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리 군단이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주며 오렌지 군단을 잡았다. 
 
한국시간 8일 오전 3시 45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 위치한 요한 크루이프 아레나에서 '2020-2021 UEFA 네이션스리그' 리그A-그룹1 매치데이 2 네덜란드와 이탈리아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이탈리아는 공수에서 네덜란드를 완전히 압도하며 1-0 승리를 거뒀다.
 
네덜란드는 지난 폴란드전 승리로 그룹 1 선두에 올라있었다. 네덜란드는 황금세대 구축과 함께 최근 7경기 무패행진을 달리며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반면 이탈리아는 지난 보스니아전에서 좋은 경기력에도 불구하고 아쉽게 무승부를 거둔 상태였다.
 
세계 축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강팀들의 맞대결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네이션스리그는 그룹 1위만이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할 수 있기 때문에 두 팀으로선 '승점 6점'의 맞대결이었다.
 
로드웨지스 네덜란드 감독대행은 준수했던 지난 폴란드전 선발 명단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결승골을 터뜨린 베르흐베인을 빼고 판더베이크를 투입하며 중원에 안정감을 더했다. 네덜란드는 반 다이크, 프렝키 더용, 베이날둠, 데파이 등 정예 멤버를 풀가동한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만치니 이탈리아 감독은 실망스러웠던 보스니아전을 뒤로하고 선발 명단에 엄청난 변화를 줬다. 보스니아전 대비 7명의 선수가 새롭게 투입됐다. 이탈리아는 중앙 수비에 '베테랑 듀오' 보누치와 키엘리니를, 최전방에 차니올로, 임모빌레, 인시녜를 투입한 4-3-3 포메이션으로 네덜란드를 상대했다.
 
'달라진 아주리 군단' 오렌지 군단을 몰아치다
 
이탈리아는 경기 시작부터 네덜란드를 강하게 세웠다. 프렝키 더용 중심으로 빌드업에 강점이 있는 네덜란드를 상대로 이탈리아는 높은 위치에서부터 전방 압박을 시도했다. 네덜란드의 중원은 이탈리아의 전진 수비에 가로막히며 빌드업 자체를 시도하지 못했다.
 
한편 이탈리아의 차단은 곧 빠른 역습으로 이어졌다. 패스에 능한 조르지뉴가 전방 혹은 측면을 향해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넣어주는 것이 주요 공격 루트였다. 발 빠른 측면 자원 인시녜와 차니올로는 빈 공간을 향해 침투하고, 중앙의 임모빌레는 포스트플레이와 과감한 슈팅을 통해 공격을 이어나갔다.
 
이탈리아의 압박은 전반전 종료 직전 결실을 맺었다. 전반 45분, 좌측 터치라인 부근에서 이탈리아의 스로인이 전개됐다. 임모빌레와 인시녜가 감각적인 패스를 통해 환상의 호흡으로 상대 수비를 벗겨냈다. 이후 이어진 임모빌레의 크로스를 바렐라가 완벽한 헤더로 성공시키며 득점을 터뜨렸다.
 
네덜란드는 전반전 동안 점유율(4 대 6), 슈팅(3 대 9), 유효 슈팅(1 대 2), 패스 횟수(195 대 307) 등 대다수 지표에서 이탈리아에 크게 밀리며 졸전을 펼쳤다. 베르흐베인 대신 출전한 판더베이크는 볼 조차 많이 만지지 못했으며, 네덜란드 공격의 핵심인 측면 라인은 강한 압박에 하프라인 밖으로 나가기조차 쉽지 않았다.
 
네덜란드는 부진했던 판더베이크를 빼고 베흐르베인을 투입하며 반전을 노렸다. 이탈리아가 후반전에 접어들며 역습의 강도를 조절하는 가운데 네덜란드 역시 조금씩 라인을 올리며 공격을 시도했다. 네덜란드의 공격은 전반전에 비해 여러 차례 전개됐으나, 몰아친 파상공세에도 끝내 이탈리아의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네덜란드의 공세를 막아낸 건 '베테랑' 센터백 듀오를 중심으로 한 이탈리아의 백4 라인이었다. 키엘리니(36세)와 보누치(33세)는 이날 베테랑의 노련함을 보여주며 안정적인 수비를 펼쳤다. 키엘리니는 8개의 클리어링, 4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했으며, 보누치는 6개의 클리어링, 2개의 인터셉트를 기록하며 네덜란드의 공세를 막아냈다.
 
결국 이탈리아는 공수에서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며 네덜란드를 1-0으로 격파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승리로 그룹1 1위에 등극했다. 이탈리아는 '승점 6점'의 경기인 네덜란드전에서 승리를 장식하며 기분 좋게 네이션스리그 매치데이를 마감했다.
 
'다시 태어난' 아주리 군단, 진짜 시작은 이제부터다
 
이탈리아는 2006년 독일 월드컵(이하 WC) 우승 이후 벌어진 WC에서 2번 연속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굴욕을 겪었다. 끝이 아니었다. 2018 WC은 아예 예선에서 탈락하며 60년 만에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WC 통산 4회 우승에 빛나는 아주리 군단의 몰락이었다.
 
이탈리아는 충격적인 WC 진출 실패 이후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부임과 함께 전면적인 리빌딩에 나섰다. 이탈리아 축구에 전통처럼 내려오는 수비 중시의 전술인 '카테나치오'도 손봤다. 만치니 감독은 현대 축구에서 핵심적인 전방에서부터의 압박과 측면 수비 자원의 유기적인 공격 가담, 빠른 공수전환 등을 아주리 군단에 적용했다.
 
오늘 경기 역시 마찬가지였다. 경기 내내 이어진 최전방과 미드필드 자원의 강한 전방 압박, 측면 수비 스피나촐라와 담브로시오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 빠른 공수전환을 통한 역습 전개 및 전방 수비로 네덜란드에게 승리할 수 있었다. 본래 아주리 군단의 강점인 안정적인 수비에 현대 축구의 핵심이 잘 녹아내린 이탈리아의 승리였다.
 
이탈리아는 네덜란드전 승리를 포함해 16경기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이탈리아는 16경기 13승 3무 42득점 6실점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이 기록은 유로 예선 등을 치르며 리히텐슈타인, 아르메니아 등 '축구 약소국'과의 경기에서 거둔 압도적인 승리도 포함되어 있지만, 그럼에도 16경기 무패행진은 놀라운 기록이 아닐 수 없다.
 
국제 대회에서 놀림의 대상이었던 이탈리아가 다시 태어났다. 탄탄한 경기력과 함께 부활한 아주리 군단에 많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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