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극장'에선 처음 또는 다시 볼 만한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세월의 흔적이 묻은 작품부터 아직 국내에 정식으로 소개되지 않은 작품까지 다양하게 다루려고 합니다.[기자말]
 
<트롤: 월드 투어> 영화 포스터

▲ <트롤: 월드 투어> 영화 포스터 ⓒ 유니버셜픽쳐스


거인 버겐에게 내면의 행복을 찾는 법을 알려준 후 트롤들의 여왕이 된 파피(안나 켄드릭 목소리). 브랜치(저스틴 팀버레이크 목소리) 등 트롤 친구들과 노래와 춤을 즐기며 좋은 여왕이 되기 위해 고민하던 파피는 우연히 자신들이 팝 트롤이며 세상엔 다른 외모와 음악을 가진 테크노 트롤, 펑크 트롤, 클래식 트롤, 컨트리 트롤, 록 트롤이 존재한다는 걸 알게 된다.

5개 트롤 마을과 친구가 되고 싶은 파피와 달리 록 트롤 마을의 여왕 바브(레이첼 블룸 목소리)는 팝, 테크노, 펑크, 클래식, 컨트리는 진정한 음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온 세상을 록의 나라로 통일하려는 바브가 다른 트롤 마을을 하나씩 공격하기 시작하자 파피와 브랜치는 위기에 빠진 트롤 세계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국내에선 2017년 개봉한 <트롤>(2016)은 북유럽 신화와 스칸디나비아, 스코틀랜드 전설 속에 등장하는 상상 속 캐릭터 '트롤'을 모티브로 삼아 1960년대부터 선풍적인 인기를 끈 트롤 인형에 영감을 받은 뮤지컬 애니메이션이다. 형형색색 트롤 캐릭터들의 깜찍하고 밝은 매력과 듣는 순간 어깨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OST를 앞세운 <트롤>은 전 세계 극장가에서 3억 5천만 달러에 달하는 성적을 올렸다.

3년 만에 선보이는 속편 <트롤: 월드 투어>엔 더 많은 캐릭터가 등장한다. 세계관도 넓어졌다. <슈렉 포에버>(2010)와 <천재 강아지 미스터 피바디>(2014) 등에서 스토리를 담당하고 <트롤>로 감독 데뷔를 한 월트 도른은 이번에도 메가폰을 잡았다. 그는 <트롤: 월드 투어>의 연출 의도를 "컬러풀하고 즐거움이 가득한 영화를 만들고자 했다"고 밝힌다. <파워퍼프걸 댄스배틀>(2004), <파워퍼프걸 스페셜>(2004) 등을 연출한 바 있는 데이빗 P. 스미스는 공동연출로 참여해 요들송 형제 캐릭터 등 여러 아이디어로 극에 재미를 불어넣었다.
 
<트롤: 월드 투어> 영화의 한 장면

▲ <트롤: 월드 투어> 영화의 한 장면 ⓒ 유니버셜픽쳐스


<개미>(1998), <슈렉> 시리즈, <쿵푸 팬더> 시리즈를 만든 애니메이션 명가 드림웍스는 동화와 개념의 창조적인 비틀기로 유명하다. <트롤: 월드 투어>는 마블의 <어벤져스> 시리즈를 흥미롭게 비틀었다.

록 트롤 마을의 여왕 바브는 다른 종족이 지닌 테크노 스트링, 펑크 스트링, 클래식 스트링, 컨트리 스트링, 팝 스트링을 모아 기타에 넣어 '절대코드'를 연주하여 록을 제외한 모든 음악을 파괴하길 시도한다. 스트링은 인피니티 스톤, 기타는 인피니티 건틀릿, 절대코드는 핑거스냅인 셈이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빌런인 타노스의 주장이 19세기 경제학자 토머스 로버트 맬서스의 <인구론>과 흡사했다. 반면에 록 음악만이 우월하다고 여기는 바브에겐 전체주의, 우월주의, 제국주의가 투영되어 있다. 영화는 비슷한듯 다른 파피와 바브를 중심으로 각자의 '다름'과 서로의 '조화'를 탐구한다.
 
