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최하위 한화를 3연패의 늪에 빠트리며 연패에서 탈출했다.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는 12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의 홈경기에서 장단 9안타를 때려내며 5-2로 승리했다. 앞선 이틀 동안 선두 NC 다이노스에게 연패를 당하며 주춤했던 kt는 한화를 제물로 연패에서 탈출하며 이날 키움 히어로즈에게 0-2로 패한 4위 두산 베어스와의 승차를 반 경기로 좁혔다(57승1무46패).

kt는 0-0으로 맞선 5회 1사2루에서 좌전 적시타를 때린 황재균이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고 조용호와 박경수가 나란히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이날 이강철 감독은 7회 1사부터 선발로 등판한 신인 투수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주권, 이보근, 김재윤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를 차례로 투입했다.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 이후 무려 14년 만에 고졸신인 선발 10승을 따낸 kt의 '슈퍼루키' 소형준이 그 주인공이다.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kt의 유망주 투수들

2013년1월에 창단한 kt는 2014년과 2015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지역에 상관 없이 우수신인 2명을 우선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얻었다. 그리고 우선 지명권이 사라진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도 8개 구단이 1차 지명 선수를 선발한 후 지역 연고에 상관 없이 1차 지명 선수를 선발할 권한이 주어졌다. 창단 후 3년 동안 우수한 신인을 데려갈 수 있는 상당히 유리한 고지에 있었다는 뜻이다.

하지만 kt가 지명한 신인 투수 중에서 팀의 주역으로 성장한 선수는 많지 않았다. 고교야구 최고의 우완으로 꼽히던 천안북일고의 류희운은 2014년 3억2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kt에 입단했지만 작년까지 통산 5승을 따내는데 그쳤다. 같은 해 입단한 좌완 심재민도 입단하자마자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2016년부터 불펜투수로 활약하며 통산 9승24홀드를 따냈다. 최근 병역의무를 마쳤지만 당장 1군에 투입하기는 쉽지 않다.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유일한 아마추어 선수로 이름을 올리며 화려하게 프로에 진출한 홍성무(NC)는 kt 유니폼을 입고 38경기에 등판했지만 승리 없이 2패 만 기록했다. 결국 홍성무는 2018 시즌 종료 후 내야수 강민국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NC로 이적했다. 아직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현재까지의 홍성무는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의 정재복을 시작으로 정민혁, 김명성으로 이어진 '아시안게임 아마추어 쿼터의 저주'를 깨지 못하고 있다.

경북고의 우완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은 2014년 신인 드래프트 1차 지명에서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가 상원고의 이수민을 지명하면서 kt가 운 좋게 지명한 선수다. 2014년 퓨처스리그에서 북부리그 다승(9승)과 탈삼진(123개) 1위를 차지한 박세웅은 2015년에도 1군 선발 로테이션에 합류했지만 포수 보강이 절실했던 팀 사정 때문에 롯데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널리 알려진 것처럼 박세웅은 롯데에서 '안경 에이스'로 성장했다.

그나마 kt가 지명했던 신인 투수들 중에서 팀의 핵심으로 성장한 선수는 주권 정도 밖에 없다. 2015년 우선지명으로 kt에 입단한 주권은 2016년 프로 데뷔 첫 승을 완봉승으로 장식하며 주목 받았다. 2018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불펜투수로 변신한 주권은 작년 71경기에 등판해 6승2패2세이브25홀드 평균자책점2.99의 성적으로 kt의 핵심 셋업맨으로 자리 잡았다. 주권은 올해도 kt의 필승조로 맹활약하고 있다.

6월 슬럼프 극복하고 8월부터 '괴물신인' 모드 가동

지난 2년 동안 유신고의 김민과 안산공고의 전용주를 1차 지명으로 선택했던 kt는 2020년 신인 드래프트 1차지명에서 유신고의 에이스 소형준을 지명했다. 그리고 kt는 소형준에게 10개 구단 1차 지명 선수 중 가장 많은 3억6000만원의 계약금을 안기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신고를 청룡기와 황금사자기 우승으로 이끌고 청소년대표 에이스로 활약했던 고교 최고의 투수에 걸맞은 대우를 한 것이다.

이미 스프링캠프부터 선배들을 압도하는 구위를 선보인 소형준은 이강철 감독으로부터 일찌감치 올 시즌 선발 한 자리를 보장 받았다. 그리고 소형준은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4승1패 평균자책점5.34를 기록하며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떠올랐다. 하지만 너무 일찍 주목 받은 탓일까. 소형준은 이후 4경기에서 17.1이닝17자책(평균자책점8.83)으로 무너지면서 4연패를 당하고 2군으로 내려갔다.

하지만 2020년 최고의 루키는 슬럼프를 길게 끌고 가지 않았다. 7월 두 번의 등판에서 연속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구위를 회복한 소형준은 8월 5번의 등판에서 4승 무패1.57이라는 눈부신 성적을 올렸다. 결국 소형준은 1983년 고 유두열 이후 고졸 신인으로는 역대 두 번째로 KBO리그 월간 MVP에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그저 신인 중에 가장 잘하는 선수가 아닌 리그에서 가장 뜨거운 투수로 인정 받은 것이다.

소형준의 상승세는 9월에도 멈추지 않았다. 지난 3일 SK 와이번스전에서 5이닝2실점으로 시즌 9승째를 챙긴 소형준은 12일 한화전에서 6.1이닝6피안타1볼넷9탈삼진2실점으로 올 시즌 8번째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며 드디어 시즌 10승을 채웠다. 매년 '괴물'이라 불리는 신인 투수들이 프로의 문을 두드리지만 고졸신인투수가 입단 첫 해 선발로 10승을 기록한 것은 지난 2006년 '코리안 몬스터' 류현진 이후 무려 14년 만이다.

시즌 10승 달성으로 소형준은 신인왕 경쟁에서도 사실상 '절대우위'에 서게 됐다. 7월까지 2승2패2.00을 기록하던 이민호(LG 트윈스)가 공교롭게도 소형준이 상승세를 탄 8월 이후 20이닝24자책(평균자책점10.80)으로 무너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최대 7~8회 선발 등판이 가능한 소형준이 남은 시즌 동안에도 믿음직한 투구로 kt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끈다면 소형준의 2020년은 완전무결했던 루키시즌으로 기억될 것이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취재후원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