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덕하기 참 좋은 세상이다. 만약 내가 방탄소년단 입덕 예비자라고 한다면, 나를 아미(방탄소년단 팬덤)의 세계로 이끌 온라인상의 자료들은 무궁무진하다. 입덕 예비자가 본격 덕후가 되는 데 이것 하나만 있으면 된다. 스마트폰.

일요일 오후에 TV 앞에 붙어 리모컨을 들고 기다렸다가 <인기가요>를 보던 시절은, 지나도 한참이나 지났다. 

소속사가 만든 콘텐츠, 팬들이 맛깔나게 편집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 BTS 공식유튜브


일단 방탄소년단의 공식유튜브 채널과 V앱 채널에 쌓여 있는 막대한 양의 영상들을 하나씩 본다고 했을 때 수일은 족히 걸린다. 일단 소속사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제공하는 콘텐츠로 시작하자. 공식 콘텐츠라도 점점 풍성해지고 있는데 일례로, 예전에는 신곡을 발표할 때 공식 뮤직비디오가 전부였다면 요즘은 여러 가지 다른 버전의 뮤직비디오가 별책부록처럼 따라붙는다. 

대표적으로 코레오그래피(choreography/안무) 뮤비 혹은 'Dance Practice(안무연습)' 영상이 있다. 혹은 팬과의 약속을 지키는 목적으로 할로윈 분위기의 분장과 의상으로 춤을 춘다든지 그밖에도 독특한 콘셉트를 잡고 특별 영상을 찍어 올리기도 한다. 이런 영상들은 수 백 만의 조회수를 기록한다. 
 
 드라마에 출연한 뷔의 모습

드라마에 출연한 뷔의 모습 ⓒ KBS드라마클래식 유튜브


 
덕후의 마음은 덕후가 안다고, 사실 팬들이 편집해 올린 영상이 공식 영상보다 더 재밌다. 예를 들어 내가 뷔의 팬이라면, 뷔를 검색하면 뷔의 모습만 따로 떼어 볼 수 있는 콘텐츠를 쉽게 찾을 수 있다. '뷔의 웃긴 모습 모음 ZIP', '연기자 뷔의 모먼트 ZIP' 등이 있다.

또 어떤 팬들은 BTS 유튜브 영상 아래에 달린 인상적인 댓글들을 발췌해서 영상에 자막처럼 붙여, 마치 다른 이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면서 무대를 감상하는 듯한 기분이 나게 만든다. 

"2분 42초 구간에 지민이 표정봐. 치인다.." 

이런 영상들 덕분에 그 가수의 매력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한 마디로 소속사가 콘텐츠를 올리면 그것을 '금손' 팬들이 자막과 효과, 편집기술 등을 대동해 더 매력적인 2차 영상물로 가공하는 것이다.

TV에서 온라인 콘텐츠로 넘어가  
 방탄소년단 뷔 직캠

방탄소년단 뷔 직캠 ⓒ Mnet M2 공식유튜브


직캠도 입덕하기에 좋은 콘텐츠다. 여러 명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에서 내가 좋아하는 멤버만 따라다니면서 찍은 무대 직캠을 보게 된다면 입덕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음악방송에선 한 멤버를 클로즈업해서 비출 때 다른 멤버들은 볼 수가 없는 구조인데, 직캠은 내가 좋아하는 멤버의 무대 위 모든 순간을 보여주기 때문에 내내 볼 수 있다. 직캠은 원래 팬들이 찍어서 올린 영상이지만, 지금은 Mnet과 같은 방송국에서 먼저 나서서 멤버별 직캠을 찍어 자신들의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린다. 

이렇듯 가수들이 자신의 매력을 대중에 어필하려면 온라인 자체제작 콘텐츠를 많이 만들어 올려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기에, 방송활동만큼이나 이러한 활동에 열심이다. 가령, 자신들의 뮤직비디오를 처음 감상하는 멤버 본인들의 리액션 영상, 뮤직비디오 현장의 비하인드를 담은 필름메이킹 영상 등 소속사는 부지런히 가수들을 따라다니며 콘텐츠를 만들고 그것을 올린다. 이들은 더 신선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계발하기 위해 지금도 머리를 짜내고 있을 것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11일 <오마이스타>에 "확실히 다매체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특히 디지털화, 그 중에서도 SNS를 중심으로 콘텐츠와 정보가 유통이 되고 있는데 그런 상황들이 가수들에게는 기회가 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방송은 제한된 요건이 있다. 수많은 가수 중 하나로 취급된다든지, 방송 디렉팅에 따라 퍼포먼스에도 제한이 있고, 또 시청자와 피드백이 오가지도 않고 구체적으로 드러나지도 않는 데 반해 SNS는 방송과 같은 제한이 없고 퍼포먼스도 자기 스타일을 온전히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가수들에겐 기회라고 볼 수 있다.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가수들은 팬들이 좋아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제공할 수 있고, 상호 소통이 즉각적으로 가능해서 바로 반응을 체크할 수 있다. 또한 모바일에선 확산 효과가 있다. 방송은 한 번 하고 끝나지만, SNS는 연속하여 공유돼서 그 파급효과가 넓다. 아티스트를 지향하는 가수들은 온라인에서 자기 색깔을 드러낼 수 있는 홍보방식을 선호하고 있다. 그렇지만 방송을 무시하진 않는다. 방송이 가지는 영향력이 있기 때문에 아예 외면할 수 없지만, 점점 온라인 중심으로 이동해가는 건 사실이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 ⓒ BTS 공식유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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