<트롤: 월드 투어> 영화의 한 장면

▲ <트롤: 월드 투어> 영화의 한 장면 ⓒ 유니버셜픽쳐스


<트롤: 월드 투어>에서 파피는 록만이 진짜 음악이라고 믿는 바브가 틀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컨트리 음악을 듣던 파피는 노래가 너무 슬프다며 음악은 듣는 이를 행복하게 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바브와 마찬가지로 차이를 인정하지 못한 모습이다.

파피에게 브랜치는 "삶이 슬플 때도 있다"고 충고한다. 처음엔 이 말을 이해하지 못하던 파피는 컨트리 트롤, 펑크 트롤 등과 만나며 모두 같은 모습을 갖고 같은 소리를 내는 건 화합이 아님을 배우게 된다. 다름을 받아들이고 다양한 트롤(사람)과 트롤 마을(문화)이 공존할 때 세상은 더욱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다.

<트롤: 월드 투어>는 다양한 음악을 즐기는 여정이기도 하다. 전편과 마찬가지로 최고의 팝스타 저스틴 팀버레이크가 총괄 음악 프로듀서를 맡은 OST는 다프트 펑크의 '원 모어 타임(One More Time)', 신디 로퍼의 '걸스 저스트 원 투 해브 펀(Girls just want to have fun)', 오지 오스본의 '크레이지 트레인(Crazy Train)' 등 팝, 록, 클래식, 컨트리, 펑크, 테크노 음악으로 가득 채워졌다. 컨트리 트롤 마을에 간 파피와 브랜치가 팝 음악의 저력을 보여준다며 스파이스 걸스의 '워너 비(Wanna be)'를 시작으로 바하 멘의 '후 렛 더 독스 아웃(Who Let the Dogs Out)', 마키 마크 앤 더 펑키 번치의 '굿 바이브레이션(Good Vibrations)', 싸이의 '강남스타일', LMFAO의 '파티 락 앤썸(Party Rock Anthem)'으로 이어지는 명곡들에 맞춰 춤을 추는 장면은 흥이 절로 난다.

<트롤: 월드 투어>는 팝, 록, 클래식, 컨트리, 펑크, 테크노 외에 재즈 트롤, 레게 트롤, 요들 트롤, 심지어 K-POP 트롤을 등장시켜 음악을 한층 풍성하게 만들었다. K-POP 트롤로는 레드벨벳이 등장해 대표곡인 '러시안 룰렛'을 들려준다. 마치 음악의 역사, 정확히는 미국 음악 장르를 간단하게나마 체험하는 느낌이다.

OST의 끝은 오리지널 곡인 트롤들의 합창곡 '저스트 씽(Just Sing)'이 장식한다.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다름과 조화를 컬러풀한 트롤들이 다양한 음악 장르를 사용해 하나의 노래로 화음을 형성한 일대 장관으로 근사하게 그린다.
 
<트롤: 월드 투어> 영화의 한 장면

▲ <트롤: 월드 투어> 영화의 한 장면 ⓒ 유니버셜픽쳐스


월트 도른 감독은 <트롤: 월드 투어>가 "다르기 때문에 세상은 풍요롭다는 메시지를 담은, 다름을 이야기하는 영화"라며 "나이, 성별, 국적을 초월하는 모두를 위한 영화가 되길 바란다"고 설명한다. 지금 세계는 통합의 리더십 부재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분열과 어둠의 시대'를 살고 있다. 컬러와 음악을 이용하여 다름을 묘사해 재미와 교훈을 모두 잡은 <트롤: 월드 투어>는 시의적절하게 도착한 작품이다. 마지막 장면에서 영화는 서로 다름을 인정하길 한 번 더 강조한다.

"우린 서로에게 귀 기울여야 돼. 비록 생각이 달라도! 그래야 더 강하고 창의적이 될 수 있거든. 너희의 노래가 슬프고 찡하건 시끄럽고 냉소적이건 따뜻하건 특이하건 혹은 그 전부라 해도. 바로 그런 차이점 때문에 세상은 풍요해지는 거야. 혼자선 화음을 이룰 수 없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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