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혼자 산다>는 현재 MBC를 대표하는 간판 예능 프로그램이다. 파일럿을 거쳐 2013년 정규편성된 이래 연예인-셀럽들의 인간적이고 진솔한 모습을 보여주는 컨셉으로 본격적인 '관찰예능'의 트렌드를 주도한 작품으로도 꼽힌다. 꾸준한 인기를 바탕으로 연예대상 수상자(전현무, 박나래) 등을 잇달아 배출하는가 하면, 최근에는 여성멤버들만의 이야기를 다룬 스핀오프인 <여자들의 은밀한 파티>까지 제작될 만큼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최근 <나 혼자 산다>를 바라보는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표면적으로는 여전히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잘 나가고 있는 것 같지만, 예전만큼의 화제성이나 인기몰이는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MBC <나 혼자 산다> 한장면.

MBC <나 혼자 산다> 한장면. ⓒ MBC

 
불과 한주전에 방영된 4일 방송분에서는 시청률이 하반기 이후 최초로 7%대(닐슨코리아 전국기준)까지 떨어지는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다. 배우 김영광이 게스트로 출연한 11일 방송분에서는 다시 7.5%로 상승했지만, 평균적으로 인기가 높을 때 8~10% 정도의 시청률을 유지한 것에 비하면 다소 아쉬운 성적표다.

최근의 <나 혼자 산다>에서 가장 큰 악재를 꼽으라면 역시 출연자들의 개인사를 둘러싼 논란일 것이다. PPL 논란에 휩싸인 스타일리스트 한혜연이나, 웹툰에서의 여성 캐릭터 묘사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웹툰작가 기안84는 최근 들어 <나 혼자 산다>에서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엄밀히 말하면 이들은 <나 혼자 산다>를 통해 문제를 일으켰던 것은 아니지만, 일부 시청자들이 이들의 방송 하차를 강력하게 요구하면서 프로그램의 이미지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된 것이 사실이다.

제작진은 공식적으로 논란에 휩싸인 멤버들의 공식 하차 여부를 밝히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현무나 김용건의 사례에서 보듯이 특별한 입장 정리없이 장기간 출연이 끊기면서 끝내 복귀하지 않고 조용히 사라진 멤버들도 적지 않은 만큼, 사실상의 퇴출로 보는 시각도 있다.

 
 MBC <나 혼자 산다> 한장면.

MBC <나 혼자 산다> 한장면. ⓒ MBC

 
<나 혼자 산다>의 진짜 위기

하지만 일부 출연자들을 둘러싼 구설수만이 <나 혼자 산다>의 위기를 초래한 진짜 문제는 아니다. 어느덧 방영 7년을 넘기면서 <나 혼자 산다>는 이미 그동안 여러 차례의 고비가 있었다. 예전에도 프로그램의 실질적인 리더이자 핵심 멤버로 꼽히던 노홍철-김광규-데프콘-전현무 등이 부득이한 개인사정이나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하차하면서 프로그램에 큰 공백이 발생한 위기가 있었다.

아무래도 <나 혼자 산다> 같은 장수 프로그램의 경우, 일정한 시기별로 상승과 침체의 주기를 넘나드는 것 자체는 자연스러운 일이다. 기본적으로 <나 혼자 산다>의 가장 큰 매력은 유명인들의 프라이빗한 일상을 보여주는 데서 오는 대리만족과 공감대다. 문제는 언제부터인가 <나 혼자 산다>가 더 이상 기존 관찰예능이나 장수 프로그램들과 비교해도 별다른 차별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나 혼자 산다>는 2016년을 전후로 박나래, 이시언, 기안84, 한혜진, 화사 등이 차례로 가세하며 지금의 고정 출연진을 구축했다. 이후로도 부분적인 멤버 변동은 있었지만 4~5년째 큰 틀에서는 주축 멤버들이 크게 바뀌지 않고 있다. 이들은 이른바 <나 혼자 산다>의 2기 핵심들이자 프로그램의 본격적인 전성기를 이끈 주역들이라고 할 수 있다.

노홍철, 김광규, 데프콘 등이 주축이 되었던 1기가 제목 그대로 '혼자서도 잘 사는' 유명인들의 친근한 싱글 라이프를 보여주는데 초점을 맞췄다면, 2기에서는 '다같이 산다'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만큼 출연자간의 팀플레이를 더 강조했다. 

연령대가 젊어지고 여성 멤버들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프로그램내 다양한 인맥 라인이 형성되고 러브라인은 실제 커플로까지 이어지기도 하는 등 다양한 화제를 모았다. 그만큼 멤버 개개인의 캐릭터부터가 매력적이었고 서로간의 케미도 좋았다. 대표적으로 박나래와 전현무는 이 프로그램 출연 이후 이른바 대상급 예능인으로까지 위상이 높아졌다. 한혜진이나 화사, 이시언 등도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는 등 인기 면에서 많은 수혜를 입었다.

하지만 인기가 길어질수록 부작용도 따랐다. 동일한 멤버들 위주로 4~5년째 프로그램을 이어나가면서 더 이상 새로운 것을 보여줄 수 없다는 한계에 봉착했다. 

박나래나 장도연 같은 일부 출연자들은 예능 다작을 하다 보니 <나 혼자 산다>와 다른 프로그램에서 보여주는 캐릭터-케미-웃음 코드 등에서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수년간 비슷한 관찰예능이 우후죽순처럼 범람하면서 연예인들의 일상을 구경하고 함께 웃고 떠드는 컨셉 자체가 이미 식상하다 못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지금 <나 혼자 산다>는 특정 출연자 교체 정도의 부분적인 변화를 넘어서 아예 새로운 새 판짜기도 생각해봐야 할 시점이다. 익숙함은 편안하지만 너무 오랫동안 안주하다보면 지루해지기도 쉽다. 이제는 방송가에 수도없이 넘쳐나는 관찰예능 중에서 과연 <나 혼자 산다>만이 보여줄 수 있는 차별화된 매력포인트가 아직도 존재할까. 한번쯤은 초심으로 돌아가 프로그램의 방향성을 다시 정비해야 할 필요가 있어보인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진실과 정의를 추구하는 오마이뉴스를 후원해주세요!

후원문의 : 010-3270-3828 / 02-733-5505 (내선 0)

오마이뉴스 후원하기
  •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