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더머니'의 한장면

'소비더머니'의 한장면 ⓒ MBC

 
"기자님 솔직히 14층에 가둬놓고 소비더머니 계속 찍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MBC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 14F >의 콘텐츠인 '소비더머니'에 달린 댓글이다. 조현용 MBC 디지털콘텐츠팀 기자가 진행하는 '소비더머니'는 12분 정도 되는 기사에 기업이나 제품에 대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담아내 많은 누리꾼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모두 그렇다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대다수 기자들은 선플보단 악플을 더욱 자주 만난다. 그러나 '소비더머니'에는 조현용 기자를 칭찬하는 댓글이 주로 달린다.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조 기자는 이런 반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지난 4일 조현용 기자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조 기자와 나눈 일문일답.

- 유튜브 채널 < 14F >의 코너인 '소비더머니'가 인기인 것 같아요. 조 기자님 때문에 구독한다는 댓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데 이런 반응 예상했나요?
"진짜 전혀 예상 못 했고요. 생각보다 되게 많이 보시고 좋아해 주셔서 되게 감사한 마음이 들고 사실 너무 많이 보셔서 좀 놀라기도 했어요."

- 인기를 끄는 이유가 뭘까요?
"이유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텔레비전 뉴스 같은 경우는 우리가 방송하고 시청률 같은 걸 본다고 하지만 (유튜브 콘텐츠는) 이걸 잘 만들었는지 못 만들었는지  판단하기가 어렵잖아요. 물론 정파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편중된 뉴스, 이 정파는 이걸 좋아하고 저 정파는 저 뉴스를 좋아하는 그런 건 있을 수 있는데 이 콘텐츠는 또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잘 모르겠어요(웃음)."
 
 조현용 MBC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조현용 MBC 디지털콘텐츠팀 기자 ⓒ 조현용 제공

 
- 디지털 부서에 자원해서 2년째 일해오신 걸로 알아요. 특별한 지원 이유가 있나요?
"원래 디지털이나 유튜브 등을 하고 싶었던 건 2011년 말이에요. 국회 출입할 때인데, 옆자리에 있던 선배가 구글이 하는 동영상을 보여 줬어요. 한 해를 정리하는 영상을 자기네 콘텐츠를 가지고 편집해서 만들어 주는 거였거든요. 근데 그걸 보고 약간의 충격 감동 재미 이런 걸 느낀 거예요. 그런 게 되게 하고 싶었어요.

근데 그 당시는 사측과 노측이 싸울 때였거든요. 그때 해직자 선배 하나가 '자리를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살아 있어라'라는 얘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그때는 자리를 지키고 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우리가 역량을 보존하고 있어야 나중에 뭐든 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도 하고 싶어서, 영상을 만들어서 파업 집회할 때 중간에 내보내기도 했었고요. 나중에 한 해를 정리하는 영상을 만들기도 했는데, 윗분들이 마음에 안 든다고 해서 방송 못 내기도 했었고요. 그리고 사장이 바뀌고 그걸 다시 시도했어요. 그래서 2017년 12월 31일에는 제가 만든 한 해 정리 영상이 방송에 나갔어요. 당시에 그걸 제작하면서 느낀 게 많았어요. 요즘에는 사람들이 좋아하고 많이 보는 건 디지털 쪽이니까요. 물론 제가 뉴스에 나와서 리포트를 하고 제 얼굴을 내고 'MBC 뉴스 조현용입니다'라고 하는 것도 제게는 중요한 일이었지만요. 옛날에 같이 일했던 사람들이 돌아오기도 했고, 사람들은 미래가 디지털에 있다고 하는데 다들 그걸 하지는 않는 분위기니까 더 나이 들기 전에 내가 해 보자 해서 도전을 한 거죠."

- '소비더머니'는 어떻게 기획하셨어요?
"제가 디지털 부문에 처음 자원했을 때 엠빅뉴스라는 데 갔거든요. 그때 나름대로 목표가 있었어요. MBC가 디지털에 많이 뒤져 있으니까 이걸 좀 키워 보자는 생각이 있었고요. 그리고 그게 다행스럽게도 많이 성장했어요. 원래 구독자 50만을 보고 나오자는 생각이 있었는데 50만 조금 못 됐을 때 나왔어요. 그리고 처음에 디지털을 같이해 보자고 했던 선배랑 의기투합해서 채널을 옮겼고요. 지금 부장인 그 선배가 기회를 줘서 코너를 기획하고 만들게 됐죠.

정치부에도 있었고 사회부에도 있었지만, 경제부에 제일 오래 있었고요. 사실 정치 뉴스가 한국에 되게 많잖아요. 그런데 정치란 게 기대하는 사람들의 뒤통수를 치는 경우도 많거든요. 기대했다가 실망하기도 하고 그렇잖아요. 정치 뉴스 과잉의 시대에 그런 거 말고 그냥 사람들이 일상생활에서 생각하는 거, 경제나 돈 얘기를 해 보자는 생각이 있었어요. 원래 관심이 많았던 돈, 브랜드 등의 껍질을 빌려서 사람 이야기와 경제 이야기를 해 보고 싶었던 거죠."

