다.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네 자매들이 노는 모습을 보며 '미시 사회'와 같다고 설명했다. 힘의 논리가 작용하는 인간의 사회와 다를 게 없었다. 덩치가 큰 금쪽이는 맏이의 권위를 행사하고 있었고, 둘째는 무리에 끼기 위해 눈치를 보고 있었다. 첫째는 둘째와 싸움이 생기면 '쟤도 그랬어'라고 우기는 방법을 택했고, 갈등이 불편한 엄마는 쌍방이 잘못한 것으로 상황을 정리했다.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 채널A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장면. ⓒ 채널A


"아이들은 마음도 커야 해요"

"아이들은 키도 커야 되고 몸도 커야 되고 생각도 커야 되는데요. 마음도 커야 돼요. 마음이 크려면 마음을 가르쳐 줘야지만 마음도 발달이 돼요. 마음이 발달된다는 건 나의 마음을 알아차리고 나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나아가서 남의 마음을 공감하는 거예요. 그게 마음을 가르치는 건데요. 마음을 가르치는 가장 첫 단계가 자기 마음의 주인은 자기인 거예요. 그래서 수긍해주셔야 해요. 옳다가 아니라 수긍해 주셔야 돼요."

이런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오은영 멘토는 아이들을 따로따로 데려가서 물어보는 게 우선이고, 옳고 그름을 가리기에 앞서 감정을 수긍해줘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렇다면 첫째 금쪽이는 못된 아이일까. 자칫 그리 보일 수도 있었다. 둘째가 "난 언니가 왜 화내는지 정말 궁금해"라며 대화를 시도해도 "나가!"라고 거부했고, 아빠에게도 상당히 버릇없이 굴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오은영 멘토는 그런 생각을 매우 경계했다. 그는 금쪽이가 의도적으로 동생을 미워하는 건 아니라고 분석했다. 겉으로는 당당한 척하지만 스스로도 잘못됐다는 걸 알고 있고, 더 나아가 미안해하고 있다는 것이다. 오 멘토는 오히려 금쪽이가 안쓰럽다고 했다. 아이가 이런 불편함을 느끼지 않도록 부모가 잘 가르쳐 줘야 한다는 뜻이었다. 잘못을 인정하는 법을 알려줘야 했다. 

또, 아빠의 훈육 방법에 대해서도 화를 내는 방식으로는 규범의 내재화가 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화를 내(서 제압하)기보다 차분히 설명을 해주면서 아이의 이해를 도와야 했다. 오은영 멘토는 공격성은 나만의 인생을 창조적으로 만들어가기 위해 필요한 동력원이라면서 금쪽이의 경우 그 방향성을 잘 설정하도록 도와주면 리더십 있는 아이로 자랄 수 있을 거라 덧붙였다. 

한편, 매의 눈을 장착한 오은영 멘토는 금쪽이네 가정의 또 다른 문제점을 발견했다. 그건 둘째에 대한 엄마의 반응이었다. 엄마는 유독 둘째의 말에 반응하지 않았다. 또, 조금 엄하게 대하는 것 같기도 했다. 물론 4명의 자녀를 모두 케어해야 하는 터라 과부하가 걸린 건 사실이었지만, 카메라에 잡힌 엄마는 의식적으로 둘째를 다른 아이들과 조금 달리 대하고 있었다. 

엄마가 둘째를 대하는 태도

오은영 멘토는 '희생양 이론(scapegoat theory)'을 언급했다(그는 '희생양'이라는 표현이 다소 과격하지만, 전문적인 용어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 희생양 이론이란 문제가 있는 아이를 훈육하면 일이 커지므로 다른 아이를 조심시키는 방식으로 진짜 문제를 덮고 넘어가는 양태를 일컫는 말이다. 금쪽이네 가정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서 그런 조짐이 살짝 엿보였다. 

엄마는 금쪽이의 문제를 직면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다루기 쉬운 둘째를 통해 상황을 정리했다. 물론 그런 엄마의 행동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4명의 아이를 모두 보살피는 일이 얼마나 고되고 지치겠는가. 눈앞에서 싸우는 아이들을 보는 건 엄마의 입장에서 감정적으로 너무 힘들었기에 당장의 문제를 봉합하고 싶었으리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둘째는 그 평화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었다. 

오은영 멘토는 가족의 평화와 금쪽이 형제들의 우애도 중요하지만, 나이도 다르고 기질도 다른 아이들에게 언제나 '같이'를 강조하면 아이들은 힘겨울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모두의 평화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는다면 둘째 같은 아이는 치이게 마련이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아이들마다 기질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기질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훈육을 하는 게 중요하다. 

금쪽이네를 위한 금쪽처방은 (앞서 언급했던) '따로 훈육법'과 '감정 컵으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교육법'이었다. 금쪽이는 다양한 감정을 컵에 그려서 표현함으로써 좀더 원활하게 감정을 교감할 수 있게 됐다. 이후엔 자신의 감정을 말로 설명하는 방법도 배우게 됐다. 금쪽이는 더 이상 몸짓으로 화를 드러내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게 됐다. 

물론 둘째를 위한 금쪽 처방도 있었다. 평소 금쪽이에게 기가 눌려 지냈던 둘째에게 왕 역할을 맡기는 놀이를 하게 한 것이다. 또, 줄다리기를 통해 형제간의 협동심과 우애를 키우는 교육도 진행했다. 금쪽이네 형제들은 함께 한다는 것의 재미와 의미를 깨달아 나갔다. 방향을 잘 설정하자 아이들은 금세 변해갔다. 앞으로 금쪽이는 동생들에게 좋은 언니가 되어 줄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그리고 '너의길을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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