- 원래 이야기하는 걸 좋아하나요?
"처음에 입사했을 때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뭔가를 만들어보자고 생각했어요. 그게 기사든 드라마든 예능이든 콘텐츠는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거잖아요. 당연히 이야기 읽는 것도 쓰는 것도 좋아했고요."
 
 '소비더머니'의 한장면

'소비더머니'의 한장면 ⓒ MBC

 
- 남에게 설명해 주려면 완벽히 이해해야잖아요. 그리고 그걸 요약해야 하는데 어렵지 않나요?
"이렇게 생각해요. 사실 인간 세상이라는 게 이런 면도 있고 저런 측면도 있는데 그날그날 취재해서 바로 뉴스를 내보내다 보면 이걸 종합하기가 어려울 때가 많죠. 그렇지만 이건 시간이 좀 더 있으니까요. 말씀하신 것처럼 완벽하게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겠지만, 이런저런 면을 고려해서 이야기 한편을 만들려고 해요."

- 준비하는 데는 시간이 얼마나 드나요. 
"일주일 내내 준비해요. 일주일 내내 자료를 읽고 보고 쓰고요. 주말에도 계속 생각하고 그냥 아침부터 밤늦게까지 계속 보고 자다가 일어나서 보고 쓰고요. 이번 주에도 밤 12시까지 회사에서 계속 쓰는데 이야기 자체가 마음에 들지 않는 거예요. 그런데 이런 면도 있어요. 제가 십 몇 분 정도 길이의 이야기를 만들거든요. 누구에게나 시간은 소중한 거잖아요. 물론 재미로 심심풀이로 볼 수는 있지만, 그 시간 동안 사람들을 붙잡아 놓는 것이니까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은 다해야 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계속 그런 생각을 하죠. '내가 정말로 최선을 다하고 있고 더 할 게 없느냐...' 일주일 내내 그냥 그 주어진 시간 내서 최선을 다하죠. 그러나 많이 부족하죠."

- 지금까지 했던 것 중 애착이 가거나 기억에 남는 아이템은 뭐예요?
"사실 유튜브에서 3백만 이상, 이렇게 조회 수 많이 나오는 아이템도 좋지만 조회 수로만 따지기 어렵고요. 애착이 간다기보다는 저 혼자 자료를 찾으면서 자극받는 게 많아요. 되게 열심히 살고 치열하게 산 사람들 이야기들이 많으니까요. 다만 읽을 때마다 저 스스로 나는 저렇게 열심히 살고 있나... 하는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있고요. 애착보다는 아쉬움이 오히려 더 많이 있죠."

- 콘텐츠에 달린 댓글을 보니 호평이 주를 이루더라고요. 조 기자님 때문에 < 14F > 구독했다는 글도 있고 매일 올려달라는 글도 봤습니다.
"사실 매일매일은 못 하고요. 저랑 편집하는 PD가 일주일 내내 달라붙어요. 또 조연출 한 명이 일주일 중 이틀을 도와주거든요. 그러니까 2.4명이 만드는 셈이죠. 다만 스핀오프처럼 다른 기획은 좀 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그런데 기자가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진 않아요. 그냥 결과물을 사람들이 좋아한다면 그냥 그걸로 되는 것 아니겠어요. 그래서 처음에 제 이름도 쓰지 않았고요. 왜 기사 중에 '○○기자의 ○○이야기' 같은 거 있잖아요. 물론 기사가 좋고 좋은 콘텐츠가 계속 나와서 사람들이 그것에 대한 인식을 하려고 할 때는 기자 이름이 중요하겠죠. '아 이 사람이 쓴 거니까 좋겠다'하는 식으로요. 하지만 그러기 전에는 사람들이 보기에 똑같은 것 아닐까요? 누가 만들었든 재밌고 좋으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그 기자가 했으니까 좋고 그런 건... 감사하긴 하지만 기대하지도 못했던 반응이고요. 아무튼 제가 중요한 건 아닌 것 같아요."
 
 '소비더머니'의 한장면

'소비더머니'의 한장면 ⓒ MBC

 
- 아이템 잡는 기준이 있을까요?
"일주일 내내 고민해서 정해요. 그렇잖아요. MBC KBS SBS, 어디든 지상파 방송사는 특히 더 그런 거 같은데... 보통은 자기네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걸 아이템으로 잡아서 내보내잖아요. 취재하고 핵심 내용도 잡고... 그러나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제가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실제로 중요하다고 생각하진 않거든요. 사람들이 관심 있고 좋아하는 게 중요하죠. 제가 쓰고 보고 읽고 말하긴 하지만 아이템도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할지에 초점을 맞춰서 정하죠. 항상 (사람들이 어떤 것에 관심을 갖는지)궁금해요."

- 앞으로 계획이 궁금해요.
"더 많은 팩트를 긁어모아서 이야기를 잘 꿰는 게 목표고요. 비싼 상품 얘기하고 기업 얘기하고 그런 걸 다 떠나서 이야기를 잘 전달한다는 목표 딱 하나예요. 10분 정도 전달을 하는데... 다만 한순간만이라도 사람들이 재미든 의미든 아니면 새로운 사실이든 뭐 하나라도 얻거나 느낄 수 있고 도움이 되면 좋겠다는 것 말고는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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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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